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교 10주년 기념 ‘공감 우리시대’ 3인이 말하는 ‘내 삶을 바꾸는 시간’

장강명·오선희·박창진씨 강연
안정 대신 변화 선택 ‘공통점’
“자신이 주도하는 인생변화 필요” 


[고양신문]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선택의 순간. 그 속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과감히 변화를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지난 20일 덕양구청 대회의실에서 펼쳐졌다. 서로 다른 계기를 통해 인생의 변화를 겪은 3명의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이 주인 되는 삶을 살아갈 것을 제안했다.

㈔마을학교(이사장 이승배) 10주년을 맞아 ‘공감 우리시대’ 강연 78번째 순서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내 삶을 바꾸는 시간: 내.바.시’라는 주제로 3명의 명사를 초청했다. 

소설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던 장강명 소설가, 검사출신 변호사이며 현재 안희정 전 도지사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씨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오선희 변호사, 그리고 ‘땅콩회항’ 사건을 통해 재벌가의 갑질문제와 싸우고 있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이들은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안정 대신 변화를 선택했으며 그 속에서 자신을 긍정해온 과정들이 있었다.  

선택 통해 원하는 삶의 방향 결정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장강명 소설가는 20대 이후 현재 자신의 삶을 결정지은 3번의 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직장이었던 건설 대기업을 나와 동아일보 기자가 됐던 과정, 호주에서 이민을 준비하던 여자친구와 결혼에 골인한 과정, 마지막으로 기자생활을 박차고 나와서 미래가 불투명한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했던 과정이 그것이다.

장강명 소설가는 이 같은 3가지 계기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먼저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장 소설가는 “3번의 계기 때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고민해 선택했고 그 덕에 나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단점으로만 생각했던 울컥하는 저의 기질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며 “이러한 선택의 결과를 통해 이제 저 자신을 믿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강명 소설가는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삶의 주도권을 가져보고 선택을 통해 결과를 맛보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제공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검사생활이 원하는 삶인가 고민
어린 시절부터 여러 우여곡절과 다양한 직업을 거치던 중 우연히 사법시험에 응시하게 됐다는 오선희 변호사. 10년간 검사생활을 하면서도 오 변호사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를 항상 고민했다고 한다. 

오 변호사는 “단지 연수원 성적이 좋아서 우연히 검사 일을 맡게 된 것인데 정작 저 자신은 무엇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지를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그는 검사직을 내려놓았다. 

오선희 변호사는 “제 인생의 변화를 가져온 많은 계기들은 모두 포기하는 용기에서부터 나왔던 것 같다”며 “아무리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좋은 자리라고 하더라도 지금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포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덕분에 직업도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그만큼 자신이 행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고 이룰 수 있는 것과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 때문에 지금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막연히 남들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한번쯤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내가 변해야 사회도 변해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그 유명한 '땅콩회항' 사건 이후 몇 달 동안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박 사무장은 “가장 절망적이었던 것은 당시 사건이 제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죄송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노예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넘게 스스로를 자책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은 내 자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을’에게 그렇게 하도록 세뇌시켰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성당을 다니면서 어느 순간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박창진 전 사무장. 이후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대한 미움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다시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미움의 감정까지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장은 “단순히 사람을 미워할 것이 아니라 그 사건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다양한 사회관계들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담담히 고백했다. 

그는 다시 세상에 나설 수 있게 된 용기에 대해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제대로 이뤄낼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 박창진 전 사무장은 “이제는 내가 이렇게 변화한 만큼 다른 이들을 변화시키고 싶다”며 “더는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고 제가 변해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3명의 강연에 이어 2부 사회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심상정 국회의원은 “마을학교는 제가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지역주민들에게 약속했던 부분들을 실천하기 위해 시작했던 곳”이라며 “10년 넘게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소장님과 운영위원들의 자원 활동 덕분이며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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