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혁 한국미협고양시지부장 

미술가 많지만 전시관 부족해, 사고의 틀 깨야 미술산업 성장

“문화의 도시 고양시에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고양시에는 수많은 미술인들이 있습니다. 대략 1만 여 명으로 전체 시민의 1% 정도입니다. 이정도 인프라인데 장소만 된다면 고양시는 365일 미술품을 전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마음 놓고 작품을 전시 할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미술전시가 문화와 연계되는 미래의 고양시 관광자원이라 생각하는데 안타깝습니다. 민과 관이 정체된 문화의 틀을 조금씩 바꾸면 관광문화라는 꽃은 활짝 필수 있다고 봅니다. 곧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각자 묵묵히 활동을 하고 있지만 번듯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다들 있을 겁니다”라며 이병혁 한국미협고양시지부장은 미술인들의 아쉬움과 희망을 대변했다.

이병혁 회장의 첫 인상은 순수하면서도 흰 종이 처럼 꾸밈이 없다. 

장호 이병혁(63세) 고양미협 회장. 그는 고향 경기도 이천 장호원의 장호(長湖)를 호로 사용한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그 정도로 크다. 지역사랑이 대단한 서예가이자 미술가다. 어렸을 적 유독 서예를 좋아해 20세가 되면서 서울 인사동으로 유학을 떠났다. 서실에 들어가 잔심부름을 시작으로 청소와 잡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배움의 시간을 보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는가? 배움의 열망은 빠르게 실력으로 쌓여갔고 일취월장했다. 더 큰 배움의 열망으로 서예 대가들에게서 정통 서예를 배웠고, 자신의 인생 40여년의 세월을 문방사우와 지내왔다. 
서예와 더불어 대한민국 한자자격증1급 등 한자와 관련된 자격증만도 5개다. 서예와 한문에 깊이 있는 공부를 지속해 온 그는 1985년 서울에 서실을 열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10여년을 꾸준히 운영하다 1993년 일산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일산동구 마두동에 현 ‘장호  서예원’서실을 신도시에서는 처음으로 열었다. 지금도 그곳에서 문하생들과 왕성한 활동으로 꾸준히 붓심 가득한 마음을 다해 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고양미협회장이자 1천여 회원의 대변인으로 순수한 마음을 다지게 해주는 것도 장호 서예원이다.

가지런한 붓들은 서실과 함께 일산신도시의 역사를 같이 했다.

이병혁 회장의 희망은 고양미협을 소통과 공유 그리고 만남으로 이루어진 협회로 구축해가는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를 받아들였다. 시대와 발맞춰 임원과 회원들 적극 참여해 조금씩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현재 우리 미술협회 회원은 1천여 명에 육박 합니다. 2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포도를 가진 협회이기도 합니다. 회의를 할 때도 노련미와 세련미, 그리고 연륜과 신선함이 만나면 실행 가능한 살아있는 아이디어들이 풍성하게 나옵니다. 이렇게 의견을 말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을 해보니 고양미협이 열린 조직으로 변화를 해 있었습니다. 그 작은 변화의 발걸음을 신세대와 선배작가들이 하나가 되어 각자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큰 판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조금 역량이 모자라는 듯합니다. 생각의 판이 공유의 판으로 발전하면 행동의 판이 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세대빅뱅이 일어납니다. 정말 멋질 겁니다. 올해 임기 안에 기존의 분위기를 완전 반전시키는 판을 만들어 보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말했다.

유독 차를 좋아하는 이병혁 회장. 차가 참 맛있고 진하다. 사진은 차가 담겨질 찻잔이다.

전국 예술인협회 중 회원의 규모만으로 세손가락 안에 드는 고양미협.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깐깐한 실력과 전시 경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협회다. 이유 있는 깐깐함은 고양미협을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고 미래 고양미협의 기둥이 되어주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그 깐깐함의 중심에는 이병혁 회장의 리더십이 있고 또 그 중심에는 참여하는 미협회원들이 있다.

용무늬 벼루는 조각 틈새의 먼지 만큼이나 긴 시간동안의 연륜이 묻어 있었다.

한국미협고양시지부장으로 그동안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국전), SBS 전국 휘호대회 초대작가. 행주 미술대전 운영위원장과 한국 미협 경기지회 부지회장, 한국 미협 경기북부지회 서예 분과위원장, 권율 서거400주년기념 휘호대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이병혁 회장. 그의 많은 경력은 배움과 열정의 결정체다. 순수하지만 디테일한 카리스마가 만든 실력의 스펙이기도하다.  
“매년 국제아트페어와 행주서예대전, 행주미술대전을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서 성대하게 엽니다. 올해 11월에는 일산동구 아람누리에서 고양미술협회전을 개최합니다. 내로라하는 고양시 작가들이 지역의 미술문화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점차 변해가는 고양의 미술을 경험하러 꼭 오세요. 미술 대중화에 감동을 느끼실 겁니다.” 
특별함을 준비하는 이병혁 회장의 손끝과 두 눈에는 날카로움과 여유로움이 공존했다. 11월 고양미술협회전의 시민들의 설렘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서실의 가지런한 책들은 그의 갈끔하고 올곧은 성격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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