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유효순 ‘노니타임’ 대표

[고양신문] “건강이 안 좋아져서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지난날을 회상하는 유효순(51세) 노니타임 대표의 얼굴엔 아직도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무남독녀인 유 대표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중학교 때부터 유치원 교사를 꿈꿨다. 대학에서도 당연히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졸업하기도 전에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며 유치원에 취업했다.

설레고 기뻤던 마음도 잠시,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아파와 병원에 입원하면서 첫 유치원 교사 생활을 접게 됐다. 그때 정밀검사를 받으면서 선천적으로 일자척추인 것을 알게 됐다. 2년 동안의 회복기간을 거쳐 유치원에 복귀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끊어질 듯 아픈 허리를 움켜잡고서 또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이렇게 20여 년 전부터 허리통증이 3~4년 주기로 와서 병원에 한 달씩 입원을 했고, 입원 중에는 제대로 눕지 못해 며칠씩 휠체어에 앉아 쪽잠을 자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병원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회복하면 또 유치원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를 15년간 하다가 결국엔 건강상 이유로 퇴직했다.

유 대표는 “견학을 갈 때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서 내 눈도 아이들처럼 초롱초롱했었다”라며 “그때의 유치원생들 10여 명과 학부모와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만나곤 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때로는 훌쩍 자라난 제자들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랑 함께 만나서 생맥주도 한잔 하고, 학부모와는 언니동생하며 지낸다.

성격이 활동적이어서 유치원 퇴직 후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주얼리숍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시간 서서 일하다가 하지정맥류로 정맥류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생리증후군 때문에 생리주간에는 진통제를 끊임없이 먹어야 했다. 산부인과 검진 결과 자궁에 선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의사는 출산 예정이 없으니 수술을 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자궁을 드러낸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큰 고통이었기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유 대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디스크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수술을 하게 됐고,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생리증후군은 어떤 진통제도 듣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자궁적출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 사이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40대 중반에 여러 차례 하고, 충분한 회복기를 거쳤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일상생활이 힘겨울 지경까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열대과일로 만든 주스를 소개 받아서 마시게 됐는데 혈액순환 장애로 늘 차가웠던 다리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일산문화공원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해 그 열대과일 주스를 판매하는 쇼핑몰 운영을 시작했다. 

유효순 대표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혜택은 주어진 환경에서 나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껏 세밀화, 수묵화, 캘리그라피, 종이접기, 해금을 배웠는데, 이젠 외국어에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건강한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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