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판본의 한계를 극복한 결정본 한국 최초 출간!!

솔 출판사(대표 임우기)에서 카프카 전집<사진>을 22년만에 완간했다. 일산동구 풍산동에 거주하는 임우기 대표의 집념으로 출간된 프란츠 카프카 전집은 기존 판본들의 한계를 극복한 독일 피셔출판사의 원전을 정본으로 완역해 한층 더 의미가 있다. 1990년대 초반 솔출판사가 전 10권으로 기획하고 1997년 ‘변신’을 출간한 이후 22년만인 2017년 7월 한국어판을 디자인까지 최초로 완간했다. 전 10권이자 번역원고 매수만 약 29,000매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카프카 전집이다.

책 소개

대문호가 남긴 유고, 한국어 ‘정본 완역’은 최초
최초 기획으로부터 25년 만에 완간, 전 10권 번역원고 매수 약 29,000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1883~1924)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작가다. 다언어 사회였던 프라하에서 살았는데, 그의 모국어는 독일어였다.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주목을 받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뤘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소설가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1950년대 이래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카프카이지만 사실은 ‘정본’ 아닌 판본들이 소개되곤 했다. 즉 1930~1950년대에 나온 막스 브로트(카프카의 친구)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에 그 당시부터 독일 학자들은 브로트 판 카프카 저작물들이 임의 편집을 했다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 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카프카 전집의 결정본인 ‘역사 비평 결정판Kritische Ausgabe’ 편찬에 나섰다. 이 역사 비평판은 1980~1990년대에 걸쳐 독일 피셔출판사에서 단계적으로 발간되었다. 이렇게 나온 역사 비평판 전집은 학계에서 카프카 연구의 ‘정본’으로 여겨진다. 1990년대 초반 솔출판사가 전 10권으로 기획한 카프카 전집은 1995년 당시 한국카프카학회 한석종 회장(경북대 교수), 오용록 부회장(강원대 교수), 이주동 연구이사(서강대 교수)로 간행위원회를 구성하여 2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첫 결실, 단편전집 『변신』을 1997년 4월에 출간했다. 이후 22년만인 2017년 1월에 한국어판을 최초로 완간했다. 완간하기까지 전 10권의 번역원고매수만 약 29,000매에 달하는 솔출판사 판본 카프카 전집은 ‘결정본(역사 비평판) 카프카 전집’으로 유명한 피셔출판사의 판본을 원전으로 삼았다.

2017년 새해, 이제부터 한국인은 진실하고 새로운 카프카를 만난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이래 여러 형태로 카프카 작품이 소개되었다. 독일어를 모르는 한국 독자는 우리말로 번역된 카프카의 일부 작품을 읽을 수밖에 없고, 그 일부 작품에 담겨 있는 카프카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카프카가 그의 문학(혹은 문학적인 것) 전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카프카의 작품들 전체(그중에서도 결정본)가 한국어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독자는 ‘참된’ 카프카 문학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독일에서 나오기 시작한 피셔출판사의 역사 비평판은 한국의 카프카 연구자들을 자극했다. 이리하여 1997년부터 이 역사 비평판을 번역 발간하기 시작, 이번에 드디어 ‘한국어판 카프카 결정본’의 완간을 보게 됐다.”

출판사 서평
카프카는 그의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생전에 발표된 몇 편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든 작품들을 “읽어보지도 말고 남김없이 불태워 달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막스 브로트는 이를 듣지 않고 갖은 악조건 속에서 카프카의 유고를 지켜내는 힘든 노력 끝에 작품을 출간하게 이른다. 막스 브로트는 스스로 “현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의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카프카의 작품을 세상에 알린 편집자로서 하마터면 불길 속에 사라졌을 뻔한 유고를 지킨 중요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출간한 카프카 전집은 자의적인 편집으로 인해 본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왜곡된 형태를 가지게 된다. 1982년부터 발간된 카프카 비판본은 막스 브로트 판본의 오류를 정정하는 시도로서 카프카 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명실상부한 카프카 문학의 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결정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카프카 일기』는 카프카 수용사에서 특수한 지위를 가진다. 일기 기록은 다양한 카프카 해석에 많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일기 자체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카프카 일기가 완역된 적이 없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런 경향이 있었다. 한국독문학계의 카프카 연구에서 카프카 일기는 편지와 더불어 자전적 자료로서 작품 분석의 부차적 도구로 취급되어 왔다. 카프카 일기의 최초 우리말 번역본은 일기를 독립적인 카프카 텍스트로 보는 데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기다림 뒤에 번역 출간된 카프카 일기가 문학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이 보다 카프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도, 카프카의 생생한 기록으로서 글을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를 바란다.

