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시간 확대 후 이용자 증가

"책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갑니다"

이동도서관 버스, 3000여 권의 책을 싣고 있어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양신문] 3000여 권의 책을 싣고 다니는 고양시이동도서관 빨간 버스는 도서관이 없는 독서사각지대 지역을 순회하는 즐거운 버스다. 6월 말 어느 저녁, 6시가 되자 첫 손님인 두 딸과 엄마 아빠가 함께 대화마을 7단지를 찾은 빨간 버스에 오른다. 연이어 삼삼오오 친구끼리, 또는 가족끼리 손을 잡은 이들이 찾아온다. 몇몇 어린이들은 버스에 오르자마자 책꼳이에서 만화책을 꺼내 빨간색 의자에 앉아 책장을 넘긴다. 누가 오가든 신경 쓰지 않고 책 읽는 데만 집중한다. 어느새 도서관은 독서 승객들로 만원이다.

저녁 7시경이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책을 보러온 시민들로 버스 안이 꽉 찬다.


 “엄마 이거 이거. 나 이거 빌리면 안 돼?” “최근 베스트셀러 있나요?” 등 이것저것 물음표 달린 말들이 들려온다. 
태권도복을 입은 한내초교 5학년 한 남학생은 “도서관 버스가 올 때마다 타요. 지금 보는 책은 ‘내일은 실험왕’인데 재밌어요. 태권도 끝나고 바로 왔는데 아빠가 오시면 같이 갈 거예요”라고 말한 뒤 다시 독서에 빠져들었다.
대화마을 7단지 한 주민은 “2주에 한 번씩 도서관 버스가 들어와 반갑게 이용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도서들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동도서관 버스 안은 꽤 많은 책이 진열될 정도로 넓다.

고양시이동도서관이 직원들의 분석과 아이디어, 현장 상황을 반영해 도입한 야간 운행 확대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우선 고양시이동도서관은 운영의 효율성과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독서 사각지대 대부분이 인구가 밀집돼 있지 않고 거주지가 산발적으로 분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유동인구가 없었다. 더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조용히 책읽기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들.

고양시이동도서관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틀에서 벗어난 사고와 방향 전환으로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운영 시간을 비교했다. 2016년 4월부터 12월, 2017년 4월부터 12월까지 주간 야간 운영을 비교했다. 이용률이 주간에는 76명(142권), 야간에는 95명(207권)으로 야간 이용률이 높았다. 주간엔 경제활동으로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보였다. 이에 따라 야간 운영 확대를 결정했다. 그러자 이용자가 25%가 상승했고 대출권수도 45%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장에서 바로 회원증이 발급되고, 도서대출과 연장, 반납 등도 바로 이뤄진다. 

현재 이동도서관 야간 운영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2시간이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회원가입을 하면 개인에게 1개씩 대출증도 바로 발급된다. 또한 현장에서 희망도서도 받고 있다. 언제든지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연락하면 된다. 대출은 개인당 5권까지 가능하며 연장 문의는 카카오톡이나 전화로도 가능하다. 물론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남대현 이동도서관 부장은 “올해부터 기존 2개 지역에서 4개 지역으로 확대해 야간 운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각종 책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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