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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실패한 대통령’ 아니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05.17 19:57
  • 호수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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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노무현재단이사 (사)마을학교 초청강연
낮은 사람·겸손한 권력·강한 나라 추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강연회와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일 덕양구청에서 열린 마을학교 정기강연에서는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가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인가’라는 주제로 시민들과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이자 대변인, 정의당 대표를 맡았던 그가 다소 논쟁적으로 보이는 제목으로 노무현 대통령 다시보기를 진행한 것.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14일 마을학교에서 강연중인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


[고양신문] 시간이 흘렀지만 보수와 진보진영 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그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사람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각을 올바르게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 시간을 마련했다. 서거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사회와 정치에 큰 족적을 남긴 노 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 조금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돌아보자는 의미다.

성공한 대통령과 실패한 대통령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첫째이고, 양극화를 줄여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지금까지 세간의 평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

당시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경제 파탄이라는 얘기가 많이 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코스피 지수가 대폭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지만, 우리는 부동산 정책 덕분에 방어를 한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다.

‘NLL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서해가 안정되면 남북관계가 전체적으로 안정된다. 불안한 서해안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NLL을 놓고 싸우지 말고, 군사의 지도를 평화의 지도로 덮자”며,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역을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라크 파병은 왜 결정했을까.

당시 미국 내 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 폭격을 제기하면서 실제 전쟁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파병 요청을 받았다. 미국으로부터 1만명의 전투병 파병요청을 받았지만, 3천명의 비전투병을 보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선택한 것으로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겠는가? 대통령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미 FTA 에 대한 평가와 시각도 극명하게 갈렸다. 식량자급율과 식량주권 약화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2017년 평가에 따르면 경제 총성장률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양산되는 등 비정규직 문제가 발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비정규직 숫자는 늘었지만 그 비중은 줄었다.

노 전 대통령의 강점은.

민주주의와 혁신, 소통의 대통령이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비서관이 있었지만 글을 직접 많이 썼다. 댓글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댓글을 많이 달았다. 토론을 좋아해 국무회의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도 토론식으로 바꿨다. 전자결재시스템인 ‘e지원’을 개발해 모든 의사결정과 보고서를 혁신했고 기록으로 남겼다. ‘비전2030’이라는 장기 종합 전략을 세워 복지국가를 이루고자 했다.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행정복합도시를 형성했다. 리더십이 탁월했지만, 권위의식을 없애고,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추구했다. 성공과 실패, 역사에 이름이 남는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것을 뛰어넘는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 이 대목에서 어떤 철학과 자세로 국민과 국정을 대하려고 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는 끊임없이 성찰하고자 하는 지도자를 느끼게 해줬다.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의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들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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