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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바람처럼… 여행에서 얻은 삶의 ‘애드리브’박경만 한겨레 기자 사진전
  • 정미경 전문기자
  • 승인 2018.05.18 23:44
  • 호수 1371
  • 댓글 0

박경만 한겨레 기자 사진전
‘바람의 애드리브’ 5월 29일부터
한양문고주엽점 갤러리한

 

5월 29일부터 한양문고 주엽점 '갤러리 한'에서 사진전을 여는 한겨례신문사 박경만 선임기자


[고양신문]  인문학 모임에서 설악산 등산을 하며 처음 만난 박경만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한 사람이었다. 험한 등산길에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와 열심히 사진을 찍는 그를 보며 사진전문기자인 줄 착각했다. 가끔은 커피 도구를 챙겨와 원두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줬다. 이처럼 든든하고 자상한 산벗이 첫 사진전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한양문고 주엽점 ‘갤러리 한’에서 ‘바람의 애드리브’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한다. 그동안 그가 국내와 해외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 35점을 선보인다.

올해로 신문기자 30년차인 그는 현재 한겨레신문 경기북부지역 수도권팀 부국장이다. 사진전을 앞둔 그를 지난 15일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만났다.
“한겨레신문사는 10년 근무하면 한 달간 안식월을 주는데 거기에 월차와 주말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녔어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에 다니기 시작해 쉬는 날은 늘 떠났죠. 북한산을 비롯해 전국의 이름난 산은 웬만하면 다 다녔고 백두대간 종주도 했어요.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까 외로워 카메라를 동행자 삼아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사진 전문가로부터 사진을 배우고 2년 정도 매주 사진을 찍었습니다. 선생님들은 ‘기술이나 기교 보다는 작가의 시선이나 보는 눈이 중요하고 순간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덕분에 사물을 보면 눈이 렌즈처럼 구도(프레임)를 잡는 게 습관이 됐어요.”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

여행을 다니다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사무실 책상위에 작은 액자로 걸어 놨다. 오가며 이 사진을 본 사람들로부터 사진전을 해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새로운 일이어서 흥미로운데다 자신감도 얻어 도전했다. 전시 준비를 하면서 30년 기자 생활도 돌아보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무엇이 변했나.

중년이 되면서 바람이나 물을 보면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흘러가는 것들이 좋아졌다. 스스로가 좀 더 자유로워져서 풍요롭고, 다른 것들도 이롭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 명예, 권력 등 세상의 가치나 욕망은 하찮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는 어려운데 낯선 곳을 여행 하면서 스스로를 직면하는 것이 가능했고 살면서 조금 더 본질적인 것을 보게 됐다. 비우는 마음을 갖게 됐고 마음이 편해졌다. 이번 사진전은 물처럼 바람처럼 살려고 애쓴 삶의 자취이자 여정을 담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그런 느낌들을 나누고 싶다.
 

박경만 사진전 '바람의 애드리브'에 출품 예정인 사진 (사진=박경만)

 
전시명 ‘바람의 애드리브’의 의미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순간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의미에서 애드리브(즉흥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바람이 주는 변화무쌍한 느낌을 담았다. 때로는 생성과 소멸을 담기도 하고, 침묵도 하고 외치기도 하는 존재로서 말이다. 전시회 소식을 들은 한 지인은 ‘바람은 어디서는 설렘을 노래하고 어디서는 통곡을 노래하고, 다시 묵상하게 하는 애드리브, 혹은 순수한 아이들의 입, 애드립(얘들 입)이 연상되기도 한다’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하고 싶나.

2016년 안식년 휴가를 받아 히말라야 네팔 무스탕을 다녀왔는데 새로운 세계를 보고 왔다. 사람이 거의 없는 황량한 벌판에서 사람은 이 세계에 잠깐 와서 살다가는 나그네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보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지만 늘 웃으며 순박하게 사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삶보다 훨씬 더 행복해 보였다. 제주도 올레길도 사계절에 걸쳐 걸으면서 주민들의 삶의 속살과 역사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는 북쪽 백두대간과 개마고원을 완주하고 싶다. 북한을 통해서 가는 백두대간 트레킹을 위해 북한학을 공부하고 싶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 부탄과 티베트, 터키와 파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꼭 가보고 싶다. 인도도 다시 한 번 제대로 여행하고 싶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관광지 느낌이 나는 곳이 아닌, 삶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여행은 은퇴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웃음).

한양문고와의 인연

한양문고의 남윤숙 대표는 경기북부지역을 담당해서 왔을 때 취재하면서 처음 만났다. 요즘처럼 서점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공간을 학습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는 입장이다. 서점이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 복합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본다. 이렇게 만드는 게 사회적인 기여나 공헌도 된다. 동네에서 주민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이런 곳에서 사진전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박경만 사진전 출품작 (사진=박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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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누구나 편하게 들려서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중년이 되면 삶이 조금 안정이 되면서 누구나 떠나고 싶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꿈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자극을 받고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행가나 작가, 사진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저 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그림도 취미로 그린다. 여행하면서도 앉아서 쉴 때는 작은 수첩을 꺼내 스케치를 한다. 그림은 테크닉도 배워야 하지만 상상력이 필요한 창작 예술이라는 생각이다. 몇 달 전부터는 치아를 교정 중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습의 한 표현이다. 한겨레신문사에서는 매달 만보를 걷는 사람, ‘만보러’를 뽑아 시상한다. 그는 여러 차례 만보러에 선정됐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도 걷기를 실천하며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

또한 기사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글도 잘 쓰는 기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와 함께 사진 에세이집도 함께 출간할 예정이다 ‘물, 바람, 사랑’이라는 목차로 사진들과 함께 여행 당시의 느낌을 적었다. 그는 2005년에 신문 비평서인『조작의 폭력』을 썼고, 서강대학교 신방과에서 10여년 간 강의도 했다. 그동안 취재를 하면서 만난 변방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계획 중이다. 새로움을 원하는 사람들은 사진전을 통해 그의 에너지를 나누길 권한다.
 

박경만 사진전 '바람의 애드리브' 전시 포스터

 

박경만 사진전 '바람의 애드리브' 출품작 (사진=박경만)

 

박경만 사진전 '바람의 애드리브' 출품작 (사진=박경만)

 

정미경 전문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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