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식 대표의 파란만장한 삶 이야기 : 경기고 교사에서 한우물 정수기 개발까지

‘사람 몸에 좋은 물’ 나누는 일이 내겐 가장 선한 일

[고양신문] “나라는 인간은 두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정이 있다. 보통 사람보다 정이 더 있다. 또 하나는 이건 아닌데 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 두 가지가 내 삶의 중심이었다. 이것 때문에 인생이 좀 고달프긴 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물을 먹을 수 있는 정수기를 만들면서도 한우물을 아직 크게 키우지 못하는 것도 내 중심, 내 고집 때문이다.”

강송식 한우물 대표

강송식 대표는 전기분해를 통해 인간의 몸에 좋다는 전해약알칼리수를 생성하는 한우물 정수기를 개발했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온수기는 강알칼리성과 산성물만 생성되지만 한우물 정수기는 알칼리성 물을 한 번 더 분해해 약알칼리성과 강알칼리성, 약산성 등 세 가지 성질의 물을 동시에 생산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3극 전기 분해 방식이다. 이쯤 되면 국내 정수기 시장의 흐름을 바꿔볼만 하지만 아직 그렇지 못하다. 한우물을 먹고 몸이 달라진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구전마케팅이 주축이기 때문이다. 고액 TV광고와 대규모 판매조직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는 대형 정수기 회사에 비하면 바위에 계란치기다. 강송식 대표는 창업 33년 동안 ‘고액 광고 금지’, ‘대리점·판매조직 운영 금지’ 등 몇 가지 금지 조항을 고수하고 있다. 미네랄까지 다 걸러낸 정수기들도 비싸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는 그는 한우물 만큼은 더디더라도 정직하게 가자고 새기고 또 새긴다.
“광고비와 판매사원 관리비가 올라가면 정수기 값이 올라가고, 서민들은 좋은 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질 것 아닌가, 몸에 좋은 물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보람과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
강송식 대표는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은 페이터의 산문을 아직도 가슴 깊이 줄줄 외운다. ‘수 천 년이라도 살아갈 것처럼 지내지 마라. 죽음이 바로 당신 곁에 있다. 당신의 생명과 능력이 아직 당신의 것인 동안 선한 사람이 되어라.’ 페이터의 산문을 곧 삶의 명령으로 삼고 있는 강 대표에게 한우물은 사업을 넘어 ‘좋은 물을 나누는 선한 일’ 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한우물을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선생님 복 받으신 겁니다” 하고 인사한다. 한우물에 대한 그의 자신감이 모두 집약된 말이다. 처음엔 좀 황당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며칠 후면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받곤 한단다.
강 대표는 특히 질병으로 고통 받던 사람들이 몸이 좋아졌다고 인사를 할 땐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고 한다. 이 기쁨의 순간이 좋아서, 여든이 넘은 그는 아직도 전국을 누비며 달린다. 배달 사원이 있지만, 전라도 경상도 등 멀리서 주문이 들어오면 더 반가운 마음에 정수기를 싣고 직접 달린다.

