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도서관센터 ‘고맙습니다, 내 인생’

평범한 이웃 42명의 인생 이야기
시·수필·그림책에 담아 책으로 출간

 

'고맙습니다, 내 인생' 수필반 신인작가들.

 

[고양신문] 시인으로, 수필가로, 또는 그림책 작가로…. 지난 26일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열린 ‘고맙습니다, 내 인생’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42명의 평범한 이웃들이 ‘신인 작가’로 탄생했다. 책 전시 오프닝 행사를 겸한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작가 가족과 지인들, 이재준 고양시장과 김경희 경기도의원, 명재성 고양시도서관센터소장이 자리를 함께하며 신인작가들의 첫걸음을 축하했다.

고양시도서관센터가 주관한 ‘고맙습니다, 내 인생’은 평범한 시민들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기획이다. 지난해 처음 진행돼 25명의 어르신 그림책작가를 배출했는데, 올해는 분야를 수필, 시, 그림책으로 다각화해 각각 화정도서관과 아람누리도서관, 그리고 주엽어린이도서관에서 3월부터 9월까지 총 20주에 걸쳐 수업이 진행됐다.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르신 120명이 수업을 시작해 3분의 1이 넘는 참가자가 마지막까지 완주했다.

초보자들에겐 낯선 창작작업을 돕기 위해 강진 산문작가, 손택수 시인, 김윤정 그림책작가가 지도강사로 나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창작 작업이 쉬울 리 없었지만, 그만큼 완성의 기쁨은 컸다. 출판기념회에서 각 반별 대표들이 소감을 말하고, 작품을 낭송하며 격려하고 축하를 나눴다. 수필집에 작품을 올린 ‘신인작가’ 김동자씨는 “내가 지나온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부끄럽고 보람됐던 순간들을 되돌아보았다”면서 “어제 일을 정리하니, 내일이 보이더라”는 소감을 말했다.
 

"내 삶을 회고하다보니 가까운 이들의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됐다"고 말한 신인 수필작가 김동자씨.


참가자들은 함께 공부한 이들과 보낸 시간들도 소중하게 저장했다.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젊은 ‘신인 시인’ 이상은씨는 “스쳐가는 이들이 만나 시 쓰고, 함께 공부하는 인연을 맺은 것이 새삼 신기하다”며 “좋은 강좌를 마련해준 시와 도서관에 감사를 드린다. 우리 부모님이 세금 내길 참 잘한 것 같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손주들에게 할머니가 만든 멋진 그림책을 안겨 준 ‘70대 신인 그림책작가’ 김경숙씨는 “평범한 할머니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다니 너무 신기하다”면서 “앞으로 5명 손주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겠다”는 소감을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작가가 인사를 하는 동안 꼬맹이 손자들이 할머니를 향해 연신 손인사를 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작품발표 시간에는 수필반 정경수 신인작가가 ‘물망초’라는 글을 낭독한 후, 청중들의 요청에 의해 ‘물망초’라는 이탈리아 가곡을 원어로 노래하며 즉석 축하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스스로를 월남전 참전용사라고 소개한 신인 시인 이성상씨는 현충원에 누워 있는 전우들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보훈의 달’이라는 시를 낭독해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반쪽이 엄마에게 드립니다』라는 그림책을 상재한 신인그림책작가 손옥희씨는 뽕잎, 해당화, 할미꽃 등 꽃과 나무의 이야기에 깃든 아련한 추억을 들려줬다.
 

청중들의 요청에 화답해 즉석 축하공연을 펼친 신인 수필작가 정경수씨.
먼저 떠난 월남전 참전 전우들에게 띄우는 시를 낭송한 신인 시인 이성상씨.

 
이재준 시장은 “오늘 신인작가로 탄생한 어르신들 덕분에 고양시가 비로소 진짜 책의 도시가 됐다”면서 “모두에게 멋진 선물을 주셔서 참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고맙습니다, 내 인생’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한 김경희 경기도의원은 “어르신들이 ‘내 인생을 글로 쓰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란다’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실제로 기회를 드려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면서 “개인적 정치 여정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 중 하나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양시도서관센터 관계자는 “참여 작가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 낸 시집과 수필집, 그리고 그림책을 17개 시립도서관에 비치해 일반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람누리도서관에서 테이프를 끊은 출판 기념 릴레이 전시는 내년 초 주엽어린이도서관과 화정도서관으로 이어진다. 정식 출판물 등록을 마친 시집 『토끼풀 무성하다 토낀 어딨지?』와 수필집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문의 031-8075-9202(화정도서관)
 

홀몸으로 자식들을 키워주신 '반쪽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글을 그림책에 담아낸 신인 그림책작가 손경옥씨.

 

김경희 경기도의원, 이재준 시장, 수료자 대표 채정남 신인작가, 강진 수필가, 손택수 시인, 김윤정 그림책작가가 출판 기념 축하케이크를 함께 잘랐다.

 

'고맙습니다, 내 인생' 시쓰기 반 신인작가들.

 

'고맙습니다, 내 인생' 그림책반 신인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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