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넘어 마을자치로 ① ‘미세먼지 없는 실내놀이터’ 컨소시엄

하늘마을 6단지에서 공동체를 통해 '미세먼지 없는 실내놀이터'를 추진하는 유아름, 우희정, 박선화, 박은시, 양성아 씨(사진 왼쪽부터).

하늘마을 6단지 엄마들 중심
미세먼지없는 놀이터 공감앞서
나눔장터 등 공동체 강화 나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마을


[고양신문] 최근 몇 년 사이 지역사회 최대 이슈로 부각된 미세먼지 문제. 특히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이 자유롭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공실내놀이터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들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양시에는 이러한 시설마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 마을꿈 활동계획 수립 지원사업으로 추진되는 ‘미세먼지 없는 실내놀이터’ 컨소시엄 사업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일산동구 중산동 하늘마을 6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주민들이 구상한 계획을 마을에서 논의하기 위한 첫 시발점으로서 공동체를 지원육성하고 궁극적으로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 전반을 담고 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주민들은 약 20세대 정도로 이들 모두 유치원·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다. 

“한창 밖에서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집에 갇혀 있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뭔가 대책은 필요한데 지자체나 정부만 마냥 바라볼 순 없을 것 같아서 우리동네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단지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공공실내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까지 하게 됐어요.”

대표를 맡고 있는 양성아씨의 이야기다. 양씨가 미세먼지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년 전 고양시 미세먼지 시민단체인 미·대·촉(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양씨는 “활동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사업을 잘 활용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마침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현수막을 접해 센터에 연락해보니 딱 맞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취지를 가진 계획이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문제였다. 마침 아이들 놀이터를 통해 친해지게 된 단지 내 엄마들과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다들 좋은 생각이라며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센터 측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고민했어요. 그런데 센터에서 나온 활동가분이 먼저 공동체를 튼튼하게 가져간 다음에 일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먼저 동네주민들이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부터 마련하기로 했죠.”

뜻을 함께한 엄마들을 중심으로 지난 22일 단지 내에서 처음으로 나눔장터를 열었다. 세대별로 돌면서 셀러를 신청 받아 안 쓰는 물건들을 팔기도 했고 미대촉이 참여하는 부스도 따로 마련해 미세먼지 책자를 나눠주는 등 홍보활동도 진행했다. 아이들을 위한 보물찾기 놀이, 먹거리 나눔 행사도 가졌다. 반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나눔장터를 함께 준비했다는 우희정씨는 “처음 해보는 행사라 준비하는데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그동안 자주보지 못했던 동네주민들과도 소통하는 자리를 처음 마련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양성아 대표 또한 “이번 나눔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제는 나 혼자 이끄는 모임이 아닌 함께 가는 공동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고생한 만큼 서로 돈독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기대이상의 성과에 고무된 참여멤버들은 이후에도 물놀이 행사, 영화상영 등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마련해가며 아파트 내 공동체를 더욱 강화하는 과정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만들기 강연 개최 등 미세먼지 문제에 공감대를 넓히는 작업과 단기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생태보호 활동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 

“나눔 장터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에게 아파트 내 실내놀이터 설치에 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다행히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어요. 입대위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고 관리사무소에서도 적극 도와주겠다고 전해들었어요. 조만간 공청회도 진행하고 공공실내놀이터를 먼저 추진하던 시흥시에도 벤치마킹을 다녀올 예정이에요.”

아울러 모임에 참여하는 엄마들은 하늘마을 6단지가 앞으로 같이 소통하는 좋은 마을이 되기를 희망한다. 주민 박은시씨는 “지금까지 아파트가 다소 폐쇄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이 모임을 통해 하나의 마을처럼 소통하면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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