강송식 한우물 대표


사람 몸에 좋은 전해약알칼리수 생성, 한 사람이라도 더 먹는 것이 나의 소원

정수기 업체 대표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전쟁 직후 군산의 명문학교인 군산고에 입학했지만 사흘 만에 때려치웠다. 서울 가는 장항선 여비와 담요 하나만 덜렁 들고 만리동 인쇄소에서 견습공으로 일하며 먹고 잤고, 낮에 일하다 쓰러질 정도로 공부에 매달려 1년 만에 수재들의 학교 경기고에 입학했다. 입학과 더불어 숙식이 문제였는데, 선생님이 부잣집 입주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해 3년 내내 삶에서 가장 여유 있는 생활을 했다. 가난한 고학생은 부자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물질이 행복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교과서에서 본 ‘페이터의 산문’을 보며 돈과 명예보다 ‘마음의 평정’이 행복의 근원이라는 것도 가슴에 새겼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2년 동안 입주 가정교사와 토건회사, 미군 피엑스에서 일하며 서울대 영문학과에 뒤늦게 입학해 졸업과 동시에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일했다. 늘 학생들의 편에서 항의하고 대변했던 꼿꼿한 선생은 제자와 동료들을 친구처럼 아꼈고, 술을 몸이 망가질 정도로 좋아해 학교를 쉬어야 할 정도로 치달았다. 동맥경화와 간염, 고혈압이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을 때 부항을 통해 병을 치유하면서 부항전도사가 되었고, 정수기를 팔러 온 자칭 ‘물 박사’의 꼬임에 넘어가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해 개발한 전기 분해 정수기 사업이 동업자의 배신으로 막막해졌으나 제자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려냈다. 33년 전, 한우물이 태어나기까지 그의 삶이다. 강송식 대표에게 그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얻은 것, 또 한우물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고등학교는 왜 사흘 만에 그만두었나.
입학한 지 며칠 되지 않아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오셨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우체부 아저씨, 나한테 오는 편지는 없습니까?”하고 물었다. 그 땐 사소한 일에도 웃음이 터지는 나이여서 친구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 때 아저씨는 내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고, 바로 교무실로 찾아가 이 일을 일렀다. 문제는 담임선생님이었다. 이유도 묻지 않고 욕을 퍼부으면서 나를 문제아로 낙인찍어 버렸다. 나는 그 길로 가방을 들고 나와 다시 학교로 가지 않았다. 가난한 집에서 명문 군산고에 입학했다고 좋아하셨던 홀어머니가 가슴에 박혔지만, 변명하거나 번복하고 싶지 않았다.

-인쇄소 견습공 일하며 공부해 1년 만에 경기고에 입학한 것도 신기하다.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제본소 견습공으로 일하며 물리학자가 된 ‘마이클 패러데이’를 롤모델로 삼았던 것 같다. 이대로 인쇄소에 남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공부했다. 인쇄기 옆에 영어단어장을 붙여놓고 일하며 외웠고, 창고에서 먹고 자며 ‘맛나니 간장’ 하나로 밥을 때웠다. 그래도 경기고에 합격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절박한 마음이 나를 움직였던 것 같다.

-몇 해 전 신문광고에 한우물 광고는 한 줄도 없이 ‘페이터의 산문’ 전문을 실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어떤 마음으로 그광고를 냈는지 궁금하다.
나는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페이터의 산문을 읽고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모든 행복의 근원은 ‘마음의 평안’이라는 통찰력 있는 시선이 감동적이었다.
그 때 나는 가난한 고학생이어서 부잣집 입주 가정교사로 일했다. 부자들의 삶을 가까이 보며 행복이란 무엇인가 한참 골몰해 있었다. 페이터의 산문은 내가 명예와 돈, 통념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주머니에 항상 담고 다니며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이 글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했다. 같은 마음이었다. 좋은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 한우물을 선전하는 것보다 귀하다고 느꼈다. 이 광고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한우물을 주문하는 것을 보고 사람의 선의는 곧 복으로 되돌아온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교사를 그만두고 정수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경기고 근무시절 학생들은 나를 잘 따랐다. 내 고향 군상상고의 야구경기가 있는 날에는 선생님 고향팀 응원가자며 수 백 명이 몰려갈 정도였으니 얼마나 행복한 교사였겠나. 그러나 술로 인해 몸이 망가지면서 마음도 상처를 많이 입었다.
내가 교사 자격이 있나 자괴감이 들었고, 당시 내 몸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 부항을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서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교사시절 내가 정수기(일본산 이온수기)를 사준 판매사원이 내게 국산 전기분해 정수기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이 오래 물 연구를 해서 정수기 개발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마침 나는 건강문제에 집중하고 있었고 물이 다른 어떤 것보다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 길로 물 연구와 정수기 개발에 몰입했다.

