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나무 잎 <사진=김윤용>



[고양신문] 가짜 뉴스(Fake news)가 흘러넘칩니다. 진짜처럼 포장한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사실이 아닌 정보를 교묘하게 사실인 것처럼 조작한 뉴스입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가톨릭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뉴스는 선거판을 좌우할 정도로 강도가 센 가짜 뉴스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저런 가짜 뉴스가 대거 유포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공지능 시대에 목소리와 얼굴 표정까지 딥러닝한 딥페이크(deep fake) 동영상이 곧 현실화할 듯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달 받은 가짜 뉴스를 진짜로 착각하고 퍼나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짜 뉴스에 대처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최근 인공지능 업체를 인수하고 가짜 뉴스를 걸러내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유튜브는 2천500만 달러를 들여 가짜 뉴스 퇴치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농부 철학자를 자칭하는 분이 있습니다.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입니다. 윤 대표는 어느 책에서 존재론과 가치론을 우리말로 쉽게 설명했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있는 것을 있다 하고 없는 것을 없다 하면 참이고, 있는 것을 없다 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면 거짓이다. 있어야 할 것이 있거나 없어야 할 것이 없으면 좋은 것이고,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없어야 할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다.”

‘참’이란 글자가 들어간 나무가 있습니다. 가난했던 우리 선조들은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나무를 구분했던 모양입니다. 참나무(과), 참꽃, 참죽나무 따위가 그렇습니다. 화전을 부쳐 먹을 수 있는 진달래 꽃을 참꽃으로 부릅니다. 도토리 열매를 묵 등으로 해먹어서 참나무(과)입니다.
 

가죽나무 열매 <사진=김윤용>

참죽나무와 가죽나무가 있습니다. 참죽나무는 새순을 먹을 수 있어서 진승목(眞僧木)으로 부르다가 참중나무로 변했습니다. 즉 진짜 중나무란 뜻인 참중나무가 바뀌어 참죽나무란 이름이 왔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죽나무는 새순을 먹을 수 없어서 가승목(假僧木)에서 가중나무, 가죽나무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남쪽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하고, 가죽나무를 개가죽나무로 부르기도 해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새순에서 동물 가죽 냄새가 나서 가죽나무로 불렀을 겁니다. 참죽나무 새순은 뜨거운 물에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전으로도 먹고 장아찌로 담글 수도 있습니다. 참죽나무 새순을 따서 꾸득꾸득 말려 부각을 만들기도 합니다.

공선옥 소설가는 『행복한 만찬』에서 참죽나무 새순을 뜨거운 물로 잠깐 동안 데친 뒤 찹살풀을 바르고 그늘에 말린 가죽나물 부각을 추억 속 음식으로 불러냅니다.
“찹쌀풀이나 밀가루풀을 쑤어 고춧가루 좀 넣고, 조선간장 좀 넣고, 마늘 좀 깨어 넣고 훌훌 저어서 적당히 마른 가죽 잎에 풀비로 바르는 것도 대충 훌훌 발라서 채반이나 빨랫줄에 널어 말린 가죽부각. 그것은 적당히 마른 빨래처럼 꼬득꼬득, 쫀득쫀득했다. 그리고 좀 짭짤했다.”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로 분류하는 나무입니다. 새순을 뜯어 먹다보니 가지를 벋지 않고 곧고 높게 자라납니다. 나무껍질은 세로로 길게 갈라집니다. 잎은 대개 우듬지 부분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잎은 겹잎이고 작은잎이 20여 개까지 모여 납니다. 원뿔모양 꽃차례에 하얀 종 닮은 꽃이 피며 타원형 모양 마른 열매는 가을에 윗부분이 다섯 갈래로 갈라지고 날개 달린 열매를 날려 보냅니다.

호수공원에서는 참죽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장미정원과 무궁화 동산 사이 잔디밭에 자라고 있습니다. 덩굴나무인 능소화가 공기뿌리를 나무 몸통에 내려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씨앗을 날려보낸 참죽나무 열매 껍질 <사진=김윤용>

 

참죽나무 잎 <사진=김윤용>
능소화가 기어오른 호수공원 참죽나무 <사진=김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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