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카페 운영 두고 위탁기관, 카페운영자 갈등

40곳 모집에 21곳 신청 ‘반토막’
네트워크 취지 무색, 갑을관계로
복지관 “투명성 위해 절차 요구”


고양시가 지역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수년째 진행 중인 평생학습카페 사업이 올해 위탁사업자인 행신복지관과 까페운영자들의 갈등으로 불참이 이어지면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고양시에 따르면 담당부서인 평생학습과는 지난 5월부터 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 ‘2018년 지역평생학습 활성화 사업’을 위탁해 평생학습카페를 모집했다. 평생학습카페는 2014년 고양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면서 매년 추진해온 역점사업으로 ‘고양시 평생학습 생태계의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선정기준은 하루 20명, 월 300명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카페, 서점 등)로서 선정된 곳은 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평생학습 콘텐츠와 가치를 공유·확산하는 오프라인 홍보거점 역할을 맡아왔다. 이러한 고양시 평생학습카페 운영정책은 지역 내 다양한 시설·공간들을 활용하고 풀뿌리 차원의 평생학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당초 시가 40개 소 선정을 목표로 했던 평생학습카페사업에 불과 절반 정도에 불과한 21곳만이 신청해 저조한 참여율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참여해온 카페 운영자들 중 일부가 “사업방향이 평생학습의 본래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고 반발하며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평생학습카페 초창기부터 참여해왔지만 이번에 불참을 선언한 한양문고 김민애 실장은 “예년과 달리 올해 6월에 모집공고를 내고 7월이 돼서야 선정발표가 나왔음에도 무조건 11월말까지 예산내역에 맞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다가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들에게 강사등록이라는 행정절차를 강요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인원수 채우기만 급급한 사업이 될 것 같아 올해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불참을 선언한 이우열 주엽작은도서관 행복한책마을 관장은 “위탁기관에서 올해부터 평생학습 참가자들에게 받는 참가비를 모두 영수증 처리하라는 지침을 받았는데 이는 전혀 현장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게다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리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답변까지 받았다. 사실 시 입장에서 평생학습교육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주는 공간운영자들을 배려하고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 마치 수혜의 대상인 것마냥 갑을 관계로 바라보는 것 같아 불쾌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평생학습카페에 참여한 한 공간 운영자 또한 “고심 끝에 사업 참여를 결정했지만 불참한 분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 평생학습 취지에 맞게 자율성과 독창성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마치 보조금사업인 것처럼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평생학습사업 위탁기관인 행신복지관 측은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사업 담당자는 “강사등록의 경우 담당부서에서 되도록 등록강사를 교육에 참여시키라는 지침이 내려와서 그대로 이행한 것이며 참가비 영수증 처리의 경우 참가비에 대한 평생학습 수요자들의 민원도 있어서 부득이 투명하고 정확하게 정산요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평생학습카페 운영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시 담당부서에서도 뒤늦게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학배 평생교육팀장은 “작년부터 평생교육카페 사업을 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진행과정에서 복지관 측과 현장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 같다. 위탁관리자 입장에서는 회계처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참가비 영수증 처리를 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어 현재 영수처리는 철회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김학배 팀장은 “그동안 평생학습 활성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며 많은 성과를 거둬왔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우선 당사자들과 간담회를 계속 진행하면서 최선의 방향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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