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광장, 세 번째 ‘공감마루’ 400명 참여, 쏟아지는 아이디어

풍산동 공감마루는 이야기와 공감, 그리고 교류가 있는 마을 잔치다. 원탁테이블에서 주민들은 서로의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고 마을발전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했다.

[고양신문] 풍산중학교 강당이 청소년과 중장년층, 그리고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보는 것만으로도 ‘민의의 광장’ 임을 바로 알 수 있었고, 분위기는 후끈했다. 강당에 놓인 30개의 원탁테이블은 생활의제와 마을공유경제 파트로 정갈하게 구분돼 있었다. 형식적이거나, 관변적이거나…, 그동안 관 주도의 여론수렴 행사에는 늘 이런 말이 먼저 떠올랐지만, 풍산동 여론광장은 펄펄 살아 있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만족할만한 답을 말하기 위해 애쓰지도 않았다. 나와 이웃의 문제가 진솔하고 소소하게 조근조근 엮여 나왔다.

최효숙 주민자치회장(오른쪽)과 풍산중 학생이 세대차이 없이 마을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7일 열린 세 번째 풍산동 공감마루는 고양의 주민자치가 어디까지 왔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열린 자치의 광장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이어진 공감마루는 주민들이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생활의제를 꺼내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마을 쓰레기 문제부터, 교육문제, 지역화폐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날 토론회는 특별히 민건동 고양시 자치공동체 지원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원탁에 둘러앉은 시민들은 마을의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풍산동이 개선해야 할 점과 서로 협조해야 할 점 등 구체적인 의견을 네모난 메모지에 빼곡히 써내려갔다. 주민들의 메모지는 참석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대형 게시판에 붙여져 바로 공유했다.

풍산동 거주 청소년들은 학생들의 시선에서 신선한 의견들을 공유했다.

진지한 토론회만 한 것은 아니다. 시립합창단 공연과 풍물놀이로 감성을 자극하며 경쾌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고, 최효숙 주민자치회장이 나서서 풍산동 주민자치 사업계획을 차분하게 정리해 발표했다.
이날 공감마루에 모인 주민은 400여명. 고양시 전체가 모이는 토론회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주민이 많이 모이는 만큼, 이재준 시장과 유한우 일산동구 청장, 최성연 풍산동장 등 공직자는 물론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재준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 공유경제의 모델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공감마루에 함께 해 보니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풍산동 주민들에게 먼저 배워야겠다”며 “고양시 주민자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는 풍산동 주민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풍산동은 전국주민자치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사)한국자치학회가 주최한 대한민국주민자치대회에서 마을사업 분야 대상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양은 물론 전국 주민자치의 모델로 손꼽힌다.
아날 참여한 김태연(풍산중1) 학생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많은 부분 공감을 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의견과 신선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놀랐다”며 “아쉬웠던 점은 야시장과 지역 문화 행사에 홍보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마을의 멋진 행사에 우리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으면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감마루는 각 테이블에는 퍼실리테이터들이 참여해 깔끔한 진행을 도왔고, 주민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토의 촉진자가 되어주었다. 모든 토론이 끝난 뒤에는 마지막 ‘마음모으기’가 진행됐다. 이날 취합된 아이디어를 모두가 공유하고 이 아이디어를 이후 어떻게 추진할지 계획을 잡아보는 시간이었다.

최성연 동장(왼쪽)과 최효숙 주민자치회장(가운데), 정연우 고양시의원(오른쪽)이 공감마루에서 주민들과 만나 시민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감마루에 처음 참여한 정연우 시의원은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오신 줄 몰랐다”며 자리를 마련해 주신 풍산동 주민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정 의원은 또 “현장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분야별로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풍산동은 공감마루 외에도 매월 마을소식지를 발행해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각종 프로그램의 참여율을 높이는 등 홍보 채널로도 잘 활용하고 있다. 또 나눔냉장고로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지역화폐 그루로 마을 공유경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 개인의 이야기 보따리는 마을 발전을 위해 하나씩 하나씩 풀어졌다.

“주민과 주민이 공유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공감마루를 기획했어요. 이제는 자치시대잖아요. 우리 풍산동이 토론을 통해 자치시대에 맞는 최적화된 마을공동체로 만들어지기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자부심과 보람도 크고, 무엇보다 참여하신 주민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풍산동의 미래가 참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주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풍산동의 자치가 이렇게 큰 성장을 이루기까지 가장 헌신적으로 앞장섰던 최효숙 주민자치회장과 주민자치회원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사진으로 보는 공감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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