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준 일산(주엽)사과나무치과 과장의 <건강칼럼>

신세준 일산(주엽)사과나무치과 보철과 과장

[고양신문] 연설 도중 입을 크게 벌려 틀니가 빠지거나 재채기를 하다 틀니가 빠진 영상을 모두들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치아가 건강한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 웃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동안 고생하고 있는 틀니 환자들은 씁쓸한 맛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90년대부터 국내에 임플란트 치료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그 혜택을 받게 돼 언제 틀니가 빠질지 모르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 비용만 지불할 수 있다면 임플란트를 해서 틀니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임플란트 식립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이를 지지하고 있는 잇몸뼈가 점차 흡수되어 사라지고, 이를 덮고 있는 연조직 또한 얇아지게 되고 이 과정은 생애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그래서 오랜 기간 틀니를 사용한 분들은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잇몸뼈 즉 치조골이 많이 흡수되어 임플란트를 심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치조골의 폭경이 6mm이상, 신경관 등의 주요 해부학적 구조물까지의 거리가 치조정 꼭대기로부터 8mm이상이 돼야 한다. 이마저도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는 최소한의 치조골량이 중요한데, 환자에 따라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뼈 이식을 필요로 하며 이는 인내심을 요하는 과정이다. 만약 치조골의 성상이 푸석푸석하다면 뼈가 잘 만들어지지 않으며 예후 또한 좋지 않아 환자와 술자 모두 장기적인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이가 없는 틀니 환자들은 고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수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임플란트도 엄연히 피를 봐야하는 침습적인 술식이다. 따라서 혈전 용해제 등 출혈 경향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의 면역 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환자 등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 약물을 중단 또는 변경하여야 지혈 장애 등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약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도 부지기수인데 만약 비스포스포네이트로 대표되는 골흡수 억제제, 항암치료 중 사용되는 혈관형성 억제제 등을 복용하거나 투여받고 있다면 낮은 확률이지만 임플란트 식립 후 악골이 괴사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어 담당 의사와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 완전 틀니를 임플란트 고정성 보철로 만들어 끼웠다 뺐다 하는 가철성 장치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경우에는 많은 개수의 임플란트를 식립해야 한다. 이 역시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치아가 전혀 없는 무치악 환자의 경우 위턱뼈에는 8~10개, 아래턱뼈에는 6~8개 정도를 식립해야 역학적으로 무리가 없는 보철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 많은 수의 임플란트 식립에 따른 비용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전신의 건강상태가 오랜 기간 잦은 치과 내원과 긴 진료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여러 이유로 임플란트 식립이 어렵다면 어쩔 수 없이 틀니를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데, 4-5회 이상 내원해야 하는 틀니 제작 과정을 거쳐서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여러 번 내원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뭐든지 서둘러서 좋은 것 없듯이 필요한 5가지 단계를 꼭 거쳐서 만들어야 한다. 이는 국가에서 지정한 술식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이를 지키는 병원에서 만들어야만 잘 맞지 않는 틀니로 인해 고생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잇몸뼈와 연조직의 형태가 양호한 경우 매우 만족하며 쓰는 경우도 많다. 틀니 제작은 비교적 숙련된 의사도 매우 어려워하는 과정이므로 사전에 문의를 통해 틀니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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