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천(수변공원) 수질개선 실시설계 착수보고회

▲ 한류천 수질개선을 위해 고양시가 채택한 ‘하수처리수’ 재사용 방안. 한류천 하류의 일산하수처리장 방류수(10만톤/일)를 하천 상류로 끌어 올려 유지용수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방안은 7일 실시설계 착수보고회에서 시의회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부영양화로 녹조‧냄새 감당 못할 것”
수질 3등급이 목표, “민원 들끓을 듯”
K-컬처밸리 중심지, CJ사업에도 걸림돌
배수로라는 태생적 한계 “하천기능 포기하자”


[고양신문] 고양시가 한류천 수질개선을 위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을 한류천에 채우는 방안’으로 실시설계를 진행하려 했으나, 수질개선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시의원들의 의견이 쏟아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고양시는 지난 4일 ‘한류천 수질개선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최종보고하고 곧바로 7일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앞서 열린 4일 타당성용역 보고회에서 고양시가 도출한 최적안은 ‘일산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한류천 상류로 끌어 올려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질개선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실시설계용역 착수보고회에서 고양시가 도출한 방안이 ‘수질개선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다수 나오면서, 이춘표 고양시 제1부시장은 “TF팀를 구성해 지금까지 제시된 모든 안을 다시 살펴보고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시가 도출한 안을 믿을 수 없다는 시의원들의 지적에 실시설계의 방향을 다시 조정하겠다며 시가 한발 물러선 것.

이날 하수처리수를 재사용하겠다는 고양시 방안에 대해 경기도소하천위원회의 한 전문가는 “하수처리수는 ‘질소’와 ‘인’의 비율이 높아 처리수를 재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하수처리수는 부영양화가 쉽게 진행되기 때문에 녹조와 냄새에 대한 민원이 들끓을 것”며 “그 민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류천이 애초에 하천이 아닌 일산신도시의 배수로라는 점을 강조하며 하천의 기능을 포기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고양시의회 김서현 의원은 “발원지가 없고, 맑은 날에도 매일 1만톤 이상의 오수가 흘러나오는 배수로(한류천)의 수질을 개선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복개하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리‧유지 차원에서 더욱 효율적이다”라고 제안했다.

유은혜 국회의원의 조성환 보좌관도 김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애초 경기도의 설계 잘못으로 한류천 수변공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다시 돈을 들여 수질개선을 할 거라면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어봐야 한다”며 “처음부터 하천이 아니라면 하천의 기능을 포기하고 배수로(한류천)를 대형 바이패스관 형태로 묻는 안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일 착수보고회에 앞서 고양시의원들과 관계 공무원들은 한류천 수변공원을 현장답사했다.

김서현‧김운남 시의원 등은 “이왕 TF팀을 꾸려 재논의를 해야 하는 사항이라면 실시설계 용역을 잠시 중단할 것”을 시 집행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한류천 개선사업이 K-컬처밸리와 일산테크노밸리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분히 숙고하고 결정해야할 주요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부시장은 “모든 안을 다시 재검토해야 하겠지만, 용역을 멈추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해 시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결국 부시장은 용역 중단은 어렵다고 못박는 대신 "의원들과 충분한 협의 하에 실시설계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에서 답변을 마무리했다.

한류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새로운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은 최근 CJ가 고양시에 제안한 안으로,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CJ가 재원을 일부 보조하겠다고 나서면서 한류천 개선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방안이다.

한편 이날 착수보고회에서는 고양시가 한류천의 목표 수질을 3등급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발표에 대해 목표치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추가로 제기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김용섭 고양시 도시균형개발국장은 이날 논의된 내용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와 시의원 등을 포함시킨 TF팀을 꾸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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