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동 동네 미식가들의 성지

화풍짬뽕 이한규 대표와 그의 대표요리 짬뽕. 고양시에서 꼭 맛봐야 할 짬뽕이다.

[고양신문] 연일 최저기온을 경신하며 맹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뜨끈한 국물이 간절히 생각 날 때다. 몸을 녹여줄 얼큰한 국물도 좋지만 그렇다고 뒷맛까지 얼얼하면 속이 부담스럽다. 덕이동 화풍짬뽕에 가면 얼큰하면서도 깔끔한 짬뽕 국물을 맛볼 수 있다. 
화풍짬뽕의 이한규 대표는 30년 경력의 중식 전문 요리사다. 중식에 관한 한 어떤 요리를 주문해도 거침없이 내놓는다. 그가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요리만 100여 가지. 하지만 그는 메인요리 일곱 가지만 선보인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일곱 가지다.

동네 어린이부터 어른들에까지 두루 인기가 많은 탕수육.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그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만 엄선한 것이다. 그의 손맛을 아는 지인들이 별도의 요리를 요청도 하지만 음식점 운영시간에는 절대 다른 요리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선택한 요리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고객들이 같은 메뉴라도 늘 새로운 맛으로 느꼈으면 해요. 주머니 사정에 상관없이 부담 없이 드시고, 젓가락을 놓을 땐 ‘오늘도 역시’라는 말이 나오는 요리를 내놓고 싶어요”라며 소박한 웃음을 지었다.

식재료 각각의 맛이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고추잡채. 꽃빵과의 조합도 좋다. 

이한규 대표는 깊고 간결한 맛을 추구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재료가 들어가는 짬뽕 국물 맛도 복잡하지 않다. 진하지만 텁텁하진 않다. 이곳 짬뽕은 면발도 남다르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불지 않고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쫄깃하다. 면발이 구수한 애창곡처럼 입안에 착 감긴다. 화풍짬뽕 단골 연령층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다. 일산서구 탄현동에 거주하는 자칭 ‘동네 미식가’ 조 모 씨는 “화풍짬뽕엔 중독성 강한 오묘한 매운맛이 있다”며 “쫄깃한 면이 매력적”이라며 만족해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쓴다. 매일 새벽에 10년 단골 시장에서 가서 구매해온 신선한 재료로 당일 요리를 한다. “짬뽕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종착점이 화풍짬뽕이 될 수 있도록 아직도 연구를 많이 해요. 연구라고 거창하게 말 건 없지만 이것저것 재료를 넣고 빼고 하면서 조금씩 음식 궁합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지금의 맛은 그 노력의 결과입니다. 많이 찾아주세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번 맛보면 꼭 다시 찾게 된다는 유산슬.

기자가 방문한 시각이 오후 3시. 음식점이 가장 여유 있을 때라고 찾아갔는데, 손님들이 적잖았다. 따끈한 난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짬뽕 두 개요. 탕수육 하나도요”라며 머뭇거림 없이 주문을 한다. 그만큼 자주 오는 단골들이다. 기자도 출출해 짬뽕을 주문했다. 10분 남짓 시간이 흘러 뚝배기에 짬뽕이 가득 담겨 나왔다. 뜨거운 국물 한 숟가락을 입에 넣자 “캬~”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뚝배기 바닥이 금세 드러났다. 
“우리 짬뽕은 한번 드시면 젓가락을 내려놓을 수 없어요. 한 번만 더 한 입만 더하면서 계속 드시다가 그릇 바닥까지 긁게 되거든요” 이한규 대표가 웃으면서 말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