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밴드 '즐거운 인생'

10일 주엽동 연습실에 모인 '즐거운 인생' 회원들

 
[고양신문]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대화동에 위치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이하 건설연)의 밴드 동아리 ‘즐거운 인생’은 ‘무조건 즐거운 인생’이 슬로건이자 회칙이다. 한 가지 금기어가 있다. 바로 “잘해보자”다. 잘하지 못해도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지난 10일 저녁, 주엽동에 있는 '즐거운 인생'의 연습실 ‘드럼홀’을 찾았다. 노래와 연주를 연습하는 내내 회원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덕분에 연주를 보고 듣는 사람에게도 웃음이 전염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건설 분야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으로 지난달에 35주년 개관 기념행사를 열었다. 그날 오프닝 행사로 합창단과 밴드 동아리가 흥겨운 사전 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010년 몇몇이 의기투합해 ‘즐거운 인생’을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회장을 맡았던 김영록씨가 창립멤버다. "안해 본 취미가 뭔가 찾다가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3개월 쯤 배우고 있을 때 마침 건설연에서 동아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밴드를 만들었죠. 이후 기타와 건반 연주자, 보컬을 차례대로 갖췄습니다.”

밴드가 만들어지고 첫 곡을 연습해서 발표하는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2012년에 직원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첫 공연을 했다. 이듬해에는 건설연 개원 30주년 기념일에 공연을 했다. 이날은 가족들도 초대해 공연과 근무환경도 보여주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직장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는데 밴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직원들을 위한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건설연에는 현재 20여개의 동호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회사에서 경제적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마음과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밴드 결성 1년 후에 합류한 주봉철 회장(기타와 키보드 연주)은 “공학을 연구하는 딱딱한 사람들이라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음악에 대한 조예나 실력을 갖춘 숨은 인재들이 많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 밴드는 실력있는 사람보다 누구나 부담없이 와서 즐길 수 있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다. 요즘 연구 환경이 조금 빡빡해지다 보니, 편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개원 35주년 기념식에서 공연중인 '즐거운 인생'

 

밴드 회원들은 같이 연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2번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한다. 20명 정도 회원이 함께하고 있고 12명이 메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실력들이 비슷하다 보니 밴드 내에서 위치가 모두 수평적이다. 같이 배워서 하면 되니까 부담 없이 친밀감을 더하고 있다. 연습하는 과정을 즐기다 보니 기타를 치는 이두헌 회원은 심각했던 부정맥이 다 나았을 정도다.

“밴드활동을 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요. 드럼소리, 음악소리를 들으니까 많이 좋더라구요. 병원 의사선생님도 밴드 활동을 계속하라고 권유할 정도였어요. 심장이 제대로 뛰는지 체크했는데 이제는 완치됐어요. 사람을 살리는 밴드예요.” (일동 웃음)

또 다른 회원은 타 직장으로 이직했지만 아직도 이들과 함께 할 정도로 밴드에 애착을 갖고 있다. 이제는 즐거운 인생이 좋은 취미생활의 하나로 잘 정착이 됐다고 생각한다. 

즐거운 인생은 지금까지 회사 행사에서만 공연을 했다. 회원 누구도 부담갖지 않고 모두 합의가 되면 앞으로 외부 공연활동도 할 생각이다. 장차 거리에서 버스킹도 하고, 사회봉사단체와 함께하는 공연도 꿈꾼다.

즐거운 인생은 단원들이 서로의 실력을 보완해주기 위해 애쓴다. 주 회장은 “밴드 활동을 하면서 연주 실력을 키울 수 있고, 연주를 못하더라도 할 일이 많다”며 “음악을 통해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싶은 분들, 언제든 누구나 대환영이다. 특히 여성 분들과 젊은 분들 우대”라며 웃었다.
 

KICT 개원 35주년 기념식에서 공연중인 '즐거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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