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고양시장 선거>


최성과 등돌린 시민사회단체 ‘이젠 바꾸자’
바닥민심은 이재준, 정치적 입지는 김영환
김태원 “한 번의 기회만 남았다” 출마 고민
강현석 “더 이상 정치에 관심 없다” 불출마 


[고양신문] 최성 시장의 3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어떤 사람들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고양시는 국회의원 지역구 4석 중 3석이 더불어민주당, 1석이 정의당으로 최근 선거를 놓고 보면 진보진영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일단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끈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민주당에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다른 당에 비해 많은 편이다. 따라서 당내 경선도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선 이번 선거 결과는 본선이 아닌 민주당 경선에서 사실상 판가름 난다는 말이 떠돌 정도다. 

대선 도전했던 최성, 이번엔 시장 선거

민주당 경선의 중심에는 최성 시장이 있다. 이미 두 번의 시장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최 시장은 인지도 면에서 타 후보에 앞서있다. 그렇다고 이번 선거가 생각만큼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지역 위원장들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2017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선 출마를 깜짝 발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국회의원인 3명의 지역위원장들도 모르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 시장을 두고 ‘돌출행동’이었다는 말도 나돌았다. 최 시장이 지방선거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평소에 개인적이 소통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은 당내 경선에서 분명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악재는 ‘3선’ 도전이라는 데 있다. 최성 시장의 세 번째 도전을 두고 지역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드세다. 축제 등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에 주력한다는 비판, 굵직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며 판단을 미루려는 성향, 문화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론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는 점, SNS 등을 통해 소통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다는 점 등이 비판의 대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야권단일 후보로 추대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최 시장에게 힘을 실어줄지 두고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대선 도전에 이어 경기도지사와 국회의원 출마설이 있지만, 결국 3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앞선다.

김영환·이재준·김유임 출마 움직임

고양시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민주당 내 인물들 중에는 도의원들이 많다. 김영환·이재준·김유임 도의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영환 도의원은 11월 중순 출판기념회를 열고 많은 정치인들을 불러모아 세를 과시했다. 출판기념회에선 시장 출마를 암시하듯 『다시 새 길』이라는 책을 선보였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김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응원하겠다”며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시장 선거에 있어서 김영환 의원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인물은 이재준 도의원이다. 덕양구가 지역구인 이재준 의원은 12월 중순 지역구가 아닌 일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당시 좌석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이 의원을 응원했다. 도의회에서 사이가 좋기로 소문나 있지만 두 정치인의 색깔은 큰 차이가 있다. 정책 브레인 이미지의 김영환 의원은 김현미 장관 등 지역위원장들과의 소통에서 앞서고 있고, 대쪽 같은 이미지의 이재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소명과 진심이 시민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항간에는 바닥 민심에선 이재준 의원이, 정치적 입지에선 김영환 의원이 앞선다는 평이 많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후보로 고양시장에 도전했던 경기도의회 부의장인 김유임 의원도 재도전 의사를 타진하며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지역에서 여러 차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윤희 전 시의회의장은 고양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일한 인물이다. 와이시티 기부채납과 관련해 의견을 내며 최성 시장을 압박했던 박 전 의장은 출마선언 이후에는 고양시 철도구축망, 킨텍스 지원부지 등 교통·개발 분야의 관련 보도자료를 지속적으로 내며 공약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이자 전 경기도교육의원도 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 박근혜 퇴진운동의 선봉에 섰던 최 전 의원은 교육전문가라는 제한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지역 정치인으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출사표 던진 이동환, 김태원은 고민 중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를 통해 대선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지난 12월 고양시 4개 지역구의 당협위원장 가운데 김태원(고양을) 전 국회의원을 제외한 3명이 물갈이 대상에 올랐다. 교체대상은 손범규(고양갑), 백성운(고양병), 김영선(고양정)이다. 김영선 전 위원장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고양지역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은 끝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당에선 이동환 당 중앙연수원 부원장(전 경기도 정무실장)의 행보가 가장 선명하다. 김 부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당당히 밝혔다. 오래 전부터 지방선거를 위해 차분히 준비해왔던 그는 “유불리를 따지며 출마여부를 저울질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준비된 시장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당의 김태원 전 국회의원과 박보환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출마를 고민 중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정재호 의원에게 패배했던 김태원 전 의원이 이번 시장선거에 출마해  또 고배를 마신다면 2020년 총선 출마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덕양구에 집중해왔던 조직운영을 갑자기 일산까지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어 김 전 의원이 선거에 섣불리 나설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당 차원에서는 김 전 의원의 출마 의사와 본선 경쟁력을 다각도로 확인해 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의원은 “(정치인생에서) 한 번의 기회만 남은 것 같다”며 “어느 것으로 선택할지 신중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보환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당 지도부와 더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며 당장 출사표를 던질 시기는 아니라고 말했지만 중앙당과 조율만 된다면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하지만 경선에 참가하더라도 지역활동이 미비했다는 점은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 출마를 타진해 왔던 강현석 전 시장은 “이제는 가급적이면 정치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생각”이라며 불출마할 것을 밝혔다. 한국당 후보군들은 당지지율은 선거가 다가오면 다양한 변수로 인해 반등할 수 있다면서 숨어있는 보수 표심이 깨어나길 바라고 있다.

녹색당, 지역에서 처음으로 후보 내나?

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2월 31일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결과 통합 찬성이 70%를 넘어서며 통합에 속도를 내게됐다. 우선 국민의당은 당협위원장인 이균철·김필례·장석환·길종성 모두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한 바른정당에선 고양시의 유일한 당협위원장인 진종설 고양을 당협위원장도 출마 의사를 타진 중이다. 진종설 위원장은 "지역 내에서는 국민의당 위원장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당이 합쳐지면 전략적으로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를 내는 것에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의당에서는 김혜련 시의원의 출마가 예상됐지만 도의원 출마로 가닥을 잡았고, 현재는 19대 국회의원(비례)을 지낸 박원석 전 일산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민중당은 강명용 노동자민중당 고양현장위원장이 출마를 고민 중이다. 강 위원장은 2003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2014년 시장 선거에 출마해 완주한 경력이 있다.

김포관산도로 주민대책위에 참여했던 진명희씨는 녹색당 시장후보로 거론된다. 고양지역에서 녹색당이 후보를 낸다면 시·도의원을 포함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노동당에서는 신지혜 고양당협위원장이 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신 위원장은 “소수정당이다 보니 지역주민들에게 당의 정책을 알리기 쉽지 않다”며 “그동안의 시정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조금 큰 틀의 제안을 하는 것이 선거를 통한 정당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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