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교육청 앞 파업출정식. 비정규직 차별철폐, 공정임금제 요구

[고양신문]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첫날이었던 3일 오전 학교비정규직노조 고양지회 조합원들이 고양교육지원청 앞에서 파업출정식 행사를 가졌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는 고양시 조합원 수는 90개 학교 300여 명. 노조설립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행연 학교비정규직노조 고양지회 정치위원장은 이번 파업이유에 대해 “교육청 측은 매년 공무원 임금상승률에 맞춰 적용해오던 관행을 무시한 채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복리후생비를 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켜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했다”며 “이로 인해 최저임금이 10.9% 올랐지만 기본급은 오히려 최저임금보다 10만원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정부가 약속했던 공정임금제를 통한 임금차별 해소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국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 ▲근속급·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임금 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정부 차원에서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이번 총파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학교비정규직 내 각 업무별로 현장의 문제점을 토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급식분과 유모씨는 “급식실에서 일하는 분들은 모두 저임금 고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고양시 내 여러 학교에는 이재정 교육감이 구두로 폐지를 권고했던 ‘급식비 강제징수’같은 불합리한 관행이 아직까지 버젓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고충문제를 수차례 제기했음에도 고양교육청은 나 몰라라 태도로 무시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윤모씨는 “같은 공무직 업무를 맡고 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받고 있다”며 “공무원으로 전환해달라는 게 아니라 교육공무직제를 법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돌봄교실 업무를 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현재 고양시에 201명의 돌봄교실 전담교사가 있지만 학교별로 근무시간과 임금체계가 제각각인데다가 처우개선 없이 업무 부담만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일제 근무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출정식을 마친 학교비정규직노조 고양지회 조합원들은 광화문으로 이동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4~5일에는 교섭대상인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파업을 이어갔다. 

------------------------------------------


“20년 일했는데, 기본급 고작 160만원”

학교비정규직노조 고양지회 윤행연 정치위원장 인터뷰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해마다 임금교섭을 하고 있는데 작년 수준으로 동결되면서 4대 보험료 인상 등으로 인해 오히려 받는 돈은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본급을 최저임금에 맞춰줬는데 이번에는 근속수당, 급식비를 포함시켜서 최저임금을 맞추다보니 현재 책정된 기본급이 고작 160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월급을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공공기관의 현실이다. 
또 하나는 공정임금제를 지켜달라는 거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다. 공무원과 똑같이 달라는 것도 아니고 80% 수준으로만 맞춰달라는 거다. 저도 행정직으로 일한 지 20년 차인데 연차가 올라갈수록 임금 차별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오래 다닐수록 박탈감을 더 느끼게 되는 직장이 과연 정상적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거고 궁극적으로는 학교 내에서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 

고양시 참여규모는.
90개 학교에서 3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부천의 경우 90% 넘게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참여율이 다소 낮지만 그래도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파업규모라서 많이 고무되는 분위기다.  

이후 계획은.
우리가 요구하는 부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고 중앙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전국단위에서 참여하는 광화문집회를 가진 뒤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파업집회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 같은 경우 97년부터 학교 비정규직으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 자식들에게만큼은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나서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우리 학교 비정규직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