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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는 기본적 공공서비스, 지자체 책임 커져야<진단>5년째 지속된 청소용역 직영화 요구, 실현 가능할까
  • 남동진 기자
  • 승인 2018.07.13 18:23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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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조 "직영하면 초기 투자비 늘어도 이후 유지비 80억원 축소될 것" 
청소행정과 "인건비 외 다른 유지비 늘어... 예산 축소는 불투명"


“고양시는 대행체제 철회하고 청소용역 직영화하라!”


지난 5월부터 시청 앞에서 매일 진행되고 있는 고양시 청소노동자들의 집회가 어느덧 2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의 핵심 구호는 현재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소용역의 직영화 전환이다. 최성 전임시장이 작년에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 약속을 이행하라는 요구다. 여기에 직영화를 할 경우 매년 80억원의 고양시민 세금이 절감된다는 내용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준 신임시장의 취임 이후에도 행정의 반응은 여전이 묵묵부답이다. 담당부서는 “아직 청소용역 정규직화 방안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설사 방침이 나오더라도 직영화 결정에 대해 시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소비리 이후 직영화 요구 확산
사실 고양시 청소노동자들의 직영화 문제는 꽤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2013년 당시 고양시 청소용역 민간위탁과 관련된 각종 비리·부실행정 문제가 터지면서 정의당과 청소노조를 중심으로 청소행정 직영화 필요성이 처음 대두됐다. 청소원 임금갈취, 대행수수료 횡령 등의 혐의로 10개 업체 대표와 담당 공무원이 처벌됐던 당시 사건을 통해 부실덩어리 청소민간위탁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논의가 제기된 것. 

이에 고양시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됐었던 청소행정을 원가계산 계약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개선책을 마련했다. 청소업체가 계약금 대신 맡은 구역에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팔아 자체 운영했던 과거 독립채산제 방식은 노무비와 사업비·이윤이 명확하지 않고 고양시의 관리감독 및 규제에서 벗어났던 탓에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처럼 관행적으로 운영해오던 독립채산제 방식을 폐지하는 대신 매년 용역을 통해 책정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원가를 계약금으로 지불하는 민간대행체제로 전환시킨 것. 하지만 청소용역 직영화가 아닌 일부 개선하는 데 그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청소용역문제가 제기된 지 5년째. 현장에서 일하는 청소원들은 “과거 독립채산제 시절과 비교해 그나마 근무시간이 고정되고 행정체계가 바로잡힌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로청소업체에서 일하는 한 청소노동자는 “십 수년째 같은 장소에서 청소를 하고 있지만 2년 재계약 때마다 신입사원이 되는 꼴이다. 청소업체가 바뀌면 혹시 고용승계가 안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도 크다”고 토로했다. 

이병주 민주연합노조 고양시 부지부장은 “일은 청소원들이 다 하는데 정작 이윤은 사장들이 다 가져가고 있다”며 “이럴 바에는 직영화를 하는 것이 시민혈세낭비를 막고 청소원들의 처우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80억 절감” vs “초기비용 높아”

청소노동자들이 말하는 직영화를 통한 예산절감의 구체적 근거는 무엇일까. 현재 고양시 청소용역은 크게 생활폐기물 수집운반과 도로변청소 2개 분야로 운영되고 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은 수창기업 등 10개 업체가 매년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도로변 및 제1·2자유로 청소는 2년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민간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대행체제전환 이후 업체들에게 지급되는 시의 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연합노조 측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의 경우 2016년 220억원이었던 대행료는 2018년 278억원으로 2년 만에 58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늘어난 청소노동자의 수는 고작 16명에 불과했다. 시설비용을 차치하더라도 청소용역에 들어가는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청소노동자들은 직영화를 할 경우 업체에 지급되는 용역비 일부가 절감되기 때문에 예산을 아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연합노조 김인수 조직국장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용역을 직영화할 경우 용역업체에 지급하는 일반관리비, 이윤, 기타경비 등 약 20%에 해당하는 55억원이 절감된다”고 했으며 “도로변 청소용역 또한 산출내역서 분석을 통해 연간 25억2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매년 민간청소업체에 지급하는 대행료 대신 시가 청소원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 연간 총 용역비의 25%인 80억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병주 부지부장은 “현재 생활폐기물 청소원들은 차량 1대당 운전원 1명, 상차원 2명이 일하도록 해야 하는데 예산부족을 이유로 필요한 인원보다 적은 수를 고용해 각종 안전사고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직영화를 통해 절감한 예산을 이런 부분에도 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담당부서인 청소행정과의 입장은 달랐다. 윤권덕 청소행정팀장은 “시가 청소원들을 직고용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400여 명의 청소노동자들을 운영할 공무원사업소를 만들어야하고 청소차량이 머물 차고지와 청소원 휴게실 마련, 청소차량 인계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청소원들을 시가 직고용할 경우 관리직 추가 채용과 호봉제 도입, 복리후생비 등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제 예산절감효과가 있을지 여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청소업체들과의 협상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권덕 팀장은 “직영화를 할 경우 인력만 정규직 전환하는 게 아니라 기존 업체의 차고지·차량·휴게시설 인수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민주연합노조 측은 “노면청소차량은 이미 시 소유의 차량인데다가 현재 대행체제에서도 매년 감가상각비 명목으로 청소업체에 차량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기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솔선수범 보여야
무엇보다 정부의 정규직화 지침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직영화 논의는 섣부르다는 것이 담당부서의 입장이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자체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가장 마지막 전환추진 시기인 3단계 전환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다른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달리 청소용역의 구체적인 전환지침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윤권덕 청소행정팀장은 “정부 가이드라인이 먼저 나와야 시 차원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정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진행될 직영화 방안에 대한 용역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에 이재준 시장 취임 이후 산하기관 개혁을 위한 첫 단추로 ‘정원 동결’을 이야기 한 부분도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우려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소행정이 시장 고유의 역할이고 상시·지속적 업무에 해당하는 만큼 산하기관 정원문제와는 별개로 직영화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정책국장은 “작년 8월 최성 전임시장이 약속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상에 청소노동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며 “일괄적인 전환이 힘들다면 우선 초기비용이 적게 드는 가로청소용역부터 순차적으로 직영화 하는 방안으로 시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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