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교실 어르신들 창작 작품 발표

 

[고양신문] “손님들이 영수증을 써달란다. / 나는 글도 모르는데 영수증은 어떻게 써주나. / 그냥 한 장 북 찢어주고 알아서 쓰라고 했다.”
(김옥상님의 시 ‘이놈의 영수증’에서)

가슴 찡한 사연이 담긴 뜻깊은 시낭송의 밤이 지난 19일 저녁, 흰돌종합복지회관에서 열렸다. 고양시 관내 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문해학습자들이 직접 쓰고 그린 시화 중에서 가족을 주제로 쓴 7명의 학습자들이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7명의 ‘작가’들은 가족들과 평생교육과 관계자, 문해교육담당 복지사, 문해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를 낭송하고 시를 쓰게 된 배경을 얘기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진솔한 삶과 마음이 담긴 일곱 작가들의 작품은 깊은 울림을 줬다. 어르신들은 시를 낭독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슴이 벅차 목이 메기도 했지만 끝까지 낭독을 마쳤다. 청중들도 함께 눈물 짓고, 때로는 웃으며 한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응원했다.
 

문해교실에서는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인 1930년대에서 1950년대 사이에 태어나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늦깍이 학생이 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당시 여성을 차별하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듯 할머니 학습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발표한 7명 외에도 흰돌·일산·문촌7·문촌9·원당종합사회복지관, 고양동종합복지회관 등 6개 학습장의 학습자들이 쓰고 그린 시화 작품 중 60작품을 선정해 책으로 묶어 12월경 시화집을 출판할 예정이다. 시화는 고양시청갤러리600에서 11월 10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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