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 고양시 동아리 탐방
가정에서는 주부, 무대에 서면 당당한 배우여성극단 '행주치마'
  • 신은숙 기자
  • 승인 2017.09.12 10:15
  • 호수 1337
  • 댓글 0

[고양신문] 한 편의 연극을 객석에서 감상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진지한 분위기가 감돈다.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 연습에 한창인 극단 ‘행주치마’ 단원들의 대사와 몸짓이 사뭇 진지하다.

극단 ‘행주치마’는 2003년 고양시에 거주하는 주부들 8명으로 출발했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유은홍씨가 초등생이던 자신의 자녀 학교 학부모들과 모임을 하면서 주도적으로 만든 극단이다. 또래 엄마들과 그냥 만나고 이야기하는 데서 벗어나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고민에서 시작한 일이다.
 

                           시낭송극에서 시낭송중인 유은홍회장


원래 유 회장은 연극을 전공한 연극배우 출신으로 결혼과 동시에 연극을 그만뒀다. 회원 대부분은 연극 경험이 없어 처음엔 취미로 발을 들여놨다. 하지만 지금은 단원 모두 한국연극배우협회에 등록된 배우로 성장했다.

현재 행주치마 단원이 되려면 정식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 쉽지 않은 통과의례다. 그렇게 선발됐다고 금세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입단원은 스태프로 서 음향, 조명 등의 일을 배워야 한다. 연극 무대 구조와 구성, 한 편의 극이 완성돼 무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만 배우로 무대에 섰을 때, 연극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단원들도 연극에 관계된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배우고 익힌 후에야 첫 무대에 섰다. 2004년의 일이다.

유 회장은 “첫 번째 공연작은 강태기의 ‘아내를 사랑하세요’라는 작품으로 호응이 좋았다. 배우로서의 첫걸음이 성공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창단멤버인 이영신 단원은 지난해 영화 ‘카트’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 장·단편영화 등 다수의 작품에 실제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단원들이 연극인으로 성장하는 데까지에는 신택기 연극협회고양지부장의 헌신적인 지도가 한몫했다. “신 회장의 지도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러한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원들은 입을 모았다.

단원들은 창단 때나 지금이나 매일 기본적으로 2시간 이상 함께 연습한다. 공연이 임박하면 매일 하루 종일, 밤늦도록 연습한다.

김순남 단원은 “드라마에는 엑스트라가 있을지언정 연극 무대에서는 엑스트라가 있을 수 없다. 한번 무대에 올라가면 그 무대에서 평가가 끝나므로, 매일 매일 성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원은 극단 초창기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8명이다. 연기하는 배우들의 얼굴만 바뀔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의 화려한 면과 스타라는 환상을 좇아 문을 두드리고 발을 들여놓기는 하지만, 실력이 쌓이기까지의 오랜 연습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기 일쑤다.

 


박미나 단원은 “연기라는 게 쉽지 않고 지난한 연습시간을 거쳐야만 성장하기 때문에 그를 인내하는 게 간단치 않은 일이다. 요즘에는 뮤지컬이 대세라서 노래연습까지 병행해야 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극단을 설립한 지 어느덧 15년이 됐다”는 유 회장은 “조금씩 성장해간다는 뿌듯함, 무대에서 느끼는 순수한 열정으이 그동안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적잖은 세월 동안 고비를 함께 넘어온 단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극단은 복지관, 요양원 등의 소외시설을 틈틈이 방문해 악극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무대 위에 서는 공연 못잖게 단원들이 애정과 보람을 갖는 ‘찾아가는 문화’ 공연이다.

이영신 단원은 “객석에서 어르신들이 추임새를 넣어주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며 “내 부모님을 보는 듯해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이육사,광야의 노래'에 출연했던 단원들의 기념무대
 

극단 ‘행주치마’는 지난달에 뮤지컬 ‘이육사의 광야의 노래’를 이육사의 고향 안동에서 공연했다. 3일간 공연 일정의 마지막 날에는 무려 관객 수가 3000여 명에 달했다.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기쁨도 컸지만 그러한 감동을 고양에서도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들었다”고 단원들은 말했다. 

유 회장은 “고양의 역사를 조명하고 고양의 정체성을 살리는 상설 연극을 하고 싶다”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공연하는 뮤지컬 ‘행주대첩’이 그런 상징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행주대첩’은 9월 17일 오후 7시30분 일산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공연한다. 무료 공연.

 

 

신은숙 기자  sessunny12@mygoyang.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은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