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역 인근 마을카페 ‘민’ 오픈

주민 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
협동조합으로의 전환 등도 고민


우중충한 사무실이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행신역 인근 건물 3층에 위치한 마을카페 ‘민’이 지난 30일 후원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것. 그동안 일반 카페를 제외하면 마땅한 모임장소가 없었던 행신역 주변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송영주 운영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 경기북부노동권익센터 사무실 겸 교육공간으로 활용해온 곳이에요. 일을 마친 분들을 대상으로 노동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주로 저녁에만 모임장소로 활용됐는데 낮 시간에도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부담 없이 오셔서 커피도 마시고 모임도 가지면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모아졌죠.”  

주민커뮤니티 공간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송영주 대표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작년부터 경기도 따복공동체센터 지원을 받아 ‘보물찾기’라는 공동체사업을 진행했는데 주민들과 함께 모여 무언가를 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일반 카페에서는 진행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할 수 있는 문화·교육 공간이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곳은 공간대여나 활용을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 리모델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9월부터.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공간에 애정을 가진 이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은 덕분에 훨씬 저렴하게 꾸밀 수 있었다. 카운터와 사무공간으로 활용되는 메인 테이블은 건설노조 노동자들이 손수 제작해줬고 전기 배선은 킨텍스 노조 소속 전기기술자가 작업했다. 내부 디자인과 소품 또한 카페운영진이 직접 마련한 것이다. 송 대표는 “재료비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이 공간을 아끼는 분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이뤄졌다”며 “이곳을 찾는 주민들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내부 디자인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카페 안쪽에 마련된 회의공간

아직 상업시설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이곳은 후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커피가격은 1500원. 1000원을 내고 마을카페 회원으로 등록하면 커피를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수익적 측면보다는 주민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간대여도 가능한데 만약 마을카페 공간 전체(50명 수용 가능)를 빌릴 경우 시간당 2만원의 후원료를 내면 된다. 

운영방안은 아직까지 고민 중이다. 송영주 대표는 “아무래도 공간운영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지속가능성까지 염두해보면 후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함께 이 공간을 만들어 나갈 주민들을 찾아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공간운영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해보고 내년 상반기 이후 협동조합 등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공간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참여와 의견반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송영주 대표는 과거 사무실이었던 이곳을 마을카페로 전환하면서 도의원 시절부터 모아온 각종 자료와 개인물품들을 대부분 정리해야 했다. 업무공간이 사라진 데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지만 송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 공간을 나누고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자료와 물품을 정리하면서 생긴 허전함은 이제 행신동 주민들이 채워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송 대표는 “마을카페라는 이름처럼 앞으로 동네주민들이 무언가를 손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소통·공감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운영대표를 맡고 있는 송영주 전 도의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