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일산(주엽)사과나무치과 과장의 <건강칼럼>

김명숙 일산(주엽)사과나무치과 소아치과 과장

[고양신문] 요즘은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달달한 간식들이 주위에 참 많다. 어른들도 흔히 즐겨먹는 각종 간식이나 초콜릿, 사탕, 젤리 등을 ‘나도 먹고 싶다’며 칭얼거리는 아이들의 요구를 외면하자니 부모님 입장이 참 난처하기 이를 데 없다. 
 
“OO아, 네가 먹고 싶다는 젤리는 치아에 있는 세균들이 너무 좋아하는 음식이야. 이걸 먹으면 입속에 충치 세균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엄청나게 힘도 세질 거야. 그럼 이가 썩어서 굉장히 아프지 않을까?”라며 어르고 달래보지만 아이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이들이 충치 유발 음식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모님들은 매번 아이들의 양치 상태를 일일이 체크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의 충치를 발견하고는 급히 치과를 찾았을 때 여러 개의 충치가 생긴걸 보고 깜짝 놀라는 부모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이들은 보통 양치질을 싫어하고 치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심이 심하다. 따라서 병원을 찾았을 때 치료해야 할 충치 개수가 많은 경우라면 ‘수면진정요법’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수면진정요법은 약물의 투여 경로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어떤 한 가지 약물이나 투여 경로를 택하는 방법이 있고, 최근에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 혹은 경로를 선택해 사용하는 병용 투여법도 널리 쓰이고 있다. 전자는 흔히 아산화질소 흡입 진정법이, 후자에는 이와 함께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병용 투여법이 대표적이다. 

약물에 의한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지 혹은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맥박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통한 모니터링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면진정요법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처음 내원했을 때 치과 공포가 너무 심했지만 수면 진정 요법으로 치료받은 후 며칠 지나서 치과를 다시 찾은 아이들이 ‘선생님 저 오늘도 치실 열 번이나 했어요’라고 자랑하거나, 아무 거리낌 없이 체어에 누워 조그맣고 귀여운 입을 크게 벌리며 ‘선생님, 제 입 악어 같지 않아요’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 큰 감동과 더불어 보람을 느끼곤 한다. 

이렇듯 적절하고 신중한 약물 투여와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한 수면진정요법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치과 진료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치과가 결코 무서운 곳이 아니라 신나고 재미있게 언제든 놀러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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