단편 소설 작품집 『변신』, 잠언과 미완성 작품집 『꿈 같은 삶의 기록』, ‘고독의 3부작’으로 불리는 장편 소설 『소송』, 『실종자』, 『성』 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또한 소설 작품뿐만 아니라 카프카가 남긴 일기와 서간문을 모두 정리하고 모은 『카프카의 일기』,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카프카의 편지』, 『밀레나에게 보내는 편지』, 『카프카의 편지-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카프카의 엽서-그리고 네게 편지를 쓴다』는 독자들에게 카프카 문학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1 변신・단편전집|이주동 옮김
이 책은 카프카의 단편 소설을 모음집으로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에는 카프카에 의해 생전에 책으로 출판했던 작품, 제2부에는 카프카가 잡지와 신문에 발표했지만 책으로 나오기를 원치 않은 작품, 제3부에는 유고들로부터 뽑은 작품을 수록했다. 『변신』에는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라는 세계문학사에서 볼 수 없었던 기이하고 충격적인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표제작 「변신」을 포함하여 카프카의 주옥같은 단편들이 실려 있다. 
카프카 소설의 특징은 한 편 한 편 완결된 구성을 가지지 않은 채 단편(斷片)적이고 미완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카프카는 현대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과 소외를 낯설고 몽환적인 작품 세계로 펼쳐 보이고 있다. 카프카의 작품은 부조리하고 기괴한 상황 속에 처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숨은 의미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2 꿈 같은 삶의 기록・잠언과 미완성 작품집|이주동 옮김
『꿈 같은 삶의 기록-잠언과 미완성 작품집』은 1992년과 1993년에 발간된 두 권의 비판본을 원전으로 한, 카프카의 미완성 유고 작품과 잠언, 단장 등을 묶은 작품집이다. 이 책은 각각 1897년에서 1917년, 1917년에서 1924년까지의 잠언과 미완성 작품을 나눠서 싣고 있는 비판본 두 권을 합쳐서 편의상 한 권으로 발간했다.    
카프카는 평소 자신의 작품에 대한 판단이 엄격하여 스스로 자신의 유고 일부를 처분하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카프카의 유언대로라면 불살라 없어져야 할 원고이다. 카프카 본인이 보기에는 미흡하고 부족한 미완성 작품들이겠지만 오늘날 카프카라는 거대한 작가의 웅숭깊은 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유고이다. 카프카의 소설이 어디서 태동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이 귀한 원고가 살아남아서 우리에게 읽힐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이 작품집에는 특이하게도 카프카의 시 「오고감」을 포함한 몇 편의 서정시와 미완성 희곡인 「조묘지기」, 단편적인 희곡 기록물이 실려 있으며 독자들은 이를 통해 카프카가 시도했던 다양한 글쓰기의 면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꿈 같은 삶의 기록-잠언과 미완성 작품집』은 전 생애를 문학에 헌신한 카프카가 혼자만의 방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얻어낸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카프카가 죽음의 순간까지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이루어진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그 치열한 흔적이 이 책의 문장 속에 오롯이 숨 쉬고 있는 것을 우리는 확인해 볼 수 있다. 


