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시정 당협위원장

정치신인 제1야당 최고위원 도전
개혁 메시지로 전국적 지명도 획득

5.18발언 사과, 친박 8적 퇴출 주장
“소장그룹 모아 지도부 변화 요구할 것”

 


[고양신문] 누군가는 ‘혼자 튀려는 돈키호테’라고 하고, 누군가는 ‘보수야당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정치 신인으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조대원 고양정 당협위원장 얘기다.
그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지난달 27일 고양 킨텍스에서 치러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조대원 후보는 1만5434표를 얻어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7위를 기록하며 커트라인 4명에 들지 못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보수 야당’을 표방하며 참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로 출마했던 조대원 위원장의 도전은 여러 면에서 화제를 낳았다. 특히 과격한 언행으로 합동연설회를 방해한 태극기부대 지지자들을 향해 “김진태 데리고 당을 떠나라”며 직격탄을 날려 파란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주의조치를 받는 등 집중 견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대원 위원장은 끝까지 “5.18과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며 어떻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당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쳤다.
이러한 행보는 오히려 당 밖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조 후보는 일반여론조사에서 10%가 넘는 지지를 얻어 선배 정치인들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지만, 당원투표에선 3%대의 낮은 득표에 만족해야 했다. 향후 행보가 궁금해 조대원 위원장을 문촌마을 사무실에서 만나보았다.

 

▶ 전당대회 치른 소감은.

아쉬움이 크지만 나름 성과도 컸다. ‘개혁’이 전당대회 이슈가 됐으면 했지만, 경선기간 직전 터진 5.18 관련 발언, 태극기부대 지지자들의 행태, 김준교 후보의 막말 등이 내내 화제의 중심이 되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 혼자 외롭게 맞서며 당 개혁을 부르짖었다. 덕분에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기회도 됐다.

▶ 인지도 상승을 실감하나.

대구 합동연설을 마치고 기자석을 돌며 인사를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꼭 완주하고 한국당에 살아남아달라는 격려도 많이 받았다. 전당대회 이후 다양한 매체에서 취재, 또는 출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 처음엔 돌출적 캐릭터로 보더니 지금은 자기생각 분명하고 연설 잘 하는, 자유한국당의 미래라고 평가한다더라(웃음). 어제는 유명 정치평론가가 진행하는 프로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나섰던 김준교 후보와 토론을 하자고 해서 거절했다. 김준교 후보를 부각시키고 싶은 마음 없어서다. 차라리 김진태 의원을 섭외하면 다시 연락 달라고 했다. 자리 만들어주면 끝장토론 할 자신 있다.

▶ 조직과 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유가 뭔가.

나의 정치 신념을 알릴 무대와 마이크가 필요했다. 원래 당대표 출마를 고민했지만, 컷오프 당할 확률이 높아 5분이지만 마이크 잡아볼 기회 얻기 위해 최고위원에 나갔다. 지역에서 아무리 뛰어봐야 이 상태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지금 당의 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또 완패할 확률이 높지 않나.

▶ 내부 견제와 반발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초기엔 원외 지역위원장 그룹도 나를 무척 불편해했다. 혼자 튀려는 ‘듣보잡’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출마의사를 밝혔을 때 ‘전당대회를 희화화 하지 말고 빨리 사퇴하라’는 단톡방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선기간 내내 진정성 있게 내 주장을 펼쳤더니, 사퇴하라는 댓글을 달았던 분이 나를 찾아와 호의를 표하더라.

▶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나.

특별한 게 아니다. 당 내부에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드러내놓고 정리 좀 하자는 거다. 우리 당에서 세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민심을 받아들이고, 5.18을 비롯해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사과하자는 것이다. 남북관계도 합리적으로 접근해 통일도 해야 하지 않나. 모두 당 밖에선 상식으로 통하는 얘기 아닌가. 그 얘길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첫 연설에서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이유는 뭔가.

