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공감공간> 저동초 주변 카페 & 맛집

젊은 감각과 중후한 멋 자연스레 어우러진
오래도록 사랑 받는 카페와 맛집 이어져

 

[고양신문]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가게들이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지만, 유행이 바뀌어도 자기만의 색깔이 선명한 카페나 음식점은 살아남는다.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저동초등학교 삼거리 주변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단골들을 쌓아가는 카페와 매장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독특한 분위기와 맛으로 인정받아 10년 이상 건재한 곳들로서, 맛집으로는 등촌샤브칼국수, 비엣포베트남레스토랑, 춘천명동1번지닭갈비, 뽀모도르, 레오네 파스타 등이 있다.

몇몇 카페는 남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혼자만 아는 비밀 장소로 간직하고 싶은 곳들이다. 인테리어가 멋져서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 커피 맛이 뛰어나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찾는 곳, 깊고 중후한 맛과 멋에 문인과 예술인들이 찾는 곳도 있다. 정발산으로 이어지는 인근 주택가는 아기자기하고 멋스러워 이국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커피전문점 ‘커피통’
흉내낼 수 없는 로스팅의 향취


커피 맛 좀 안다는 이들이 많이 찾는 커피 전문점 커피통에는 30대부터 50대까지 손님들이 다양하다. 강근원 대표는 정발산동에 개인 카페가 거의 없던 시절 개업한 후 지금은 로스팅부터 원두납품, 교육까지 전체적인 커피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카페 뒤쪽에 로스팅 하우스를 따로 두고 많은 카페에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온라인 몰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지금은 지방에서도 찾을 정도로 맛을 인정받았다. 주문과 동시에 로스팅을 하기 때문에 갓 볶은 커피를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다.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홈 카페를 즐기는 이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신선한 커피 맛으로 카페는 늘 손님이 붐빈다.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룸도 3개나 있어 단체 모임도 가능하다. 매달 ‘이달의 원두’를 선보여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6월에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피베리가 주인공이다. 커피 가격은 6년째 동결 상태로, 커피를 마시면 리필 한 잔은 무료로 제공한다.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빙수 맛도 뛰어나다. ‘홍시가득우유빙수’는 홍시 한 알, 찹쌀 떡 하나, 단팥에 홍시 퓨레를 끼얹어 비주얼도 독특하고 맛은 부드럽다. 커피와 함께 스콘이나 쿠키류도 인기가 많다.

이달 15일면 오픈 6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할 예정이다. 명함을 추첨해 자체 제작한 에코백을 증정하고, 지방선거일에 투표를 하고 인증샷을 제시하면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제공한다. 주차 공간도 여유 있어 좋다.

일산동구 일산로 441번길 87-2
031-916-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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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가자니아’
주인장 닮은 빈티지한 맛과 멋


“커피는 지적 활동의 윤활유”라고 말하는 김용범 대표<사진>는 2002년에 카페 문을 열어 16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자니아는 신맛보다는 진하고 중후한 뒷맛의 강배전 커피의 맥을 잇는 곳이다. 그는 우리나라 원두커피계의 1세대 중 한 명인 박원준 선생에게 커피를 배웠다.

생과일을 갈아서 만드는 주스류와 직접 담근 국산차, 허브티도 있지만 커피가 주력상품이다. ‘오늘의 추천 커피’를 핸드 드립이나 사이폰 추출 방식 중에서 선택해 맛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도 군인들이 꼭 차를 마셨다고 해요. 커피나 차 맛도 유행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는 걸 찾는 게 중요해요.”

김 대표는 “좋은 등급의 원두로 늘 맛 좋은 커피를 잘 대접하는 것밖에는 다른 비결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커피를 다루면서 불을 다루는 로스팅과 물을 다루는 핸드 드립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는 깊고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

매장은 오랜 세월이 묻어있는 짙은 갈색 가구와 빈티지한 소품을 배치해 클래식한 분위기로 꾸몄다. 좌석은 모두 소파로 배치해 흡사 주인장을 닮은 듯 정갈하고 깔끔하다. 매장이 생긴 이래로 인테리어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배경으로 깔리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도 편안하다. 2002년 오픈 당시부터 김훈 작가, 황석영 작가 등 동네 문인들과 배우 손숙, 나영석 PD 등도 자주 들르는 단골이다. 운이 좋다면 유명인을 우연히 만날지도 모른다.