3 소송・장편소설|이주동 옮김
『소송』은 카프카가 약혼자 펠리체와 파혼을 한 직후인 1914년 8월부터 1915년 1월까지 쓴 작품으로 미완으로 남겨져 있다. 이 소설은 막스 브로트에 의해 1925년에 출간되었는데 카프카의 작품 중에서 원전 텍스트와 비교해서 오류가 가장 많다는 사실 때문에 논란이 있어왔다. 패슬리의 『소송』 비판본은 원전 텍스트에 가장 가깝게 편집하면서 카프카 소설 특유의 파편화된 구성과 미완의 형식을 되찾아주고 있다. 『소송』은 발간되자마자 20세기 가장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소송』은 은행 대리인인 요제프 K가 어느 날 아침 두 명의 낯선 사나이에게 체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K는 자신이 체포된 이유를 알지 못한다. K는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법에 도달하려고 하지만 사건은 계속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된다.   
『소송』은 현대사회의 관료주의가 부과하는 부조리한 억압과 규제에 의해서 소멸해가는 한 개인의 고통을 보여준다. 권위적인 아버지와의 불화와 정상적인 삶에 편입하지 못한 불행, 잦은 약혼과 파혼, 체코계 이방인으로서의 소외감 등등 카프카의 개인적인 체험들은 이 작품에 죄의식과 불안의 형태로 드러나 있다. 독자는 무의식적인 꿈의 세계와 같은 『소송』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법’이 무엇인지 현기증 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소설 속에 삽입된 비유설화인 ‘법 앞에서’의 시골 남자와 같이, 독자는 불가해한 ‘법’ 앞에 서게 되는 카프카적인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4 실종자・장편소설|한석종 옮김
『실종자』는 카프카가 1911년부터 1914년 10월까지 쓴 미완성 장편 작품이다. 카프카의 친구인 막스 브로트는 이 작품을 작가 사후, 1927년에 『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막스 브로트 판본인 『아메리카』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임의적인 편집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1983년 독일의 피셔 출판사는 카프카 본인이 자신의 일기에 이 작품의 제목을 ‘실종자’로 기록하고 있는 점과 후반부 장의 제명이 없는 점을 반영해서 원전에 충실한 역사비평본 『실종자』를 출간했다. 따라서 카프카 소설의 결정본인 독일의 피셔 출판사의 원전을 완역한 『실종자』는 한국 독자들이 작품의 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실종자』는 17세의 카알 로스만이라는 주인공이 뉴욕 항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카알 로스만은 하녀를 임신시킨 죄로 부모로부터 쫓겨나 아메리카로 추방된 것이다. 카알은 우연하게 30년 전 미국에서 와서 성공한 외숙부 야콥 상원의원을 만나게 되고 그의 집인 뉴욕의 고층빌딩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외숙부는 카알에게 아메리카의 상류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시키지만 카알은 자본주의와 기술 문명에 의해 발달된 아메리카 사회에 불안감을 느끼고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그러던 중 카알은 외숙부의 말을 어기는 일을 행하게 되고 바로 외숙부의 집에서 일방적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카알은 가는 곳마다 열심히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계속적으로 추방당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실종자』의 주인공 카알은 미지의 세계인 아메리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지만 가는 곳마다 사소한 이유로 교묘하게 추방당한다. 카알은 변두리로 떠밀려가 점차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실종되는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실종자』는 자본주의와 기술 문명의 고도로 분업화된 현대 사회가 가진 부조리와 그 속에서 억압당하고 방황을 겪으며 결국 실종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 성・장편소설|오용록 옮김
『성』은 『소송』, 『실종자』와 함께 ‘고독의 3부작’으로 일컫는 작품 중 죽기 직전에 쓰인 마지막 장편 소설이다. 카프카가 1922년 폐결핵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혼신을 다해 써낸 역작이다. 카프카 소설의 큰 특징인 실존적인 불안과 불가해한 미로 같은 작품 세계를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과 매혹을 불러일으키는 카프카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하다.
『성』의 주인공 K는 눈이 내린 늦은 밤, 어둠과 안개에 싸인 성이 있는 한 마을에 도착한다. K는 성의 백작에게 초대를 받은 토지 측량사이다. K는 성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성은 그것의 외관과 구조와 마찬가지로 접근하려면 할수록 오히려 멀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체험을 하게 된다. K는 성에 들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마을 사람들과 융화되고자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k를 이상한 사건들에 연루시키면서 성으로의 진입을 방해하고 가로막는다. 
소설의 주인공 K는 마을 공동체와 성에 편입하여 소속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끊임없이 좌절되고 이러한 상황은 미로와 같이 반복된다. K는 마치 카프카 작가 본인의 페르소나로 여겨지는데 체코계 유대인으로서 철저한 이방인으로 살아야했던 그의 생애를 떠올리게 한다. 토마스 만이 카프카의 『성』을 두고 전적으로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성』에는 카프카가 현실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한 폭력과 불안의 정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불가해하고 부조리한 현대 인간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상실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6 카프카의 일기 |이유선・장혜순・오순희・목승숙 옮김
카프카의 생애 마지막 연인 밀레나는 1921년에 카프카로부터 일기를 넘겨받았다. 큰 노트로 열다섯 권 되는 분량이었다. 『카프카의 일기』는 이렇듯 다른 사람 손에라도 맡겨 후세에 남길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카프카는 주변이 불확실하고 폐질환을 앓는 속에서 자신의 속내를 일기에 가감 없이 써내려갔다.
죽마고우 막스 브로트와 책 편집 구성을 논의하는 카프카, 밀레나에게 일기장 넘겨준 시기를 기록하여 역사 사실 확인에 일조를 한 카프카, 애증 관계였던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듣는 카프카, 자신의 결핵을 두고 “모든 환자에게는 그 수호신이 있는데, 폐병 환자에게는 질식의 신이 그것이다”고 고백하는 카프카 등 한 사람이 보여주는 다양한 면모가 카프카의 문학과 인생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카프카의 일기』가 카프카 특유의 어려운 서술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유는 독창적인 문장, 스케치를 통한 시각성 발현에서 보이는 신선한 감각, 난치병과의 싸움에서 엿볼 수 있는 애상 때문일 것이다. 카프카의 개인사에 빠져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카프카의 진면목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일기에는 카프카가 직접 스케치한 삽화들이 들어 있어 그림을 통한 카프카 심리 고찰도 가능하게 한다. 


