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페루대사 중남미문화원에 기증

[고양신문] 1800년대에 그려진 쿠스코 유파의 종교화와 화려한 분위기의 가면이 고양에 왔다. 지난 9일 중남미문화원에서 하티메 포마레타 주한 패루대사 부부, 정진오 전 페루대사, 신숭철 한중남미협회상근부회장, 외무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쿠스코 종교화 5점, 대형가면 2점을 기증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포마레타 대사는 이날 “중남미문화원을 설립해 중남미 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파해온 이복형 원장 부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복형 관장은 “페루와 한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번에 기증된 가면은 페루의 유명한 축제인 ‘성촉제’에 사용되는 가면이다. 성촉제는 라틴아메리카 3대 축제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2014년에 선정된 축제다. 

페루 전 지역에서 4만명 이상의 무용수, 1200명 이상의 음악가 등 많은 이들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다양한 전통춤과 음악을 선보인다. 축제 내내 악마의 춤, 흑인의 춤, 야마의 춤을 비롯한 수백 가지 다양한 페루 전통 춤 공연이 이어진다. 

특히 안데스(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일대) 문화권에서 악마의 춤은 전통 문화와 식민지에 유입된 가톨릭 문화의 혼합을 보여 주는 상징이며, 선악의 대결 구도를 표현한다. 이때 사용되는 악마의 탈을 중남미문화원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종교화 5점은 1800년대 쿠스코지역에서 제작된 유화작품으로 쿠스코유파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쿠스코 유파의 종교화는 16~18세기 스페인 식민기 페루의 쿠스코(잉카제국의 수도) 지역에서 활동한 가톨릭 종교화풍의 작가와 작품을 일컫는다. 1534년 잉카제국을 정복한 스페인은 가톨릭 전파를 위해 종교적인 예술가 그룹을 쿠스코에 보냈으며 이들은 케추아족과 혼혈인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드로잉과 유화를 가르쳤다. 이를 쿠스코 학교라 불렀다. 

쿠스코 미술은 종교적(가톨릭) 주제의 사용, 원근법의 부족, 빨강, 황색, 흙색과 금박을 사용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성모 마리아의 성상에 화려한 금박이 많이 사용된다. 쿠스코유파의  작품은 학교에서 제작하다보니  작가이름이 남아있지 않다.

오래된 유화가 갖는 묵직한 분위기와 화려하고 특이한 가면을 중남미문화원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중남미문화원에서는 9월 4일부터 10월 15일까지 콜롬비아의 사진작가 레오 마티스의  사진전이 열린다. 중남미 특유의 작품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듯하다.

(사진 왼쪽부터) '큰 악마의 탈(Diablo Mayor)', 90x78x46cm, 작가는 알뚜로 니나(Arturo Nina), 상단은 하늘 위의 세계, 중단은 현세, 하단은 지옥을 나타낸다. '전통적인 악마의 탈(Diablo Tradicional)', 85x62x40cm, 작가는 호세 롤란도 추라 아빠사(Jose Rolando Chura Ap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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