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라면의 품격

언제나 배신하지 않는 맛, 라면이 제철 굴을 만났다. 청경채를 살짝 얹으면 맛도 보기에도 좋다. (사진 오른쪽 아래) 동남아풍 면요리 맛을 느낄 수 있는 고수라면

요즘같이 계속되는 한파에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 있다면 주저 없이 라면이라 말하고 싶다. 여름에 비빔면이라면 겨울엔 뜨거운 국물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매콤한 라면이 제격. 이맘때면 동네수퍼에 가나 대형마트에 가나 꼭 하나씩 쟁여놓는 식재료가 바로 굴이다. 김장김치에 싸먹어도 좋고 초고 추장에 찍어먹어도 좋으나 라면 국물에 굴을 퐁당 빠뜨려 끓여먹으면 여느 중식당 요리 못지않은 한 끼 식사가 된다.

굴라면의 기본 재료는 국물이 있는 봉지라면과 애호박, 청경채다. 양파와 대파등 곁들이는 채소는 기호에 맞게 준비하고 칼칼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고춧가루를 더하거나 청양고추를 어슷 썰어 넣어도 좋겠다.
물이 끓으면 라면스프와 건더기스프를 넣고 애호박, 양파 채 썬 것을 넣은 후 면을 넣는다. 면이 조금 풀어지면 굴과 청경 채를 넣는다. 청경채는 살짝만 익혀 아삭한 식감이 남아있도록 한다.

달걀을 작은 그릇에 깨어 넣고 휘휘 저어 흰자와 노른자가 섞이게 한 다음 보글보글 끓는 라면 국물 위에 가볍게 한 바퀴 돌려주면 부드러운 달걀이 매운맛을 중화시키며 보기에도 더욱 참해 보이는 라면이 된다. 하지만 깔끔한 라면국물을 원한다면 달걀물을 풀지 않도록 한다.

고수를 활용한 라면 팁
고수는 호불호가 강한 식재료이나 고 수를 좋아하는 이라면 도전해 볼만하다.
차돌박이나 샤브샤브용 고기를 몇 점 넣고 라면을 끓인 후 (익히지 않은)고수를 얹어 향을 느끼며 한 입 먹어보라. 라면한 그릇으로 동남아풍의 면 요리를 먹는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냉장고에 고기가 없다면 냉동만두 두어 개를 넣어도 되고 그마저도 없다면 고 수 하나만으로 특별함은 충분하다.


블로그명 플레잉키친 (playing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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