7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카프카의 편지 1900~1924 |서용좌 옮김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카프카의 편지 1900~1924』는 카프카가 17세의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해서 41세 죽음에 이르기까지 편지 쓰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았던 그의 편지광적인 모습을 확인하게 해준다. 50명을 웃도는 수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620여 통의 편지들은 카프카의 교우 관계와 집필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편지들은 단순히 서신 교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카프카 자신이 고민했던 글쓰기에 대한 논의와 실제 글 쓰는 연습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편지글의 대부분은 카프카의 평생에 걸친 문학적 동반자이자 절친한 친구인 막스 브로트를 수신인으로 한다. 이 책은 1902년에 만나 카프카가 죽기 직전까지 20년간 지속했던 막스 브로트와의 소중한 우정을 증거하고 있다.


8 밀레나에게 쓴 편지|오화영 옮김
카프카는 생애 후반 3년여 동안 밀레나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카프카는 자신의 일기장(큰 노트 열다섯 권 분량)을 밀레나에게 넘길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사이였다. 이런 깊은 사이의 증거가 바로 『밀레나에게 쓴 편지』다. 
“각혈만 멈춰준다면……”이라며 속내를 밝힌 구절, 죽마고우 막스와 연인 밀레나를 동시에 생각하다가 편지지 위에 두 사람의 이름을 오기誤記한 부분, 1917년 처음 결핵에 걸렸을 때의 일화를 밝히는 대목, 멀리 떨어져 있는 밀레나와 한시바삐 만나고자 기차 시간표를 정밀히 연구하는 내용 등에서 독자들은 폐질환과 투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카프카의 일상을 떠올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카프카의 문학(혹은 문장)은 어려운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밀레나에게 쓴 편지』에서는 비교적 평이한 문장을 쓰고 있다. 편지 작성자가 카프카임을 알 수 있는 개성적 분위기, 아주 가까운 연인에게만 밝힐 수 있는 은밀한 속내, 차가우면서도 밀레나에게 애착을 갖는 분위기 등이 흥미를 끈다. 이런 요소들에 몰입해 책을 읽다보면 어느덧 카프카와 밀레나가 살았던 시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부록에 있는 밀레나가 브로트에게 쓴 편지를 보면 ‘카프카는 외환센터나 타자기조차도 신비스럽게 여긴다’고 하여, 카프카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9 카프카의 편지-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변난수・권세훈 옮김
카프카는 1912년 8월 13일 펠리체 바우어를 만난 후 그해 9월 20일부터 그녀에게 첫 편지를 쓴다. 그리고 거의 매일 계속된 편지 쓰기는 1917년 10월 16일까지 5년 남짓 이어지는데 그 분량이 엽서를 포함해서 총 오백 통이 넘는다. 카프카가 사랑하는 연인인 펠리체에게 보내는 편지는 단순한 연애편지로서의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 『카프카의 편지-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는 카프카가 작가의 소명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사유했던 진실한 삶과 문학에 대한 생각,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펠리체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대목에서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부분은 작가로서의 카프카가 내뱉는 육성이다. 곧 문학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카프카 자신의 다짐이자 내밀한 고백이기도 하다. 


10 카프카의 엽서-그리고 네게 편지를 쓴다|편영수 옮김
카프카는 권위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작가로서의 ‘독립적인 삶’을 살려고 시도했지만, 시대적 상황과 폐결핵의 발병으로 인해 불발에 그치고 만다. 카프카에게 오틀라는 카프카 자신이 소원했던 ‘독립적인 삶’을 실현한 누이동생으로 가족 중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카프카의 엽서-그리고 네게 편지를 쓴다』에는 카프카가 누이동생 오틀라에 대한 지지와 애정 어린 편지글로 채워져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카프카가 직접 그린 그림과 엽서, 카프카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카프카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