긴장된 마음으로 대전 합동연설회 단상에 올랐는데, 시작부터 그 분들의 행태를 보고 화가 났다.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에게 반말하고, 애국가 4절까지 부르라고 소리치고…. 애국가 4절까지 하면 애국자고, 1절 하면 애국자가 아닌가? 보수는 점잖고 예의바르고 타인을 배려하는, 품격을 소중히 지키는 이들 아닌가. 그런데 떼로 몰려다니며 전당대회를 막가는 분위기로 몰고 가고, 기자들이 한심하다는 듯 비웃는 모습 보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방언 터지듯이 쏟아 나왔다. 사실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당원들이 당을 좀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말은 평소 술자리서 하던 이야기다. 그 사람들 2만 명 데리고 나가면 20만 명 데리고 들어올 수 있지 않겠나.
 

<사진제공=오마이뉴스>

 

▶ 당 선관위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는데.

경고는 먹었지만, 내 연설이 언론에 화제를 일으켰으니 나를 자르지는 못할 거라 믿었다. 이후 실명 거론은 자제하기로 했다. 대구연설에서는 광주 5.18을 언급했다. 사실 타 지역 인사가 대구에서 이 얘기 꺼내면 빨갱이 취급 받기 쉬운데 나는 대구 토박이 육사 출신 아닌가. 아버지는 월남전 동생도 특전사를 나온, 소위 핵심 보수의 조건을 다 갖췄다. TK가 보수 맏형인데, 지역 정서에 갇혀 꼴랑 국회의원 몇 명 만들고 끝나서야 되겠냐고 호소했다. 부산에선 민주화 운동하신 분들에게 사죄하는 연설을 했다.

▶ 당원들에게 너무 적은 표를 얻은 것 아닌가.

조대원이 바른 말은 하지만, 검증되지 않아 표를 안 던졌다고 하더라. 보수정당은 원래 당심이 국민민심보다 좀 늦다. 아마 여론조사 결과가 미리 발표됐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또한 당내 선거도 사표심리가 작동돼 신인이 제 값을 얻기 힘든 구조다. 또한 다들 당대표 후보들과 러닝메이트 개념으로 줄을 섰는데, 나는 아무런 줄서기 없이 단신으로 선거를 치렀다. 당원들이 주신 6700여 표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다.
국민여론조사에서 10.7%를 얻어 전체 4위, 남성후보 5명 중에선 조경태 후보 다음으로 2등을 기록했다.

▶ 출마 성과를 자평한다면.

이번 전당대회 전 과정에서 나의 존재가 자유한국당의 체면을 세웠다고 자부한다. 보수야당에서도 새로운 생각을 가진 그룹이 나온다는 걸 증명했으니까. 비록 지금은 소수지만, 혁명은 소수에서 시작하는 것 아닌가. 현 지도부는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니 시간은 조대원 편이다.

▶ 자유한국당의 현실을 진단한다면.

당심과 민심의 차이가 너무 크다. 합동연설회 내내 보았듯, 일부 당 대의원들의 수준이 심각했다. 당심이 민심 못 따라간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 그런데 이번에 새로 선출된 황교안 대표의 첫 행보는 실망스럽다. 지금부터라도 개혁적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 새로 출범한 한국당 지도부가 극우세력, 기득권세력과 단절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걸 하려면 부채의식이 없어야 하는데, 지금 당대표와 최고위원 된 분들이 모두들 그 세력에 눈치를 봐 가며, 또는 신세를 지고 당선되지 않았나.
총선을 앞두고도 당 지지도가 계속 정체되면 당협위원장들이 황교안 체제에 변화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그런 상황을 당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정치지표가 다르다면, 굳이 자유한국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있나.

사실 지역정서가 두 당을 갈라놓았을 뿐이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은 이념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시대에 따라 어느 당이 더 무능한가, 부패했나에 따라 국민들의 선택과 심판을 받을 뿐이다. 배경이 자유한국당 진골인데 당을 떠나는 건 말이 안 되고, 당을 국민이 더 사랑하는 당으로 만드는 일에 승부를 걸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니 당연히 총선이다. 하지만 수도권은 중앙정치가 80%를 좌우하고 개인역량은 20%밖에 안 된다. 그래서 중앙당이 똑바로 가도록 쓴 소리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나와 생각을 함께 하는 소장 그룹들을 모아 함께 공감하며 같은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나처럼 대놓고 이야기해도 짤리지 않는다는 예를 보여주고 싶다. 보수정당에서 새롭게 올라오는 희망의 싹을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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