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고양행주백일장 시상식

고양문협 주최, 250여 작품 참가
장일선씨 ‘소나무 밑에서’ 대상

 

28일 진행된 '고양행주백일장' 수상자들과 내빈들

 

[고양신문] 고양시문인협회(회장 이우림, 이하 고양문협)가 주관하는 제23회 고양행주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28일 고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올해 백일장은 지난 9월 행주산성에서 열린 제31회 고양행주문화제 행사와 연계해 진행돼 행주대첩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됐다. 백일장 시제는 ‘자유로’, ‘가을’, ‘행주산성’, ‘설거지’였다. 백일장에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부터 70세 이상의 어르신까지 25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유양수 고양예총 회장, 정경숙 국악협회장, 이은협·이재선 전 고양문협회장, 송규근 고양시의원과 수상자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운문과 산문으로 나눠 총 48명에게 상을 수여한 이날 행사에서, 외국어학원 영어교사 장일선씨가 ‘소나무 밑에서’라는 시로 대상을 수상했다.

행주산성 경사진 숲 속/ 맨몸으로 누워 맨살을 흙에 대면/ 휘추리 사이를 지나온 바람이/ 소나무 향기 코 끝에 전하고/ 정신은 가을산 단풍처럼 선명해진다/ 다시 눈을 감고/ 솔잎 향기 음미하면 피 냄새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나무들은 아직도/ 그날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중략) - 대상작 ‘소나무 밑에서’ 중에서

“평소에 소설책을 많이 보고, 취미로 식물을 많이 연구하는 편이예요. 식물에 대한 관찰력이 있어 시를 쓰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날은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갔다가 숲속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북소리가 들려서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 소리를 듣고 느낌 그대로 시를 썼는데 역사적인 행사에서 대상을 받게 돼서 무척 기쁩니다.”

허정열 심사위원장은 “초등부와 중등부, 일반부 작품들은 우수한 반면, 고등부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 아쉬움이 컸다”면서 “올해 대상 수상작은 역사의 한 장면을 자연에게 군더더기 없이 접목한 뛰어난 수작”이라고 설명했다.

 

'소나무 밑에서'라는 시로 대상을 수상한 장일선씨와 이우림 고양문협회장


1995년 등단 후 지금까지 고양문협과 함께 해온 이우림 회장은 “백일장이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최고”라며 “바삭바삭 건조한 일상에 글은 단비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3%의 소금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심성에서 나오는 글이 일상에서 3%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글은 치유의 능력도 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힘들고 아플 때 글로 소통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내년부터 행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매우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1일에는 고양문협 주관으로 제7회 고양행주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한다. 이 행사는 등단 10년 이상 된 전국의 기성 문인들이 대상이다.

 

운문부분 장려상을 수상한 초등부와 중등부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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