-과학자나 기술자도 아닌데, 전기분해 정수기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었나.
아주 단순한 원리다. 일본산 전기분해 방식은 양극을 이용해 물의 성분을 알칼리성과 산성으로 분리배출 한다. 그러나 일본산 이온수기에서 나오는 알칼리성은 강알칼리성(pH9~10)이어서 국내 음용수 기준(pH5.8~8.5)을 넘는다. 음용수로는 부적합하다. 나는 약알칼리성 물을 추출하는 데 전념했고, 2극이 아닌 3극을 이용해 알칼리성 물을 약알칼리성과 강알칼리성으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특허를 받은 이 시스템은 한우물 정수기만의 독보적 기술이었다.

-그 까다롭다는 미국 FDA승인까지 받았고, 의료기기로 등록까지 했다고 들었다. 어떤 점이 높이 평가됐나.
한우물 정수기는 지난 200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공식 등록됐다. 정수기를 의료기구로 등록한 것은 한우물 정수기가 처음인데, 이는 한우물의 독특한 원리 덕분이다. 대부분의 정수기가 역삼투압방식인데 한우물은 전기분해방식으로 수소이온농도가 다른 3가지 물을 동시에 생성한다. 이 가운데 pH 7.4~8.5인 약알칼리수가 건강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전기분해 약알칼리환원수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가.
전기분해방식으로 생성된 알칼리환원수를 전해환원수라고 한다. 환원수에 함유된 활성수소는 몸속의 독소를 양산하는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억제해 인체의 자생력을 높인다. 마치 녹슨 칼을 환원시키면 녹이 제거되면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듯이 환원수는 체내 산화작용을 억제해 본래 인체가 가진 자생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우물 정수기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활성수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알칼리 전해환원수를 생성한다. 특히 한우물 정수기는 양극이 아닌 삼극 전기분해를 통해 사랑의 몸에 좋은 약알칼리성물을 분리 추출해내는 국내 첫 정수기이다. 한우물은 미네랄이 풍부해 맛도 아주 좋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언론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으로 강송식 대표를 이야기 한다. 가난한 학생들의 등록금을 대신 내준 선생님, 공부를 넘어 인생을 가르쳐준 선생님이었다고.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었는지 듣고 싶다. 또 박원순 시장은 고등학교 때 어떤 학생이었는지도 궁금하다.
경기고 제자였던 박 시장은 스승의 날이나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안부전화를 해준다. 여기저기 언론에서도 내 이야기를 해준 것 같다. 그저 교과서 파기에 급급했던 수재들의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호통을 치니 기억에 남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인간다운, 따뜻한 정을 가지 사람이 되라고 늘 부르짖고 다녔다. 우리반 급훈도 ‘정을 갖고 살자’였다. 박 시장은 그 때도 착해 빠졌었다. 얼굴만 봐도 그저 착한 사람이라고 쓰여 있지 않나. 지금도 남을 위해 착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 시장은 “내가 엉터리 선생이었던 것을 어떻게 너만 모르냐”고 반문하면 제자들이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러시냐며 웃는다. 아직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제자가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파란만장한 삶을 꼿꼿하게 사셨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친구들이 나를 보고 ‘영원한 자유인’ 이라고 부른다. 그 좋은 물을 생산하면서도 기업을 키우거나 큰돈을 버는 데 집착하지 않고, 그저 온몸으로 물 전도사가 되어 뛰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페이터의 산문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산다. 살아있는 한, 내 능력이 허락하는 한, 선한 일을 하고 싶다. 건강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우리 물을 먹고 하루 빨리 나아질 수 있는 일이 나에겐 가장 선한 일이다.
어떤 고객은 한우물 같은 좋은 물을 적극 홍보하지 않는 것은 죄짓는 일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광고나 수익에 집착해 원가를 높이고 정수기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여전히 하지 않을 것이다. 한우물 고객들의 응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정수기 배달 갔다가 여행도 하고 그저 즐겁기만 하다. 돈과 명예가 아닌, ‘마음의 평안’으로 행복감을 누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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