나서익 행주산성맛집 엔게디 대표

 

아무도 생각 못했던 보리장어를 연구하기 시작해 특허 출원을 계획하고 있는 나서익 대표. 그 옆은 부인인 김춘애씨.

[고양신문] “보리장어는 오로지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창조적인 음식입니다.”

행주산성맛집 ‘엔게디’의 나서익(65세) 대표의 이 말에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보리굴비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보리장어는 생소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 생소함을 깨트리며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이가 바로 나서익 대표다.

나 대표가 엔게디를 운영하며 보리장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IMF외환위기 전까지 오랫동안 대형 건설회사를 2개씩이나 경영한 것과 연관된다. 이 건설회사는 평택 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초대형 교회 12개를 건설한 베테랑 건설사가 됐다. 이후 미리 행주외동에 땅을 마련해 둔 곳에 배를 형상화한 음식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금 부족으로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3년이 흐른 후, 나 대표 부부는 파주 오산리 기도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나 대표는 신기하게도 기도 중에 ‘엔게디’라는 세 글자를 떠올렸고, 그래서 지금의 상호를 정했다.

4년만에 완공된 엔게디는 마치 배가 푸른바다 위에서 넘실거리는 모습으로 외관이 설계됐다. 마치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듯하다. 엔게디는 히브리어로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나 대표는 “어린 시절 고향인 전남 나주에서 어머니께서 손님상에 올리던 보리굴비를 보며 지금의 보리장어를 생각해냈다”며 “보리장어는 경쟁력 있는 메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나 대표는 아무도 생각 못했던 보리장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일대 유명한 장어집을 3년 동안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맛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보리장어를 연구하던 중에 때로는 장어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나기도 했다. 숙성이 덜 돼 비린내가 심하게 나는 것을 없애려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기도 했다.

나 대표는 “남다른 고뇌의 시간을 보낸 후 찾아낸 보리장어의 맛을 발견한 환희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최근 전국 최초로 보리장어 특허 출원 중에 있다”고 살며시 귀띔했다.

보리장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장어 내장을 깨끗이 제거하고 천일염으로 염장한 후 해풍에 자연건조시킨다. 그리고 항아리에 건조된 장어와 함께 통보리를 넣고 숙성한 후 또다시 홍삼, 매실, 복분자엑기스 등을 넣고 2차로 숙성시킨다. 보리장어는 이러한 정성어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요리재료다. 그야말로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탄생되는 특별한 웰빙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쫄깃하게 입에 착착 감기는 식감은 기존 장어구이와는 확실하게 차별된다. 특별한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듬뿍 담고 있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여의도 금융가, 서울 수도권, 일본, 중국 등에서 마니아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나서익 대표는 “주방을 총괄하며 남도의 맛을 재현하는 아내(김춘애씨)의 도움으로 보리장어뿐만 아니라 보리숙성장어, 보리숙성더덕장어까지 개발할 수 있었다”며 뿌듯해 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