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고 지역문인 탐색 프로젝트 ‘최인훈 읽기’
최윤구 평론가 초청 강연
교사 20여 명 참석, 격의 없는 대화
오는 29일 학생 대상 문학특강 예정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서구에 자리한 대화고등학교 교사들이 지난해 타계한 최인훈 작가의 작품세계를 함께 들여다보는 자리를 가졌다. 15일 열린 ‘대화고 지역문인 탐색수업 프로젝트’에는 국어과와 사회과 교사 20여 명이 참석해 대표작 『광장』을 중심으로 최인훈 작가의 문학과 삶을 탐구했다.
강사로 초청된 최윤구 평론가(최인훈 작가의 아들)는 오랜 세월동안 수차례 개작된 『광장』의 여러 서문들을 비교하며, 그 안에 담긴 작가의 문학적 성취와 내면적 성찰의 흔적들을 차분히 짚었다. 최 평론가는 “주인공 이명준을 늘 친구처럼 여겼던 아버님은 작품 속에서 그를 죽음의 바다로 내려 보낸 것에 대해 평생 속죄하는 마음을 품고 사셨다”고 말했다.
강의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인훈 작가의 문학과 삶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광장』의 작품 세계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교사로서의 고민을 담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강연에 참석한 한 국어과 교사는 “왜 지금 최인훈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면서 “마침 오늘이 스승의 날인데, 최고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최윤구 평론가 역시 “아버지 최인훈 작가를 주제로 이런 저런 자리에서 강의를 했지만, 단순한 수강자가 아니라 앞으로 수업을 진행할 선생님들과 함께 한 오늘 자리는 무척 특별했다”면서 “강연을 한다기보다는 최인훈 작가를 기리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화고 김효선 교육연구부장은 “오는 29일 최윤구 평론가를 다시 초청해 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최인훈 문학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후 각 학년별 과정에 맞춰 『광장』을 주제로 보다 입체적인 비평과 토론, 감상문 쓰기 등 다양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최인훈 기념도서관 시민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송원석 교사는 “고양의 이웃으로 살다 타계한 최인훈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공부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첫 걸음을 뗀 ‘최인훈 프로젝트’가 마을과 학교, 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작가, 서점, 인문학모임, 언론사 등이 참여하는 ‘최인훈 기념도서관 추진위원회’는 최인훈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사업을 순차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양문고와 대화고의 ‘최인훈 읽기’를 시작으로, 호수공원작은도서관과 인문학모임 귀가쫑긋에서도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인 동시에 소박한 이웃이었던 '최인훈'과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