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화가 ・저동중교장
19일까지 아람도서관 빛뜰

 

7일 전시장에서 만난 김성로 화가와 부인 박정은 도예가


[고양신문] 아람누리도서관 지하1층 갤러리 ‘빛뜰’에서 7일부터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새, 강아지, 꽃, 사람 등 친근한 소재를 이국적이면서도 밝게 표현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형상과 이미지들이 그려진 자그마한 조각들이 모여 커다란 작품으로 완성된 그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특별한 색채 감수성이 느껴지는 동시에, 구조적으로는 논리적이기까지 하다.

한눈에 젊은 감각이 넘쳐 보인다. 그런데 웬걸, 화가는 40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김성로 저동중학교장이다. 그동안 그는 국내는 물론, 터키, 홍콩, 중국, 일본, 인도, 스위스 등 수많은 곳에서 전시를 했다. 지금까지 22회의 전시를 했지만, 도서관 갤러리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부담없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전시장소를 정했다고 한다.
 

사랑이야기


김 화가는 작업노트에서 “세상은 작은 부분들이 서로 연결된 하나이다. 그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진 세상은 내부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집합체다. 따라서 나의 그림도 작은 세포들처럼 작은 형상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학교에서는 평생 미술 과목 담당이었고, 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다. 보통 사람들이 떠올리는 수많은 생각들이 그에게는 이미지와 그림, 형상으로 보였다. 그가 말로 표현을 하면 이해를 못하던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면 이해를 했다.

전시장에는 그림마다 옆에 그의 시가 자그맣게 붙어있다. 시를 쓰니 감성이나 감정, 직관이 많이 반영됐고, 짤막한 시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 그에게 시와 그림은 매우 유사한 느낌이다. 그동안 여러 잡지와 문예지에 글을 실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학교에서도 훈화 시간에 말을 하지 않고 시를 낭송한다. 그 덕분에 학교 분위기도 더 평화로워지고 아이들끼리도 더 화목해지는 걸 느낀다.

그는 늘 삶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작업을 돌아보면 표현 형식상의 변화는 있지만 전달하려는 내용은 한결같다. 이번 전시의 주제도 ‘살며 사랑하며’다. “나의 작품은 바로 나의 인생이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천태만상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아름답게도 보이고 괴롭고 고통스럽게도 보인다. 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주어진 삶과 환경을 사랑하고, 사소해 보이는 것도 애정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는 내년이면 학교를 은퇴한다. 퇴임 후에는 그림만 그릴 생각이다. 많은 시인들이 그의 그림을 자신들의 시집 표지에 활용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그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9일까지 계속된다.

 

김성로 화가의 작품을 감상중인 관람객들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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