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보건대학교 2학년’ 이경애 씨

[고양신문] 삼육보건대학교 2학년인 이경애(59세)씨는 “잠이 들면 항상 공부하고 시험 보는 꿈을 많이 꾸었는데, 대학 입학 후부터는 그런 꿈을 꾸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 원당농협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학생들 속에서 유일하게 중년의 나이에 당당하게 장학금을 받은 이경애씨가 큰 박수를 받았다.

“환갑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항상 꿈꾸던 대학생이 되어서 무척 행복하다”고 하는 이경애씨. 덕양구 신원동 물이 맑고 많아서 '물구리'라 불리는 동네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엔 학교를 다닐 여건이 못 되어서 공부할 시기를 놓쳤다. 그러다가 결혼해서 직업군인 남편을 따라 강원도 화천에서 32년간 살았다. 그곳에서 적십자 봉사단, 부녀회, 동네반장 활동 등을 하며 목욕봉사를 다녔다.

이경애씨는 “어르신들을 보며 미래의 나의 모습을 생각했고, 부모님 얼굴을 떠올리며 복지에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가슴 한켠에 늘 아쉬움으로 미루어 두었던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고, 대학까지 문을 두드리게 됐다.

살고 있는 수유동에서 휘경동까지 대학을 다녔고, 강의가 끝나면 아픈 친정엄마도 돌봤다. 그러면서 아로니아, 고추 등 1000평 가량 되는 신원동의 밭농사 일까지 분주하게 해냈다.

“처음 사회복지학과 수시합격 전화 왔을 때 기쁨 반, 두려움 반이었어요. 가족들은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하라고 응원해주었고, 저는 무조건 부딪혀 보자라고 생각했어요.”

입학해서 MT를 갔는데 교수가 단상에 올라오더니, 학부모가 왜 여기 앉아있냐는 낯선 표정이었다고 한다. 일본으로 4박5일간 학생들과 연수를 간 적 있는데, 학생들과 소통이 잘 안 되어서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공부에만 집중하고 행복해하며 에너지를 받는 일상들이 마냥 즐거웠다.

자신 없는 영어는 가족들이 잠든 뒤 혼자서 불을 켜놓고 공부를 해서 졸업학점을 받았다. 졸업 필수 조건인 30시간의 봉사도 충실히 해냈다. 요양사 자격증은 이미 8년 전 취득했고, 장애요양이수증, 웃음치료사, 레크레이션, 분노조절자격증 등도 모두 취득한 상태다.

이경애씨는 "여름에 받았던 원당농협 장학금 100만원은 2학기 등록금으로 소중하게 쓰였다"며 “내년에 영광스런 졸업을 하게 되면 복지사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꿈 한 자락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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