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코프, 작년 말 토지매입, 오피스텔 추진

토지주인 맥스코프가 지난 9월부터 건물 강제철거에 대한 계고를 하고 건물 전체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맥스코프, 작년 말 토지매입
오피스텔 추진 건축심의 통과
310억 투자, 건물철거권도 인수
그러나 건물경매 제3자가 낙찰
건물경매자 협상이 주요 변수


[고양신문] 일산서구 주엽역 앞에 20년이 넘도록 폐건물로 남아 있는 구 서광백화점(스타몰) 빌딩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토지를 인수한 사업자가 건물을 오피스텔로 신축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1일 이 건물에는 강제철거를 집행한다는 계고장이 게시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철거를 위한 가림막까지 건물 전체에 씌워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당 부지를 인수한 ㈜맥스코프는 올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구 서광백화점 건물에 대해 판매시설을 오피스텔로 바꾸기 위한 건축위원회 심의신청서를 고양시에 제출했다. 심의는 별 문제 없이 통과됐다.

토지주인 맥스코프가 건물을 새로 짓게 되면 그동안 누구도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주엽역 일대 주민들이나 고양시 당국으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서광백화점은 일산신도시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해당 건물은 지하7층 지상11층 규모로 본관과 별관 2개 동으로 나눠져 있다. 연면적은 2만 평이 넘는다. 거기다 공정률 80%에서 공사가 멈추면서 장기간 방치된 건물로는 규모면에서 전국적으로도 제일 큰 편에 속한다. 하필이면 건물의 위치가 고양시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주엽동 역세권이기 때문에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쳐왔다. 인근 주민들은 “안전문제도 있지만 흉물스런 건물이 집 앞에 있어 집값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광백화점(스타몰) 건물 부지를 인수한 (주)맥스코프가 올해 초 고양시 건축위원회 심의에 제출한 오피스텔 조감도. 맥스코프는 현재의 건물을 철거하고 이와 비슷한 규모(지상11층)의 오피스텔을 신축할 계획이다.

해당 건물이 1996년 건축허가를 받고도 지금껏 방치된 이유는 최초 사업자가 부도를 냈고 인수한 사업자마저 파산을 거듭하면서 채권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토지나 건물 인수에 관심이 있었던 사업자들도 수많은 채권자들의 압박에 따른 낮은 사업성을 문제 삼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맥스코프가 토지를 인수하고 건축심의를 신청하면서 건물신축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포기하다시피 손을 놓고 있던 개인채권자(분양 투자자)들도 새로운 토지주가 사업에 손을 댄 것이 감지된 4년 전부터 현장에 진을 치고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손영애 계약자협의회 대표는 “개인투자자 중 일부인 124명의 투자금 150억원에 대한 자료를 고양시를 통해 사업자인 맥스코프에 넘겼다”며 “분양 피해자들은 사업이 원활히 진행돼 피해금액을 어느 정도나마 보상받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맥스코프가 토지대금(310억원)까지 완납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사업이 엎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하지만 맥스코프도 자신들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지 못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광백화점은 과거 복잡한 채권관계로 인해 건물과 토지의 소유주가 분리됐다. 맥스코프는 지난해 잔금을 완납하고 토지를 법적으로 소유하게 됐으며, 대법원 판결로 건물 철거권한까지 갖게 됐다. 이제는 건물의 소유권만 갖게 된다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5일 있었던 건물 경매에 맥스코프가 아닌 제3자가 낙찰을 받으면서 맥스코프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 건물 소유자가 앞으로 어떤 협상을 요청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건물에 대한 경매 잔금 완납기한은 이달 25일까지다. 만약 경매 낙찰자가 잔금을 치르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잔금을 치르고 건물을 소유하게 되면 문제는 다소 복잡해진다. 또한 낙찰자가 잔금을 치르지 않은 조건으로 맥스코프에 어떤 요구를 할지도 아직까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년간 방치됐던 건물이 철거된다고 하자 시민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맥스코프의 신모 이사는 “지금까지 계속 유찰되던 경매에 제3자가 갑자기 끼어들면서 당혹스럽다.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건물을 소유하게 되면 여러 가지 깔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사업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건물 철거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협상을 해오던 간에 건물은 곧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토지를 되팔 것이란 과거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내부적으로 사업 주체가 많이 바뀌었다. 과거 있었던 얘기는 다른 사람이 한 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건물 착공에서 준공까지 끝까지 맥스코프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스코프가 토지대금 잔금까지 치른 상황에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건물 경매 낙찰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지연시키고 맥스코프는 그것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맥스코프가 외부에서 많은 자금을 끌어오면서 이자에 대한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도 예고돼 있다. 또한 맥스코프가 사업 초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인 전재국씨가 개입돼 있다는 과거 보도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두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는 사업진행에 무게를 두고 채권단과 토지주, 건물주 등 관계자들을 주시하고 있다. 시 건축과 관계자는 “건물 철거가 어떤 방식으로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과거 백석동 와이시티의 지반침하 사고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민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이 절차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광백화점 문제해결에 수년간 관심을 가져온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은 “이번에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며 “사업자인 맥스코프가 개인채권자들에 대한 보상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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