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희 동국대 교수 ‘CEO 토요편지’ 700회 축하모임

14년 동안 빠짐 없이 발송
인문적 메시지와 삶의 성찰 담아

 

‘CEO 토요편지’ 700회를 돌파한 박영희 동국대 교수가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고양신문] 약 14년 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편지를 보내 700회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을 터. 열정과 끈기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특별한 소명이 있어야 가능하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인문학 전도사’라 불리는 박영희 동국대학교 CEO 인문학 최고위과정 교수는 2004년 4월 15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편지를 보내기 시작해 2019년 6월 15일, 마침내 700회를 돌파했다.

지난 16일, 그를 응원하고 축하하기 위해 일산 엠블호텔에 100여 명의 지인들이 모였다. 축하행사는 박종명 시인의 헌시 ‘목마른 둔재’ 낭독을 시작으로, 영상편지, 시 낭송과 덕담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그동안 고전에서부터 현대 작품까지 수많은 책을 읽고, 그것에서 시류에 맞는 글을 뽑아내고 자신의 생각을 보탠 편지를 썼다. 오랜 독서를 통해 얻은 삶의 지혜와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이야기했다. 그의 편지를 만나는 사람들은 편지 덕분에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한다.

 

16일 ‘CEO 토요편지’ 700회 돌파 기념행사에서 토크 콘서트 중인 박영희 교수

 

박 교수는 “CEO들과 공부를 한 후 인연을 이어가기 위한 사후 서비스 차원에서 처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를 쓰다 보니 저 자신과 세상과의 소통이 필요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면서 “토요편지를 쓰면서 가장 큰 보람은, 소통을 하다 보니 제가 성장하더라. 어떻게 사는 것이 옳고 즐겁게 사는 것이고 이 땅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했는데, 토요편지가 그렇더라”고 말했다. 토요편지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기 승 전 편지!”라고 강조했다.

“온 국민이 편지쓰기 운동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편지를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편지를 통해서 인생을 배우는 것이 가장 멋있는 상위 개념의 만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동국대에서 10년 동안 스승과 제자로 만났다는 한 참석자는 “글을 쓰며 뜨거운 모래 사막을 맨발로 걷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때로 포기하고 싶고, 좌절도 있었을 텐데, 700회를 이룬 것은 인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토요편지가 앞으로도 800회, 900회, 1000회까지 계속되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은 정신적 황폐화와 가치관의 전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박 교수의 토요편지는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가치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주시고, 단절된 인문학 전통을 되살리는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EO 토요편지’ 700회 돌파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영희 교수와 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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