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걷기연맹 제주 올레길 걷기

첫날, 제주올레길 10코스 용머리해안에서.

 
[고양신문] 고양시걷기연맹(회장 임철호)이 주최하는 ‘제주 올레길 걷기’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나들이에는 임철호 회장을 비롯한 임원과 회원 12명이 함께했다.

13일 첫째 날에는 제주올레길 10코스를 걸었다. 산방산을 등지고 용머리해안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용머리해안은 수천 년의 해풍 속에 깎인, 오랜 세월의 흐름이 담겨진 주상절리 절경을 품고 있다. 이어 사계포구~송악산둘레길~섯알오름~하모해수욕장~모슬포항까지 19㎞ 구간을 5시간에 마첬다.

이 10코스는 제주 올레길 중에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제주 남쪽, 송악산 휴게소에서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송악산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둘레길에는 소나무 숲인 산과 어우러진 해안의 뛰어난 경치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초원에서 말들이 노니는 방목의 이채로운 풍경도 펼쳐진다.

또한 섯알오름 구간에는 아직도 미완으로 남은 4.3사태의 자취를 만날 수 있었다. 제주 양민들이 무차별하게 희생당한 가슴 아픈 매물현장과 제주 4.3사태 추모비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옆에는 일제 때 중국 남경을 폭격할 목적으로 제주도민을 동원해 만든 알뜨르 비행장과 동굴진지, 전투기 격납고 등 생생한 일제 만행의 현장도 지난다.

14일 둘째 날에는 제주 우도 올레길 19㎞를 역시 5시간에 완주했다. 우도는 제주 성산포 일출봉 앞 성산포항에서 출발해 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간다. 우도에서 운 좋게도 제주의 상징인 해녀들의 물질 풍경도 보았다. 1906년 제주도에 첫 번째 세워진 무인 등대가 있는 우도봉 방향에서 걷기를 시작했다. 섬 속의 섬, 우도의 구불구불 이어지는 밭두렁 돌담 속 밭은 푸르른 청보리로 일찍 찾아온 봄기운이 담겨있었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우도는 걸을수록 아름답다.

바다와 해안절벽이 어우러진 제주올레길의 멋진 풍경.

15일 셋째 날에는 오전에 원시 비자나무 자생지를 숲속의 공원으로 가꾼 비자림을 방문했다. 수백 년, 많게는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지켜온 비자나무들이 우거진 비자림은 그 울창함이 원시 정글에 와있는 듯했다. 제3코스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폐교를 개관한 ‘김영갑 기념 갤러리’를 관람했다. 루게릭병으로 47세 일기로 생을 마감한 김영갑은 제주의 산, 오름과 제주의 바람을 주제로 시시각각 바뀌는 제주의 풍경을 담았던 사진작가다. 바로 3코스 중간 지점인 두모악에서 시작해 중산간 올레길 3-A 코스 16㎞, 4시간에 걸쳐 걸었다. 제주 감귤과 제주 무, 당근, 청보리밭 사이로 이어지는 제주 농가길은 겨울 추위를 무색케하는 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해안길로 걷는 3-B코스는 시간상 생략하고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3일 동안 약 55㎞의 제주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돌과 바람을 몸으로 실감하며, 제주에 온전하게 빠졌다. 고양시걷기연맹 회원들은 제주도 해안을 따라 함께 걸으며 서로의 화합과 우의가 새록새록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재)고양시걷기연맹은 지난해에 이어 2019년에도 고양시민들의 호응 속에서 ‘고양 누리길 14코스 걷기’를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푸르른 우도 청보리밭 풍경.

 

둘째 날, 우도 올레길 걷기를 시작하며 한 컷.

 

2박 3일 모든 일정을 함께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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