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개편 목소리 높은 8년차 시정주민참여위원회

고양시 대표적 주민참여기구
주민참여확대 역할 제대로 못해
발굴과제 13년 51건, 18년 11건
시정 관심있는 시민참여 확대필요

올해로 8년째 운영되고 있는 자치도시 고양시의 대표적 주민참여기구인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가 운영 과정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초 위원회 설립취지인 ‘주민의 시정 참여 확대’라는 목표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개발된 정책과제들조차 시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주민참여 확대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추천인사 중심, 비판 기능 상실
고양시 주민참여 조례에 근거해 설치된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는 주민참여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2년 처음 설치된 기구다. 시 주민자치과가 작성한 ‘2019년 시정주민참여위원회 및 주민참여단 운영계획’에 따르면 올해 시정주민참여위원회는 당연직 위원장인 시장과 시의원 2명 등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당 위원회는 전체위원회와 운영위원회, 기획분과, 참여분과, 정책분과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표 참조>. 

구성원 규모뿐만 아니라 시장이 직접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시정주민참여위가 갖고 있는 위상은 여타 위원회와는 수준을 달리한다.

하지만 4기를 맞이한 현재 시정주민참여위는 출발 당시 시정공동운영 수준의 참여기구를 표방했던 당초 구상과 비교해 볼 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양시 주요 정책에 대한 심의·협의는 고사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자문역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는지 의문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시정주민참여위원회라면 적어도 산황동 골프장 문제 같은 주요 현안도 논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정참여확대라는 당초 목적을 떠올려본다면 현재 활동에는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위원들의 경우 시정참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내부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시정주민참여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최성 시장 재임 기간이었던 3기 시정참여위부터 시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상당수 위원으로 임명되면서 사실상 시정비판에 대한 기능은 상실해버린 상황”이라며 “틀을 아무리 잘 마련해놓아도 구성원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시정참여위원회 소속 한 위원 또한 “일부 위원들은 정책과제발굴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공무원들에게 모두 떠맡기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질적으로 시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주민들이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과제 제안해도 깜깜무소식
주민참여단 간의 소통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체계상 참여단은 주민의견수렴을 통한 정책과제 제안 등의 역할을 맡으며 위원회는 이를 최종 승인·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막상 위원회가 정책과제를 결정한다고 해도 행정부서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정위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서광선 박사는 2013년 활동 보고서에서  “30개 이상의 정책과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막상 얼마나 집행되었는지 모니터링을 하거나 평가할 기회나 구조 없이 다음 해로 넘어가는 과제가 과반이 넘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노력이 번번이 무산되다보니 발굴 제안되는 정책과제의 수도 눈에 띄게 감소됐다. 실제로 2013년 시정참여위에서 제안된 정책과제는 51건이었지만 작년에 제안된 정책과제는 15건에 불과하다.

현재 참여단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위원은 “1년 동안 정책과제를 열심히 조사해서 제안해도 어떻게 반영되는지 결과통보가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위원은 “정책과제를 승인결정하는 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보다 시장과 행정부가 제대로 된 권한을 부여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 아니겠느냐”며 “이러한 상황에서 본래 목표인 시정주민참여 확대방안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 위원은 “제도 자체는 훌륭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서 구성 목적이 점차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제도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목소리에 대해 황희숙 시정주민참여위 부위원장은 “위원회가 일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강사데이터 구축사업 등 많은 정책과제를 발굴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난해 전체회의에서도 백석역 온수관사고와 관련해 노후배관 안전점검 및 민관 TF팀 구성을 요청하는 등 시정현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황 부위원장은 “앞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위원역량강화 방안 등이 뒤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