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물재생센터 내 2천여 평에 덮개도 없이 방치

난지하수처리장(난지물재생센터) 내 노지에 슬러지를 적체하고 있는 모습.

2천여 평에 덮개도 없이 방치
비산먼지와 악취로 주민 불안
슬러지 바로 옆으로 하천 흘러


[고양신문] 서울시 4개의 하수처리장(난지‧서남‧중랑‧탄천) 중 유일하게 서울시 외부에 있는 난지하수처리장(고양시 현천동)이 ‘하수 슬러지’ 약 3000톤을 덮개도 없이 노지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슬러지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침전물로 ‘오니’라고도 하는데, 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하수 폐기물이다.

슬러지가 방치돼 있는 곳은 난지하수처리장 내 동쪽 끝 지점으로, 인근 300여m 거리에 주거지(난점마을, 240세대)가 밀집해 있어 주민들이 비산먼지와 악취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슬러지가 적체된 곳 바로 옆으로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어 비가 오면 슬러지가 하천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현재 슬러지 3000여 톤은 부지 2곳에 분리돼 약 2000평 규모로 적체돼 있다. 하수처리장 관계자는 “슬러지를 외부에 쌓아 놓은 것은 하수처리장을 개소한 초기부터였을 것”이라 설명하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수천 톤의 슬러지가 노지에 쌓였는지는 확인해 주지 못하고 있다.

슬러지를 노지에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하수처리장에서 매일 배출되는 슬러지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지 때문이다. 난지하수처리장에서 하루에 처리하는 슬러지는 약 400톤이다. 이중 소각과 건조로 300톤을 처리하고 나머지 100톤은 매립지로 보내는데, 처리량을 넘긴 슬러지는 처리장 내 공터에 적체를 하고 있던 것이다.
 

2016년에 찍은 위성사진으로도 슬러지가 덮개도 없이 쌓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민들은 지붕도 없는 곳에 슬러지를 방치하는 것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한 주민은 “시커먼 물질 수천 톤이 쌓여있는데 거기에 어떤 환경오염물질과 발암물질이 들어있는지도 알 수 없다. 바람이 불면 건조된 슬러지 가루가 마을로 날아들고 있어 빨래도 제대로 널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현수막을 붙이고 항의에 들어가자 난지하수처리장은 슬러지 위에 일단 덮개를 씌운 상태다. 처리장 관계자는 “작업을 할 때를 제외하곤 평소 덮개를 씌운다. 하루 처리량이 한계가 있다 보니 슬러지가 많이 발생하는 요즘 같은 계절엔 적체량이 늘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평소에는 덮개를 씌우지 않다가 외부에서 견학이 올 때면 덮개를 씌우곤 했다. 또한 소각과 건조시설로 처리가 안 되면 매립지로 보내는 양을 늘리면 되는데, 예산을 이유로 들어 이렇게 방치한다는 것은 주민들의 건강과 슬러지 처리비용을 맞바꾸는 꼴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원석 난지물재생센터 주민협의회장은 “서울시 하수를 처리하면서 나오는 슬러지 때문에 고양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만약 피해를 입는 주민이 서울시민이었더라도 이렇게 노지에 슬러지를 방치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난지하수처리장 관계자는 “슬러지 건조처리장을 2배로 늘리기 위한 예산을 이미 확보했다”며 “적체된 슬러지를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샇여 있는 슬러지 양은 약 3000톤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