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훈 작가 대화도서관 ‘듣는 인문학’ 강의

27일 대화도서관에서 '클래식 400년'에 대한 강의를 마친 이채훈 작가

[고양신문]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대개 400년으로 말한다. 이탈리아의 궁정 악장인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1607년에 발표한 ‘오르페오’를 최초의 오페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시와 음악을 결합하고, 세트와 분장, 조명 등 무대미술까지 포함된 종합예술이다. 당시에 아직 오페라라는 장르도 없었기 때문에 악보에는 ‘음악적 우화’라고 썼다. 17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작곡가들은 오페라로 성공해야만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만큼 오페라는 바로크 시대와 고전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음악 장르로 통했다."

27일 대화도서관에서 진행된 ‘듣는 인문학’ 강의에서 『클래식 400년의 산책』과 『클래식, 시대를 읽다』의 저자 이채훈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다. 총 4강 중 첫날인 이날 그는 슈만이 “음악을 해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도, 거의 2시간 동안 ‘클래식 400년’이라는 주제로 클래식과 작곡가들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강의 중간 중간 평소에 쉽게 듣기 힘든 클래식 음악도 함께 들려줬다.

“18세기 유럽에서 안토니오 비발디의 인기는 바흐와 헨델을 능가했다. 가톨릭 사제였던 비발디는 미사보다는 음악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사제가 된지 4년 만에 미사 집전을 금지 당하고 “음악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기뻐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400곡이 넘는 협주곡을 썼다.”

설명에 이어 이 작가는 우리 귀에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카르멜 아카펠라’라는 여성 그룹이 반주없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들려주는 영상을 보여준 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된 원곡 연주도 들려줬다. 이와 함께 비발디의 ‘여름’ 3악장을 ‘Salut Salon'이라는 독일 여성 그룹이 들려주는 파격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연주 모습도 보여줬다. 

이어 클래식 연주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전통적으로 클래식은 연주 방식에 있어 크게 2가지로 의견이 나뉜다. 20세기 초반까지는 작곡가의 정신이 위대하므로 작곡가의 의도대로 연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주류였다. 하지만 ‘누가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따른다. 20세기 후반부터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처럼 독창적인 해석을 담아 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대두됐다. 앞에 보여준 연주에서 볼 수 있듯이 현대에는 청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쇼라도 다 하는 추세다. 앞으로 연주가 어디로까지 갈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화도서관에서 '클래식 400년'에 대해 강의 중인 이채훈 작가와 청중들

그는 방송사 PD로서 현대사의 숨겨진 사건들을 파헤쳐 인기를 얻었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다큐멘터리와 장한나, 정명훈, 정경화 등을 주인공으로 음악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다. 2006년에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스페셜 다큐멘터리 2부작도 제작했다.

누나가 클래식을 좋아한 덕분에 중1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는 그는 2012년 방송사를 퇴사하면서 “평생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음악사를 공부해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 400년'에 대해 강의 중인 이채훈 작가


이채훈 작가의 클래식 강의는 다음달 3일 2회차 ‘모차르트, 최초의 근대음악’, 3회차 ‘베토벤, 상처입은 치유자’, 4회차 ‘낭만시대 교향곡’으로 이어진다. 강연을 들은 한 참석자는 “클래식의 400년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셔서 좋았다”며 “남은 회차 강의도 꼭 참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청소년이상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문의 031-8075-9130(대화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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