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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재앙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미세먼지 상식<고양미세먼지대책촉구모임> 엄마들이 만든 첫 미세먼지 자료집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9.02.11 15:10
  • 호수 1406
  • 댓글 0
평범한 엄마들이 출판한 『미세먼지 상식』.

어린이집 교재 필요성 느낀 후
1년 동안 공들여 만든 소책자
엄마들이 어린이집 직접 배포 


[고양신문] “미세먼지에 대해 이렇게 우려가 크고 관심이 많은데도 막상 정확한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 대형서점에 가봤는데, 관련 책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실생활에서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나온 책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책을 만들어서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배포하고 교재로 쓰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100페이지 소책자 1000권. 책을 만드는데 약 1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책 제목은 『잿빛 재앙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미세먼지 상식』이다. 고양시 어린이집이 약 800군데라 1000권의 책을 만들면 모든 어린이집에 배포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책은 고양 미대촉(미세먼지대책촉구모임) 회원 2명이 작년 3월부터 만들었다. 비전공자인 주부들이 만들어낸 책이라고 우습게보면 안 된다. 자료집, 정책메뉴얼, 언론보도 등 150여 개의 자료를 참고해 만들었으며, 인쇄에 앞서 전문가에게 감수를 맡기고 수정도 여러 번 거쳤다.

책은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미세먼지와 관련된 정보들을 총망라하고 있어 전문가들에게도 관심을 받았다. 저자들은 지난달 28일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의 초청으로 제작사례 발표를 하고 왔다. 전국 지자체를 돌며 시민교육을 하고 있는 사업단 측에서도 ‘시민들이 직접 책자를 발간한 사례는 없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업단도 이와 비슷한 자료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완성된 책을 보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1년간 매달려 100페이지 소책자 발간

책은 만들자고 주도한 인물은 고양 미대촉 대표인 고경화씨다. 고경화 대표와 동료 회원 1명이 작년 3월부터 책을 만드는데 매달려 12월 말쯤 인쇄가 끝났다. 책을 만든 이유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를 상대로 하는 미세먼지 교육이 너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내려온 매뉴얼을 읽는 게 전부였던 교육, 그래서 직접 자료집을 만들어 어린이집에 배포하기로 결심했다. 비용은 환경단체 보조금으로 고양시가 준 300만원이 전부였다. 다행히 집필에 참여한 2명 모두 출판사 편집자 출신이라 책을 만드는데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비전공자라는 한계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보조금 300만원 중 디자인으로 150, 인쇄비로 150만원을 쓰고 인건비는 한 푼도 없이 재능기부 형태로 책이 발간됐어요. 책을 쓰기 위해선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 모으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정부의 각종 매뉴얼, 대기환경학회 등 각종 연구단체, 그리고 토론회 내용까지 모두 긁어모았어요. 통계자료와 그래픽을 활용하기 위해 외국논문을 뒤지기도 했지만 역부족일 때가 더 많았지요.”

책의 목차는 이렇다.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얼마나 위험할까 ▲어떻게 대응해야하나 ▲실내공기, 어떻게 관리할까 ▲교육기관에 바란다 ▲고양시 미세먼지 현황 등이다. 특히 ‘교육기관에 바란다’에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단체생활에 적용해야 하는지 자세한 방법들이 나와 있어 활용도가 꽤나 높다.

미대촉 회원들은 항공지도를 활용해 현장을 찾아가 지역별 오염현황을 파악하는 작업도 작년에 진행해왔다.

 
만들었지만 배포 어렵다는 공무원

이렇게 어렵게 꼼꼼하게 만들어진 책이지만 미대촉이 생각했던 대로 배포가 되지는 않았다. 시 담당 공무원들의 협조가 필요했지만 환경부서와 보육(교육)부서가 다르다보니 업무협조가 안 되면서 책자 배포는 시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공무원들이 소극적으로 나왔다. 오히려 반기는 쪽은 시청이 아닌 교육청이었다. 고양교육청이 학교에 배포하겠다고 500부를 가져갔고, 나머지는 미대촉 회원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원장을 찾아가 직접 배포하고 교육에도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고경화 대표는 “책을 발간한 진짜 취지는 교육기관과 함께 해당 공무원들도 미세먼지에 대해 공부 좀 하라는 것이었는데, 공무원들이 우리들의 요구를 민원으로만 생각하다보니 협조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아쉬움도 많지만 책자를 만들었다는데 만족한다. 책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인쇄를 할 수 있으니 시 공무원들도 책을 적극 홍보하고 권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부족한 자료지만 자녀를 가진 부모나 교육기관에서 활용하기에 필요한 지식들이 많다”며 “미세먼지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온라인카페 ‘고양 미세먼지대책촉구’(네이버 카페명 검색)에 가입해 활동하시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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