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원 ‘행복한 교육 재미공작소’ 소장

[고양신문] 황정원(51세) 소장은 “마음 한켠에 간직한 그림에 대한 아쉬움이 벽화봉사로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황 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해서 각종 대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쓸었다. 가정형편상 미술을 전공하진 못하고 아쉬움으로 남겨뒀다. 큰딸이 재능을 물려받아서 고양예술고등학교(일산서구 덕이동)를 다녔는데 미술과 2학년 무렵에 전공과 학생들과 벽화봉사단체 ‘담쟁이(담을 수놓는 그림쟁이)’를 만들었다. 2011년에 시작한 첫 번째 벽화그리기는 탄현동 홀트복지센터 담장에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책에 등장하는 시계토끼, 숲속 등을 동화처럼 표현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덕이초, 일산동 재개발지역 담장 등에 벽화를 그릴 땐 학생뿐만 아니라 황 소장을 비롯한 학부모까지 1회에 80여 명씩 참여해서 벽화를 그렸다.

디자인은 대부분 학생들이 머리 맞대어 아이디어 회의를 한 후 담장에 직접 그렸고, 학부모들은 붓을 씻어주는 보조 역할을 했다. 짧은 것은 30m부터 길게는 200m 넘도록 수성페인트로 채색작업을 했다.

황 소장은 “어둡고 침침한 동네가 벽화로 한층 더 밝게 바뀌었고, 입소문이 나서 여러 기관에서도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벽화작업은 시간과 노력뿐만 아니라 수성페인트 구입비 등 경비가 많이 들어간다. 학생들은 용돈을 많이 아껴서 십시일반 보탰지만, 턱 없이 모자라 자원봉사센터에서 일부 지원금을 받아 벽화그리기 봉사를 어렵사리 이어갔다. 준비기간은 디자인에 1개월 넘게 걸렸고, 벽화는 2일 안에 완성했다. 날짜가 길어지면 먼저 그린 그림이 오염되는 애로사항이 있어서 신속하게 하루 8시간씩, 2일 안에 완성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했다. 시간이 흘러서 딸이 활동하던 또래의 고양예술고 벽화동아리 ‘담쟁이’팀들 대부분은 졸업을 했고, 대학에서 미술전공한 후 현재는 사회 곳곳에서 전문인으로 활약 중이다.

황 소장은 어릴 적 재능과 관심으로 그림 좀 그렸던 어른들의 벽화봉사단체(고양 거미동)도 6년차에 접어들며 단장을 맡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고양 거미동’은 20여 명이 동아리처럼 활약한다. 전공자도 있지만 못 다 핀 작가의 꿈 한자락으로 열정적으로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6월(장마 전)과 9~10월(겨울 오기 전)에는 실외 작업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실내 작업을 한다.

황 소장은 “평일은 직장인들을 고려해서 못 하고, 주말을 이용해서 쉬지 않고 작업하는데, 때로는 용인, 통영까지 벽화봉사작업을 떠난다”고 하며, “주말을 반납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벽화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그 이상의 삶의 에너지를 느낀다”라고 했다.

‘거미동’ 팀은 경기 서울권 3개 팀(고양・서울・양평)이 연합으로 1년 동안 벽화작업사진 전시를 했는데, 지난 12월(2회)에 서울 성북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성황리에 열었다. 이러한 전시작들은 그 다음해 벽화 디자인을 위한 데이터가 되기도 했다. 황 소장이 단장으로 있는 ‘고양 거미동’ 팀은 화정동 꽃우물 그림을 비롯해 장촌초(대화동)계단벽화,강서공원(대화동) 놀이터 전래놀이판 등을 그려왔다.

황 소장은 벽화봉사 외에 고양시 행복학습정원사(4년), 고양시 자원봉사센터 교육강사(7년), 여성친화서포터즈 부단장(3년) 등으로 활동하고, 현재 살고 있는 장촌초 옆 건물 1층 공간을 지난해 5월 마을공동체 학습공간으로 기꺼이 내놓았다. 이곳 앞에서 '재밋길 프리마켓(고양시 자치공동체지원센터 지원)'도 지난 4일 시작해 9월 5일, 11월 7일에 열 계획이다.

‘해피투게더’ 밴드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신청하면 ‘행복한 교육 재미공작소’ 교육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자수, 뜨개, 보테니컬(세밀화), 캘리그라피, 우쿨렐레, 페이스 페인팅, 그림 등 일주일 내내 요일마다 학습동아리가 자발적으로 진행된다. 1팀 6~10명씩, 1인당 3000원의 실비를 내면 원두커피, 장소가 제공된다.

황정원 소장은 “솜씨는 있으나 활동공간이 없었던 작가들의 참여를 환영하며, 교육생들이 다양한 학습을 통해 인생의 참 행복을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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