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의 자취 계승하는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

설립 후 역사·전통 잇는 활동 펼쳐
연중 교육·제례·문화축제 주관
“도심 문화유산 전파하는 소명”


[고양신문]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 안재성 회장은 지난 11일 고양문예회관에서 봉행된 문봉서원과 고양팔현 추향제를 마치고 “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기분”이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2017년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는 봄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향토문화학교’를 열었고, 5월에는 ‘송강정철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봄과 가을에 고양시유적지 답사를 실시했고, 문봉서원과 고양팔현 자료를 모아 9월에 『문봉서원과 선비의 삶』을 편찬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10월 ‘개천절제천례’를 봉행했고 이어 ‘대한민국막걸리축제’와 ‘공양왕릉 고릉제’를 봉행했으며, 11월에 ‘문봉서원 고양팔현 추향제’를 열며 한 해의 주요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올 한 해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가 고양시 역사와 문화를 전승하고 선양하고자 이어달리기 하듯 실시했던 다양한 사업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봤다.
 


찾아가는 향토문화학교 
초등학교를 방문해 선조들의 얼과 정성이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을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교육함으로써,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고양시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든든한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송강정철문화축제
올해로 15회를 이어온 송강정철문화축제는 관동별곡, 사미인곡, 성산별곡 등 대작을 남긴 우리나라 가사문학사의 거목 송강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문학세계를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송강 정철이 아름다운 ‘참살이’를 하시며 사셨던 ‘고양’에서 시가문학의 창의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국민정서의 근본이 되는 문화예술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안재성 회장은 “축제 때마다 고양시와 송강 정철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그럴 때마다 신원동 이야기와 송강고개, 송강낚시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다”며 “앞으로 고양시와 송강 정철의 연관성을 널리 알리는 책 발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강의 일생 작품 전시





 

 

 

 

 

 

 

개천절제천례봉행
향토문화보존회에서 개천절제천례를 봉행하게 된 것은 국조 단군의 개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 즉,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는 정신을 되새기고자 하는 것이었다.
제천례 봉행을 통해 시민들이 거룩한 우리 민족의 배달 정신을 이어받고, 사장된 전통문화를 발굴·재현해 후손 대대로 물려주는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은 한국민속문화협회와 공동 개최하고 있다.

공양왕 고릉제봉행
고양시 식사동에는 대궐고개, 식사리, 어침이 등의 지명과 함께 고려 마지막왕인 공양왕과 왕비 순비노씨의 최후를 담은 슬픈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또한 원당의 왕릉골에는 공양왕과 왕비의 소박한 능인 고릉도 있다.
오랜 세월 제향도 없이 방치되어 온 고릉에서 능제를 봉행함으로써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을 기억하며 그의 원혼을 기리고, 고양시에 고려 왕릉이 있음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고 무한한 스토리텔링 현장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고릉제에서 영산재를 시연함으로써 유교식 제례와 불교의식이 혼합된 능제를 거행하며 고양시를 대표하는 전통문화행사가 되고 있다.
 

공양왕고릉제에서 영산재를 시연하는 모습


고양팔현추향제봉행
문봉서원은 고양 최초의 사액서원이었으며 조선시대 고양팔현을 배향했던 서원이지만 대원군시절 서원철폐 이후 지금까지 복설되지 못하고 있다. 고양팔현추향제를 통해 조선시대 성리학을 대표했던 여덟분의 현인을 배향하며, 그분들의 학문과 발자취를 기리고, 문봉서원의 복설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행합일을 이뤄나가고자 노력했던 여덟분의 현인을 추모하고 그 분들의 정신을 계승하며 자부심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7년 문봉서원 고양팔현 추향제


“전통문화의 소중한 가치 이어갈 것” 
고양향토문화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안재성 회장은 “전통문화가 무엇이기에 그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뭐라 대답할 말이 딱히 없었다. 혼자 생각해보니 어느새 전통문화에 중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어떤 매력이 있어서 중독이 됐을까 아마도 이 땅에 사는 후손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일 것이고, 그분들이 만들어 놓은 전통문화를 만나면서 선현에 대한 존경심과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이 생겼을 것이다.
안재성 회장은 “도심에서 문화유산의 향기를 찾아나서는 여정은 향토의 역사를 아끼고 보존해 우리 역사의 근간을 돌보는 일”이라며 “고양시민들이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알아갈수 있는 교육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의 역사는 농업의 역사' 출판기념회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는 매년 정기적인 활동 외에도 91년 설립 때부터 지금 까지 지역의 향토문화를 지키기 위해 크고 작은 역할을 해왔다. 일산신도시가 개발될 때 밤가시초가를 지켜냈고 고양시를 대표하는 고봉산에서 ‘고봉산 해넘이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5000년 가와지볍씨를 홍보하고 연구하는 활동도 활발히 지원하고 있다. 서삼릉 능역 내 덕수장씨 묘 천장 사건이 벌어지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서삼릉 묘역 훼손 진상규명과 원상회복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며 이장한 덕수장씨 묘역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를 빼놓고는 고양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다.
 

서삼릉 묘역에서 이장된 덕수장씨의 묘역을 찾은 의친왕의 아들 이충길 선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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