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영 ‘원예치료-소야원’ 원장

[고양신문] 박자영(65세) 원장이 운영하는 ‘소야원’은 원예치료센터다. “치매를 진단받은 남편이 원예치료로 좋아진 후 주변의 마음 아픈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덕양구 통일로길 큰 대로변에서 15분 남짓 산길로 들어서면 두포동 약수터 산자락이 나온다. 초록 논의 벼들과 이웃하고 있는 이곳엔 청정 기운을 머금은 소나무가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낮은 하얀색 대문과 펜스 안쪽으로는 주변 푸르른 자연보다 더 선명한 색을 내는 청보라색 별개미취가 반긴다. 청아한 분홍겹안개, 눈꽃을 닮은 이메리스, 와인 빛깔의 와인컵쥐손이, 넝쿨처럼 늘어져서 앙증스러운 꽃을 피워낸 일일초, 손바닥 편 모양을 한 보라색의 누운숫잔대, 울릉도 섬 백리향을 닮은 프랑케니아를 비롯한 만병초, 풍란 등 300여 종의 꽃과 식물, 나무들이 원예치료용으로 자라고 있다.

꽃처럼 고운 자태의 박자영 원장은 “20대부터 꽃꽂이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그런 활동에는 남편의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의 힘이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어느 날 사업을 하던 남편이 피로 누적 등으로 쓰러진 후 치매 진단을 받았다. 눈앞이 깜깜했다. 박 원장은 그때 남편을 요양원에 입소시킬 수 없어 다른 방안을 찾다가 원예치료를 선택했다. 남편 증상이 원예치료로 조금씩 차도를 보이자 6년 전 지금의 소야원예힐링센터 부지를 매입했다. 1200여 평에 소나무 500그루가 심어진 곳으로 숨만 쉬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곳이었다. 박 원장은 비탈진 황무지를 포크레인 작업으로 땅 고르기를 해 쓸모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키기까지 온갖 고생을 했다.

산자락의 소나무 향기와 꽃내음 속에서 생활하며 지극 정성으로 간호한 결과 남편은 걸을 수 있고 대화도 가능해졌다. 박 원장은 “남편이 식물들과 생활하며 저절로 좋아지는 것을 보니까 기쁨이 컸고, 남편처럼 마음의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론 강의실과 차별화된 실습장을 마련했고, 꽃과 식물을 활용한 몸과 마음의 치유적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인 ‘원예심리지도사’ 과정을 도입해 교육 중이다.

또한 주변 희망양로원, 늘사랑회, 장애인공동체 등에도 가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때로는 마을회관에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박 원장은 꽃꽂이(화공회장협회, 화영회) 회장뿐만 아니라 한국원예치료사협회 부지부장을 맡고 있고, 방과 후 원예지도사로 활동 중이다.

박자영 원장은 “건강을 회복한 남편에게 감사하며, 마음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연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