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

솔라나스·모그라비 등 세계적 거장 참석
집행위 “본질에 충실한 영화제” 선언
이재명 지사 “다른 이와 친구가 되는 계기 만들자”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출품작 감독들.

 

[고양신문] 초대가수 정동하가 부른 축하곡은 임재범의 ‘비상’이었다.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야, 당당히 내 꿈을 펼쳐 줄거야”라는 노랫말은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DMZ국제다큐영제의 당찬 다짐처럼 들렸다.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13일 저녁 파주출판도시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상영된 지혜원 감독의 ‘안녕 미누’를 비롯해 세계 39개국에서 출품된 142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고양과 파주를 중심으로 상영된다.

올해 영화제는 이재명 조직위원장, 홍형숙 집행위원장 체제로 열리는 첫 해여서 변화와 도전이 예고됐었다. 그러나 개막식 자체는 형식상의 파격적인 시도나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고, 오히려 실속 있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연예인이 홍보대사와 사회자를 맡았던 예년과 달리 이혁상 다큐멘터리 감독과 OBS 유진영 아나운서가 개막식 진행 마이크를 잡았다. 장소 역시 출입절차가 조금 까다로웠던 민통선 안을 고집하지 않고,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환경이 쾌적한 파주출판도시를 택했다.

조직위원장으로 무대에 오른 이재명 경기지사는 “세상의 이면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와 DMZ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큐멘터리계의 ‘호호아줌마’라는 별명으로 호출된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DMZ는 더 이상 분단과 아픔의 공간이 아니라, 평화와 용기의 공간”이라며 “새로운 10년을 내다보며 날아올라 뜨겁게 응원 받는, 본질에 충실한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마스터클래스 분야 초청 감독들.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부부.


이어 국제·아시아·한국·청소년 등 4개 분야의 경쟁작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개막식은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올해 영화제는 내용면에서 어느 해 보다 알찬 라인업을 선보여 영화제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를 짐작케 했다.

무엇보다도 10회 영화제를 기념해 특별히 기획된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의 초청을 받아 세계적 다큐멘터리 거장 페르난도 솔라나스(대표작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와 아비 모그라비 감독이 참가해 청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이어 심사위원을 대표해 스테파노 크루첼 감독이 무대에 올라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DMZ 영화제는 영화가 계속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해준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막작 ‘안녕 미누’를 연출한 지혜원 감독과 주인공 미누가 무대에 올랐다. 지혜원 감독은 “네팔에 친구가 생긴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미누를 소개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정지영, 이준익, 방은진 감독과 명필름 이은 대표, 탤런트 이광기, 영화배우 권해효 등 많은 영화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한 심상정 국회의원, 파주시장과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교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명의 경기도의원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2009년 시작된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구체적 실체인 DMZ와 다큐멘터리를 결합해 ‘평화, 소통, 생명’이라는 커다란 테마를 다룬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하며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다큐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앞서 소개한 ‘마스터클래스’ 거장들이 직접 관개과 만나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각계의 유명인사들이 작품을 추천한 ‘내 생애 최고의 다큐 10’, 2달 전 타계한 또 한명의 거장 ‘클로드 란츠만 추모상영’ 등 다양한 기획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상영 외 여러 가지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17~18일에는 DMZ사진과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 보도사진 전시와, 접경을 주제로 한 다큐·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펼쳐지는 ‘접경 심포지엄 뫼비우스의 띠를 찾아서’가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8일에는 전국의 청년기획자 100여 명이 민통선 내 캠프그리브스에 모여 종전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는 ‘DMZ 문화로 종전캠프’가 마련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행사도 마련된다. 일산 벨라시타 야외잔디광장에서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6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예정이고, 진모영 감독(지난해 개막작 ‘올드마린보이’ 감독)을 비롯한 명사들이 청소년들과 만나는 강연도 진행된다.

영화제의 백미는 역시 수상작 선정. 20일 저녁 고양 메가박스 백석에서 열리는 폐막식에서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대상인 흰기러기상을 비롯해 11개 부문 시상자가 발표되며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개회선언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친구로 만드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상을 통해 전 세계인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 8일간의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 축제를 놓치지 말자.

 

개막작품으로 선정된 '안녕, 미누'의 지혜원 감독과 주인공 미누(사진 오른쪽부터).

 

DMZ국제다큐영화제 후원회 '고양시를 움직이는 10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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