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칼럼

오경아 교환일기 대표

[고양신문]조카 녀석이 있다. 학교생활도 잘하고, 모범적인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녀석이다. 어느 날, 친정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고 있었다. 형제자매가 많은 덕분에 조카만 6명이고 내 딸아이까지 합쳐 총 7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갑자기 “싫어!”라는 괴성이 들렸다. 조용하고 얌전해서 존재감이 없던 녀석이었기에, 친정 식구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치킨 다리를 놓고 한 살 동생과 티격태격하다가 동생에게 양보하라는 엄마의 권유에 억울해 괴성을 지른 것이다. 합리적인 경우에는 착하고 순한 아이였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경우에 어긋난다 생각하면 자신의 고집을 절대 꺾지 않는 스타일의 아이였던 것이다. 특히 조카의 경우 목의 기운이 4개나 되는데다가 명리용어로 간여지동(천간과 지지의 기운이 같은 경우, 즉 자신의 생각이 행동으로 관철돼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더 자기 고집이 센 특징이 있었다. 결국 이 아이를 꺾을 사람은 없었고 조카는 닭다리를 차지하게 됐다.
 자기 고집이 센 데 학교생활을 잘하고 얌전한 아이라는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실 분들이 계실 것이다. 고집이 세다는 말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는건지, 말은 안하고 뚱해서 속으로 고집피우는 건지, 흥분해서 막무가내인 건지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은 큰 범주 아래 미세한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고집이 세다는 말 하나로 모든 간여지동을 표현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또한 목기운이 많다고 해 무조건 고집이 세다라는 말도 어폐가 있긴 하지만, 하나의 기운이 3개 이상이면 그 기운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음양오행의 오행 중 목의 기운은, 겨우내 죽어 있던 생명체가 봄이 되면 피어나듯이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고 새싹이 땅을 뚫고 나와 빛을 향해 뻗어나가는 기운을 의미한다. 생명과 새로운 시작, 유년기를 상징하기 때문에, 목기운이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를 겁내지 않으며 아이같은 천진함을 가지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목기운이 없으면 추진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큰 반면 목기운이 너무 많으면 마무리할 능력이 부족한 특징이 있다. 뻗기만 하는 기능만 있기 때문이다. 봄은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다. 사람의 일생이 그러하듯 태어나서 성장변화하고 성숙하며 노후를 맞고 죽음에 이른다. 오행이 골고루 있는 사람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자신의 생활과 성격에 녹아있으니 발산과 수렴과 통제가 이루어지지만 오행 중 특정 요소만 많은 이들은 균형잡힌 성격이 나오기 힘든 경우가 많다. 과잉이 부족보다 못한 것이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목은 새로운 출발 및 성장하는 기운이다. 그러니 목기운이 부족하면 과감한 시도가 부족하고 넘치면 성장의 기운이 넘쳐 뒷마무리가 미숙하게 되고, 더구나 고집을 부리면 마트에서 바닥에 뒹굴며 떼를 쓰는 아이의 모습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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