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호 대표의 <교육칼럼>

손재호 애임하이교육 대표

[고양신문] 성급한 제목이라 비난해도 좋다. 절반은 개인적인 기대를 담았고, 절반은 비난받을 각오로 정했다. 2004년에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으로 참여한 김선빈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올해 뉴욕, 싱가포르, 런던, 서울 등에 동시에 회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스포츠 금융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2004년에 선빈이는 고교 2학년 학생이었다. 한 때 민사고 입학을 꿈꾸던 엘리트였지만 숨 막히는 한국 입시에 질려 방황하던 중에 미국 교환학생에 대해 알게 됐고 주저함 없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년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친 후에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미국 학교 시스템에 자신의 미래를 던졌다.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인디애나주립대 비즈니스스쿨(Kelley School)을 거쳐 2013년에는 메릴린치 투자은행에 입사했다. 메릴린치 투자은행은 미국 아이비(IVY)리그 출신들의 독무대 같은 곳이지만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당당하게 합격해서 유학생들 사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그가 근무했던 M&A 파트는 메릴린치 투자은행에서 핵심 중 핵심인 부서다. 
 
그가 근무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본사였다. 필자는 선빈이의 메릴린치 합격을 마치 베트남 유학생이 한국 대학에 유학한 후 삼성전자 기획실에 입사한 것과 비견하곤 했다. 

메릴린치에서 기업 가치평가와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주식 시장 상장 자문 등의 업무를 하며 주당 평균 90~100시간씩 일했다. 그 후 실리콘밸리의 잘나가는 사모펀드 애널리스트를 거쳐 드디어 올해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 그의 창업을 지원한 투자자들의 면면이 눈을 번쩍이게 한다. 인도 영화배우, 두바이 왕족, 뉴욕의 부동산 자산가 등이 그들이다. 

만약 선빈이가 한국의 소위 명문대를 졸업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취직이 힘들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다며 83%의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의향이 있고, 20~30대 구직자 중 42.9%가 ‘실제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공시 공화국’인 한국에서 그의 선택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30대 초반인 지금도 노량진 고시촌에서 여전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선빈이는 미국, 인도, 아랍의 자본을 끌어들여 창업을 했다. 서울 사무소에서는 10여명의 한국 직원들을 채용해 스포츠 금융 비즈니스의 온라인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고 있다. 신규 고용창출을 한 것이다. 

유학전문가로서 나의 바람은 단순하다. 선빈이처럼 해외자본을 끌어 들여 국내 고용을 창출하면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는 유학파 인재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다. 

손재호 애임하이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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