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공감공간> 송추 ‘헤세의 정원’

양주 송추계곡 입구 송추농원 새단장
모던 디자인과 어우러진 자연의 넉넉함
가족과 연인, 혹은 혼자 찾아도 좋아

 

송추계곡 입구에 있는 '헤세의 정원'


[고양신문] 아침부터 가랑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날, 북한산 끝자락에 있는 송추계곡을 찾았다. 40~50대라면 과거 송추계곡이 대학생이나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유원지로 인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오래도록 진행된 난개발로 찾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송추 일대는 2014년부터 시작된 복원 프로젝트 덕분에 깨끗하게 정비됐다. 오랜만에 그곳을 찾는다면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정비된 모습에 만족스러움과 아쉬움을 함께 느낄지도 모르겠다.

송추계곡 초입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헤세의 정원(대표 조원정)’은 1972년부터 이곳에 자리잡고 있던 송추농원의 새이름이다. 5년 전, 송추계곡이 환경 친화적이고 디자인 면에서도 훌륭한 장소로 재탄생하기를 바라는 조 대표의 마음을 담아 정비했다.

조 대표는 “헤르만 헤세의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보고 인상적이어서 이름과 컨셉트를 정했다”고 소개한다. 1만여 평의 정원 안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파티장, 애견 카페에 호텔까지, 차를 마시고 식사도 하고, 산책을 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있다. 고양시에서 승용차로 3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가족이나 연인끼리, 혹은 혼자서 가볍고 우아하게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핀란드의 멋 가득한 카페 휘바

지하에 갤러리와 2층에 VIP 라운지까지 갖춘 세련된 감각의 회색 건물 1층에 카페 휘바가 있다. 매장 입구부터 40년 이상 가꿔온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설계한 건축물이 독특한 느낌을 풍긴다.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을 유리로 꾸며 넓어 보이고 전면은 아예 야외 테라스로 탁 트여 있어 무척 시원스럽다. ‘잘했어요’라는 의미의 핀란드어인 '휘바(hyvaa)'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핀란드 관련 책과 그릇으로 장식했다. 덕분에 현대적 감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디자인 하는 핀란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커피 외에 여름날 시원하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라즈베리에이드, 자몽에이드, 레몬에이드 등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식에는 설탕 대신 과일에서 추출한 핀란드산 결정과당을 사용한다. 당지수가 낮아서 비만이나 당뇨를 신경 쓰는 이들도 안심이다. 스무디나 주스도 생과일을 이용하거나 청을 직접 담가 쓰기 때문에 맛이 자연스럽고 신선하다. 최상의 재료로 직접 만든 티라미수와 초코무스 케이크도 이곳의 자랑거리다.
 

카페 휘바에서 맛볼 수 있는 라즈베리 에이드
카페 휘바

 

덧밭의 건강을 식탁까지, 그릴 휘바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정원의 꽃밭 옆에 있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를 한다. 채소와 감자, 고구마가 주재료인 피자가 대표적이다. 직접 기른 농작물을 식탁에 올리는 운동인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개념을 실천하고 있는 것. 싱그러운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건물에 들어가면 입구부터 아기자기한 화초로 장식돼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널찍한 단체석이 나오고 왼편으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퓨전 바베큐와 스테이크부터 핀란드 가정식 감자요리와 다양한 파스타까지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그릴 휘바'
그릴 휘바의 메뉴 중 하나인 피자


반려견도 즐거운 네이쳐 독

최근 오픈한 자연테마 애견 카페로 3000평 규모에 천연 잔디로 만들어져 강아지들이 안심하고 뛰어 놀 수 있는 곳이다.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정원운동장은 6㎏ 미만의 초소형견과 소형견이 이용할 수 있고, 안쪽에 있는 숲속 운동장과 숲속 쉼터는 8㎏ 이상의 중·대형견이 이용할 수 있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데크 쉼터도 있고, 데크 운동장은 15㎏ 미만의 강아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실내카페도 쾌적해 보호자들은 이곳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식사도 할 수 있다.

최근 오픈한 3000평 규모의 천연 잔디로 꾸민 애견카페 '네이쳐 독'

 

별빛 쏟아지는 글램핑장, 버블호텔

 

버블 호텔은 우거진 숲속에 있는 투명한 버블(거품)모양 텐트에서 별을 보면서 잠들 수 있는 이색 글램핑 호텔이다. 1박2일 워크숍을 할 수 있는 오두막, 캐빈 푸우도 있다. 그 밖에도 대규모 체육대회를 할 수 있는 운동장과 족구장, 야외 그늘막이 있어 단체 바베큐도 할 수 있고, 야외 웨딩과 돌잔치, 세미나도 가능하다. 갤러리H에서는 이달 안에 김도마 화가의 작품을 상시 전시하고 판매도 할 예정이다.

헤세의 정원 곳곳이 북유럽스타일의 건축과 인테리어로 꾸며져 편안하고, 꽃과 나무가 잘 가꿔져 혼자, 혹은 지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주변을 거닐기에도 아주 좋다.

조윤해 실장은 “사계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평일 점심이나 저녁에 오시는 게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다”고 귀띔해 줬다.
 

숲속에서 이색 글램핑을 즐길 수 있는 '버블 호텔'


헤세의 정원

주소 :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 550-111
문의 : 031-877-5111

카페 휘바
그릴 휘바의 인기 메뉴 '핀란드 가정식 감자요리와 휘바베리 스무디' <사진제공=헤세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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