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희호 여사 고양시 분향소, 일산 정발산동 저택에서 조문

 
[고양신문] 지난 10일 별세한 故 이희호 여사는 14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며 동반자였던 김대중 대통령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고양시민들은 김대중 대통령 부부가 거주했던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저택에 ‘故 이희호 여사 고양시 분향소’를 마련하고 12일부터 14일까지 조문을 받았다.

분향소가 운영된 3일 동안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졌다. 저택으로 들어서면 분향소 측면에 ‘민주주의와 함께 영원히’라는 문구 아래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꽃밭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조문객을 맞았다. 분향단의 영정 사진 속에서도 이희호 여사는 밝게 웃고 있다. 더 이상 그 분의 인자한 웃음을 뵐 수 없기에 조문객들은 한 송이 흰 국화를 단 위에 얹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영성사진속 평화로운 미소를 남기고 영면하신 故 이희호 여사.

 
분향소가 마련된 정발산동 저택은 김대중 대통령이 숨가쁘게 치러진 1997년 대선에서 당선의 기쁨을 안았던 역사적 장소다. 당선이 확정되던 새벽,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저택 2층 창문에서 골목길로 몰려든 지지자와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격을 나누던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김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로 거처를 옮기고, 저택을 인수한 새 주인이 해외로 나가며 저택은 20년 가까이 비어 있었는데, 이희호 여사 분향소 운영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내부를 공개하는 기회가 됐다. 마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애도를 표한 조문객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부부가 생활했던 거실과 침실, 그리고 서재를 차분히 둘러보며 22년 전 고양의 따뜻한 이웃으로 살았던 김 대통령 부부의 인연을 되새겼다.
 

분향소가 차려진 일산 정발산동 저택은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의 기쁨을 안았던 역사적 장소다.


분향소 운영은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가 주관하고, 성균관통일인문사회연구센터가 후원했다. 이들 외에도 분향기간 내내 고양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번갈아가며 분향소를 지켰다.

분향소를 마련한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는 김대중 대통령을 서거 1주기를 추모하며 모임을 시작한 비영리 민간단체로서 매 년 일산문화공원에서 ‘김대중 추모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경혜 사무총장은 “오는 8월, 김대중 대통령 10주기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중 여사님의 별세 소식을 접하게 돼 안타까움이 각별하다”면서 “고양시와 각별한 인연을 맺으셨던 이희호 여사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시민들의 정성으로 잘 배웅해드리자는 마음으로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분향소를 설치·운영했다"고 말했다.

올해 고양김대중평화문화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삶과 대한민국의 역사를 조명하고, 평화통일의 비전을 그리는 무대공연을 고양아람누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분향소 운영은 김대중 대통령 일산 저택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곳은 건물 소유주의 위임을 받아 성균관통일인문사회연구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경혜 사무총장은 “김대중 대통령 일산 저택은 고양시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민주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분향소를 찾은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도 “분향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해 준 저택 소유주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한 후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역사적 현장을 보존·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문화 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산 정발산동 골목 입구에 내걸린 분향소 안내 현수막.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거처했던 일산 정발산동 저택의 침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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