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심 바로미터 ‘고양정’. 총선 1년 앞, 물밑 움직임 분주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문재인정부 3기 개각에서도 유임될 것으로 보여 내년 총선 출마여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작년 12월 GTX착공식에 참여한 김 장관의 모습.

창릉 신도시 찬반갈등 여파로
김현미 장관거취 하마평 무성
한국당 김현아·조대원 등 거론


[고양신문] 고양시정(일산서구)은 흔히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지난 몇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권 의석 대부분을 차지한 정당이 이곳에서도 승리했다. 18대 총선 당시 김영선 전 국회의원(당시 한나라당)이 그러했으며 현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또한 당시 집권여당 심판론의 바람을 타고 19대, 20대 총선에서 모두 당선됐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요즘 고양정의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두 달 넘게 지역을 찬반갈등에 휩싸이게 하고 있는 3기 창릉 신도시 발표 여파 때문이다. 집값 하락과 교통 체증 등을 우려하는 일산주민들의 분노는 급기야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토부 수장인 김현미 장관에게로 향하고 있다. 일산서구를 지나다보면 ‘내년 총선에 두고 보자’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아파트단지를 여러 곳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도시 반대집회에서는 ‘김현미 아웃’이라는 피켓도 등장한다. 민주당 지역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일산에 사는 김현미 장관의 친정어머니와 조카들에게까지 막말을 해 곤란함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현미 장관의 거취문제가 지역구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김 장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2년간의 장관생활을 마치고 지역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임 장관후보였던 최정호 전 전북 부지사가 다주택 논란 끝에 낙마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불가피한 유임결정으로 인해 졸지에 3기 신도시 발표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이라는 후폭풍을 떠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오는 8월로 예상되는 문재인 정부 3기 개각에서도 김 장관은 유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내년 총선 출마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정계에서는 벌써부터 “내년에 불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국무총리나 비서실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측부터, 고향인 전북에 도지사로 출마할 것이라는 등 각종 풍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반면 김현미 장관은 출마의사를 확고하게 내비치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변 관계자들 또한 “당연히 내년에 출마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김 장관은 최근에 열린 민주당 지역 당정협의체에서도 참석해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이날 자리에서 연말 즈음 고양시를 위한 일종의 ‘선물보따리’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여했던 민주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신도시 반대여론을 달래기 위한 카드성격이 아니겠느냐”며 “이 정도면 총선출마는 기정사실화 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3기 신도시 발표로 인한 고양정의 민심변화에 발맞춰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전문가인 김현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두 도시 이야기(고양과 성남)’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으며 16일 동구청에서 진행된 3기 신도시 반대 토론회에도 참석해 발언하는 등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11일에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현미 장관과 지역구를 두고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로 인지도를 높였던 조대원 자유한국당 고양정 지역위원장 또한 밑바닥 표심 다지기에 나서는 등 총선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조 위원장은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3기 신도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무조건적인 철회나 찬반갈등 조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책을 요구하고 문제해결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지역구에) 누가 오더라도 개의치 않지만 중앙에서 오는 분이 지역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겠느냐”며 김현아 의원을 우회적으로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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