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행신톡 아파트상생문화 주민토론회

[고양신문] 행신동 마을미디어 '행신톡'이 준비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경비원 해고? 아파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상생하는 아파트 문화 만들기' 주민토론회가 지난 14일 오후 2시 햇빛마을 공동체 공간인 동굴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경비원, 경비소장, 입주자대표회장, 동대표, 아파트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경규씨는 “인근 아파트의 경우 단 보름만에 경비원감축안이 상정되고 주민의견조사를 거쳐 절반이 해고됐다. 6명이 3명으로 줄면서 노동조건이 악화됐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에도 불편함을 미치게 됐다”며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아파트주민들과 경비원 간의 상생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사례를 발표한 최경순 서울서대문근로자복지센터장은 “올해 최저임금인상으로 경비원 해고문제가 유독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들이 상황을 인식하고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공론화를 위해서는 입주민들이 직접적이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서울시는 이를 법제화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종상 소만마을 6단지 전 동대표는 아파트 조직의 3주체를 언급하면서 “관리업체는 업무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전문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연임을 통해 일종의 권력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입주민들은 현행 제도상으로는 사실상 직접적인 개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문제를 꼬집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입주민 간 소통을 원활히 하고 직접투표와 같이 누구나 쉽게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현재의 폐쇄적인 아파트 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민경선 도의원은 법제도와 관련해 “공동주택관리법 65조와 서울, 부산, 광주, 아산-부산 기장군 조례에 경비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관한 규정이 있으나 모두 처벌 조항이 없는 임의 조항에 불과하며 특히 경기도나 고양시는 조례상에 이런 내용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다 근본적인 해결은 근로기준법이나 기간제법 개정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은 조례 개정을 통한 상생에 대한 선언적 표명이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참가자 토론에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샘터마을에서 왔다는 한 동대표는 “다른 단지에 비해 경비원들의 후생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나 경비원들은 그런 마음을 몰라주고 업무를 소홀히 한다. 처우개선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도 같이 이야기 됐으면 한다”고 불만을 이야기했다. 햇빛마을 21단지 관리소장은 “관리소장은 아파트 관리업무에 있어 가장 전문가라고 볼 수 있지만 정작 이미지는 좋지 않아서 사명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토론회 전반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소통'이었다. 실질적인 '갑' 위치에 있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대표회의를 선출한 입주민들과의 소통, 입주자들과 경비 노동자들을 비롯한 관리 업무 종사자들과의 소통, 그리고 입주민들 간 소통이 중요한데 현재 그러한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접근성이 뛰어난 소통툴이나 직접투표와 같은 제도적 정비 등 시스템적인 보완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누구에겐 삶터이고 누구에겐 일터인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편 햇빛마을 21단지는 19일부터 아파트경비원 감축안이 논의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주민들은 경비원 해고를 막고 상생을 도모하자는 내용의 주민안건 발의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행신동 마을미디어 행신톡에서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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