일산동구 대산로11번길 5-15
031-916-7535

가자니아 김용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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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하우스 ‘올리브’
나 홀로 느긋하게 소풍 즐기듯…


올리브는 언제가도 편안하고 기분 좋은 곳이다. 혼자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기에 제격이라 남한테 알려주지 않고 나만 아는 아지트로 삼고 싶은 곳이다.
2003년 카페를 시작한 김선희 대표는 애초에 카페 문화를 즐기는 손님이었다가, 카페에 대한 로망을 현실에서 실현했다. 홍보를 전혀 안 해도 단골들이 이어져, 지금처럼 주변에 카페가 많이 생기기 전까지는 주말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매장은 마치 그리스 해변마을 집처럼 안과 밖을 하얀색으로 칠해 시원스럽고 깔끔하다. 실내 벽은 커다란 창문처럼 꾸며 이국적이다. 곳곳에 놓여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인 테라로사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써서 최상의 신선한 맛을 유지한다. 밀크티나 녹차라떼도 인스턴트를 쓰는 대신 홍차와 녹차 잎을 직접 우려서 쓴다. 단순하고 순수한 맛을 추구하는 김 대표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요즘 손님들이 많이 찾는 레몬에이드도 청을 직접 담가서 쓴다. 환경을 고려해 1회용 컵 사용도 자제하고 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치즈케이크, 블루베리치즈케이크, 다크 쇼콜라와 함께 마시는 쌉쌀한 커피와,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팥빙수와 커피빙수도 일품이다. 케이크는 쇼케이스 대신 냉장고에 따로 보관한다.

드라마 촬영도 많이 한 덕분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곳이 된 올리브. 카페 옆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초록빛 나무와 아기자기한 꽃으로 장식된 뒤뜰을 사뿐 사뿐 걷다 보면 마치 소풍을 온 듯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주소 일산동구 무궁화로 93번길 6-2
문의 031-913-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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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레스토랑 ‘숲속정원’
드라마 단골 촬영장소로 유명세 톡톡


빈티지 카페였던 곳을 2년 전 리모델링해 산뜻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카페 주변과 내부도 온통 초록 식물들로 둘러싸여 있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야외 테라스도 있어 도심 같지 않은 분위기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낙엽이 떨어지면 낙엽이 지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사계절이 다 좋다.

수프부터 샐러드, 피자와 브런치 메뉴에 이어 와인과 맥주도 마실 수 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함께 와서 나눠먹을 수 있는 파스타와 스테이크 2인 세트가 특히 인기다. 10년 이상 스테이크 요리 경력이 있는 셰프의 솜씨가 주변에 소문이 났다. 파스타도 맛이 깊고 부드러워 마니아들이 많다. 신선한 재료를 쓰기 위해 셰프가 매일 장을 본다. 채소와 고기도 통째로 구입해 직접 손질하고 요리에 정성을 쏟는다.

덕분에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손님들이 입소문을 듣고 많이 찾는다. 저동중학교 바로 근처여서 학부모들 모임 장소로 오전부터 붐빈다. 브레이크 타임도 없어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공간이 넓고 소품이 많은 덕분에 애인있어요, 불어라미풍아, 하백의신부 등 다수의 드라마를 촬영했다. 촬영지를 물색하기 위해 일본과 대만, 홍콩에서 찾아올 정도다. 방문 전 혹시 촬영이 있는지 확인전화를 해보는 게 좋다.

일산동구 무궁화로 141번길 8-8
031-918-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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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파이전문점 ‘파이팬’
행복을 전해주는 달콤한 한 조각


출출하거나 달콤한 간식이 생각날 때 파이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이 제격.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수제파이 전문점 파이팬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자그맣게 숨겨져 있는데 입소문이 많이 나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매장 곳곳에 놓여 있는 식물들과 화초가 아기자기한 느낌을 더해준다.

마케팅을 전공한 백소연 대표는 호주 유학시절 배운 파이요리가 너무 재밌어 내친김에 파이집을 시작했다. 호두파이, 초콜릿파이, 블루베리파이부터 치즈타르트, 잣타르트 등 10가지가 넘는 파이를 매일 선보이고 있다. 모든 제품은 방부제나 발색제, 인공향료와 화학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아 재료 본래의 맛이 풍부하게 살아있다.
“파이팬에서는 비정제 설탕과 뉴질랜드 버터를 쓰고, 파이 중간에 들어가는 필링도 밀가루 대신 아몬드 가루를 써요. 블루베리나 살구 같은 과일도 통조림이나 가공품을 안 쓰고 원재료를 직접 조리해 사용하고 있어요.”

정직하게 만든 파이를 가족 같은 단골손님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주인장의 보람이다. 지금은 파이집 창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파이 맛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백 대표는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다니며 좋은 에너지를 채워 와 파이에 담아낸다. 커피와 생과일주스 외에 호박꽃차, 매화꽃차, 생강나무꽃차 등 어머니가 직접 덖어 말린 20여 가지 꽃차도 맛볼 수 있다.
축하케이크처럼 활용할 수 있는 모둠파이는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 방문 전 미리 예약하면 편하다.

일산동구 무궁화로 116 1층
031-919-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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